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들' 형사 재환 役 오대환 인터뷰
오대환 생애 첫 스크린 주연作 '악마들'
'명품 조연'에서 이제는 주연으로
영화 개봉 자체로 감독·스태프 모두에게 감사해…
쉴 때엔 가족여행 가는 사랑꾼 다둥이 아빠
오대환 생애 첫 스크린 주연作 '악마들'
'명품 조연'에서 이제는 주연으로
영화 개봉 자체로 감독·스태프 모두에게 감사해…
쉴 때엔 가족여행 가는 사랑꾼 다둥이 아빠
배우 오대환이 데뷔 20년만에 첫 스크린 주연으로 나섰다. '첫 스크린 주연'이라는 타이틀 대신 솔직한 '다둥이 아빠' 오대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20년 만에 스크린 주연 데뷔 소감을 묻자 지금까지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며 소탈하게 소감을 털어놨다."늘 해왔던 작업이라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긴 씬을 찍은 정도? '첫 주연이니 잘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물론 책임감은 달랐죠"
오대환은 2004년 영화 '신부수업'의 단역으로 데뷔해 영화 '베테랑'의 왕형사를 시작으로 OCN '38 사기동대' 마진석, MBC '옷소매 붉은 끝동' 강태호, OCN '라이프 온 마스' 이용기 역으로 대중들에게 '명품 조연'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2023년 영화 '악마들'로 첫 스크린 주연으로 관객을 마주했다.
오대환은 극중 살인마의 얼굴로 나타난 형사 재환로 분했다. '바디 체인지'라는 소재로 1인2역을 연기하는 데에 어려움도 있었을 터. "감독님과 (장)동윤이랑 셋이서 몸이 바뀌었을 때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몸이 바뀌었을 때 그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목소리를 바꾸면 연기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내 목소리로 연기하는 것이 편안한 연기'라고 생각했죠. 몸은 바뀌지만 자기의 색을 잃지 않게 각자의 목소리를 내려고 했어요"
그는 처음 '악마들'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걱정이 컸다고 솔직하게 일화를 털어놓았다.
"(김재훈 감독이) 선배님이 '악마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평상시에 제 연기를 보고 '재환'과 매치가 되는 부분이 많아 제게 시나리오를 한 번 봐달라고 연락이 왔죠. 사실 시나리오를 받고 ''페이스 오프' 장르를 저예산으로 한다고?' 하면서 걱정했는데 읽어 보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나중에는 제가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했죠"
'악마들'은 총 두달이 채 되지 않은 촬영 기간, 단 28회차만에 촬영한 '저예산' 작품이다. 이에 시사회에서 '악마들'의 주연 오대환과 장동윤을 비롯한 최귀화, 장재호 등 배우와 김재훈 감독은 입을 모아 "치열했다"고 소감을 밝힐 정도였는데.
"저도 동시에 네 작품을 동시에 찍는 중이었고 (장)동윤이도 세네 작품을 동시에 찍었을 거에요. 다들 현장 도착하면 좀비 상태로 찍었던 것 같아요. 동윤이도 머리에 까치집 짓고 '형 왔어요?' 하면 저는 '상태 괜찮니?'하고 물을 정도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화를 안 내도 화가 나있는 상태라 자연스레 '재환'이 될 수 있었죠"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대환은 아무래도 주어진 시간과 예산 안에서 촉박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촬영에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마장동에서 우는 씬을 한테이크 밖에 못 찍었어요. (개연상) 저한테 중요한 씬이거든요. 해가 떨어질 것 같아 제작비 때문에 빨리 찍어야 해서 돌아가신 아버지 사진을 보면서 슬픈 음악 듣고 준비했죠. 딱 한테이크 찍었는데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그래서 감독님한테 말씀 드리려는 순간 조명 세팅이 다 치워졌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는 "촉박하게 진행됐지만 정말 잘 나온 영화에요. 부족한 점도 아쉬운 점도 많지만 이정도 퀄리티로 나온 것 자체가 칭찬받을 영화라고 생각해요. 물론 성적도 잘 나오면 좋겠지만 상관 없이 개봉하는 것 자체가 고맙죠"라고 함께한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MBC every1 '시골경찰'에 활약한 공로로 '명예 경찰'까지 된 오대환. 이번 영화에서도 극악무도한 살인마 '진혁'을 쫓는 형사 '재환'으로 분한 그에게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물었다.
"'악마들'의 진혁처럼 사연 없고 아무런 서사가 없는 악랄한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재미가 가미된 악역은 해봤지만 아직까지 극악무도한 악역은 해본 적 없거든요. (박)성웅이 형이 연기한 '사냥개들'의 악랄한 사채업자 김명길 역도 해보고 싶어요"
이어 그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역할을 지향해요. 아빠도 좋고 동네형도 좋고 시골청년도 좋아요. 제 성격이랑 비슷하거든요"라고 답했다.
오대환은 슬하 3남1녀를 둔 '다둥이 아빠'이기도 하다. 그는 올초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며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많은 인원 탓에 겪은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쉴 때 가족여행을 많이 가려고 해요. 얼마 전엔 캠핑카를 빌려서 여행도 다녀왔어요. 로망이라 다녀왔는데 6명이 움직이는 건 정말 어렵더라구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다 보니 일이 많으니까. 이제 캠핑카 여행은 다시 안 가려고요.(웃음)"
이어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 많다며 "막내 아들이 대학교 가기 전까진 일해야 하지 않나. 12년 남았다"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요즘 건강에 관심이 생기더라. (장)동윤이가 14키로 벌크업을 했더라. 어제 보셨을 거다. 팔뚝이 얼굴만하다. 그래서 팔씨름을 하자 했는데 제가 이겼다. 전 타고난 거라 못 이긴다" 라고 체력을 자랑했다.
타고난 체력을 자랑한 그이지만 촬영을 하며 장동윤의 체력에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는데.
"촬영할 때 피로가 누적돼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죠. (장)동윤이도 마찬가지 였을 거에요. 산타는 장면 찍을 때 저 정말 폐가 터질 뻔했거든요. 아침에 둘이서 헤롱거리면서 왔는데 동윤이는 너무 잘 뛰는 거에요. '좀 천천히 뛰어줄 수 있냐'고 부탁할 정도로 부러웠죠. 동윤이도 알겠다고 했는데 슛 들어가니 돌변하더라고요. 힘들어 보이던 애가 말처럼 뛰니까 앵글에 같이 안 담길 정도로 못 쫓아가겠더라고요"
데뷔 20년 차, 첫 스크린 주연에 욕심이 날 법 한데도 오대환은 그 흔한 '관람 부탁' 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봐달라고 부탁드리긴 어렵다"며 허심탄회하게 심정을 고백했다.
"('악마들'이) 시각적으로 보기 힘든 영화긴 하죠. 그래서 굳이 봐달라고 말씀은 못 드리겠어요. 제가 최근 들어 진지한 연기를 한 적이 없거든요. 저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조심스럽게 보러 와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어요. 또 다른 오대환을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악마들'은 검거의 순간 서로의 몸이 바뀌게 된 희대의 살인마 진혁과 형사 재환의 대결을 그린 바디체인지 액션 스릴러 영화다.
오는 7월 5일 개봉.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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