《김세아의 세심》
가수 집주소 알아내는 등 사생활 침해 넘어 이제는 신변 위협까지
이전부터 유구하게 존재해왔던 '극성팬'
팬이라는 이름 하에 저지르는 범죄, 이제는 소속사 측에서 강력히 제지해야
가수 집주소 알아내는 등 사생활 침해 넘어 이제는 신변 위협까지
이전부터 유구하게 존재해왔던 '극성팬'
팬이라는 이름 하에 저지르는 범죄, 이제는 소속사 측에서 강력히 제지해야
《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있게 파헤쳐봅니다.
극성팬들의 신변 위협에 아티스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다니며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생팬'을 넘어 이제는 신체 접촉으로 스타의 현생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 뷔가 일본 도쿄에서 극성팬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봉변을 당했다.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약 중인 브랜드 행사에 참석했고 이후 매장 밖으로 뷔가 나오자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러던 중 뷔가 차 앞까지 오자 한 극성팬이 뷔의 머리채를 잡았고 뷔는 저항할 틈도 없이 팬에 머리채를 잡혔다. 까딱 잘못하다간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 이날 영상에서 뷔는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연신 손을 흔들기도 몇몇 팬과는 악수를 해주는 등 남다른 팬 사랑을 보여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번 사건으로 팬들은 뷔가 위축될까 봐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당 영상을 본 팬들은 "아무리 팬이라도 너무한 것 아니냐", "아이돌도 사람이다"라며 분노했다.
같은 멤버 방탄소년단 정국 역시 극성팬의 돌발행동에 위험에 처할 뻔했다. 지난 7월 정국은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자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이때 정국 뒤로 한 여성이 갑자기 캐리어를 끌면서 정국 뒤를 쫓아갔고, 경호원들은 빠른 속도로 이를 제지했다.
해당 여성은 제지당했음에도 정국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는지 크게 소리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이에 팬들은 해당 여성이 얼마 전 트위터에 정국을 상대로 '나에게 프로포즈를 해달라. 나를 혼자 두지 말아라 같이 미국에 가서 살자'라는 글을 쓴 외국인 팬과 동일 인물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앞서 정국은 팬 커뮤니티를 통해 “집으로 배달 음식 보내지 마시라. 주셔도 안 먹을 거다. 마음은 고맙지만 저 잘 챙겨 먹으니 본인이 사 드시라. 한 번 더 보낸다면 보내셨던 영수증 주문 번호 조회해서 조치 취하겠다. 그러니까 그만하시라”고 자신의 집 주소를 캐내 사생활을 침해하는 팬들에 단호하게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직접 숙소에 무단 침입해 영상까지 찍은 사생팬에 고통을 호소한 가수도 있다. 이는 NCT의 재현.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재현이 지난해 10월 미국투어 중 묵었던 호텔에 잠입한 사생팬이 찍은 영상이 퍼졌다. 이 외국인 사생팬은 호텔 키 카드를 도용해 무단으로 침입했으며 재현의 옷과 물건 등을 촬영하고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이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해당 영상은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한 불법행위로, 당사는 이를 최초 업로드한 자와 재배포한 모든 자들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사이트 및 로펌의 협조를 얻어 철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요청할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갓세븐 잭슨은 극성팬의 돌발행동에 차에서 끌어내려지기까지 했다. 최근 잭슨이 태국에서 한 팬에게 기습 허그를 당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잭슨은 행사가 끝난 뒤 잭슨이 건물을 나와 차에 타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마스크를 쓴 여성이 나타나 잭슨의 등과 셔츠를 잡고 차 밖으로 끌어냈다.이에 스태프가 그 여성을 끌어냈지만 잭슨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잠시동안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잭슨은 주변인에게 해당 여성이 누구인지 묻고는 팬들에게 괜찮다며 손을 흔들고 다시 차량에 탑승했다.
'팬'이라는 이름 하에 좋아한다는 명목으로 무례함을 넘어 신변까지 위협하는 그들의 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사실 이러한 사생팬 문제는 1세대 아이돌이 존재하던 시절부터 유구하게 존재해왔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해서 초래되는 이유 중 하나로 '유사연애'를 꼽을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특히 남자 아이돌은 여성팬을 타깃으로 마치 '나와 가수가 연애하는 사이'로 팬과 친밀한 사이임을 셀링 포인트로 잡는다. 물론 셀링 포인트일 뿐 실제와 혼돈해선 안된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이에 과몰입하거나 가수의 사생활까지 알고 싶어하는 등 도가 지나친 몰상식한 행동으로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이들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소속사에서 아티스트에 대한 보호 조치 강화 및 법적대응을 하는 것. 특히 많은 팬들의 사생팬들의 스토킹, 주거침입, 개인정보 유출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소속사에 강력한 법적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를 넘어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상 이들이 가수의 스케줄을 따라다니거나 하는 행위는 처벌할 수 있는 명목이라거나 죄명은 없다.
진정으로 가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팬이지만 이들은 팬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가수의 집 주소를 알아내고 정보를 캐내고 무례한 신체 접촉으로 신변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많은 팬들은 의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과연 이들을 정말 '팬'이라고 할 수 있냐는 것.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팬심'으로 정의한다면 이들 역시 팬이라는 범주에 속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더이상 팬이라는 이름 하에 가수를 위협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는 멈춰야 한다. 소속사 역시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강력하게 대응하고 제지해야 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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