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출신 이천수가 음주운전 뺑소니범을 잡아 경찰에 인계한 공로로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는다. 포상금은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해 훈훈함을 더한다.
7일 텐아시아 취재에 따르면 이천수는 18일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열리는 수여식에 참석해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는다. 뺑소니범을 검거하는 데 일조한 매니저도 동석할 예정이다.이천수는 축구선수 출신 매니저 지병주 씨와 함께 4일 밤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뺑소니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천수는 올림픽대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택시 기사의 모습을 보고 차에서 내려 도주하는 음주 운전자를 추격했다. 매니저 역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함께 뒤쫓았다. 둘은 비가 오는 가운데 약 1km를 뛰어 음주 운전자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는 '음주 뺑소니+몰카범 잡은 썰...(미담자폭 타임)'이라는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촬영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이천수는 차가 밀리지 않을 늦은 시간인데도 차가 밀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동작대교 인근의 올림픽대로를 지나던 중 앞쪽에서 하얀 옷을 입은 남성이 뛰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곧이어 한 택시 기사가 뛰어오며 앞서 가던 남성을 가리키면서 "잡아달라"고 외쳤다. 차에서 내려 택시 기사에게 사정을 물어보자 택시 기사가 "뺑소니인데 음주를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매니저가 차를 멈추는 사이 시간이 발생한 나머지 음주 뺑소니범과 거리가 멀어진 상황. 이천수는 "하얀 옷 입은 음주 운전자가 동작대교로 올라가더라. 거기가 (절벽이라) 바로 못 넘어가서 돌아갔더니 300m 정도 차이났다. 거기서부터 (매니저와) 같이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니저와 제가 오르막길을 가다가 힘들어서 눈이 마주쳤다. 서로 빨리 가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또한 "마라톤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앞에 있는 데 못 잡겠더라"며 당시 답답했던 심정을 떠올렸다.
이후 피해자인 택시 기사가 뒤늦게 이천수를 알아봤다고 한다. 이천수는 "그 분이 고맙다는 제스처가 있었다. 그게 아니고 저는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천수가 '축구계의 사고뭉치'였다 보니 경찰이 이천수를 범인으로 오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한다.
이천수는 포상금과 해당 유튜브 영상의 수익금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처는 논의 중이다.
이천수는 오는 28일 첫 방송되는 TV조선 스포츠 예능 '조선체육회'에 출연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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