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가수와 아이돌은 노래와 춤, 끼로 배우는 연기력으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한다. 스타성을 가졌더라도 위치에 맞는 실력을 보여주고 끊임없이 '심사'를 받아야 하는 자리다.
대중은 심사위원의 역할을 한다. 연예인이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기 때문에 비연예인은 자연스럽게 심사하게 됐다. 대중과 연예인은 가까우면서도 대척점에 선 관계다.
심사는 완벽할 수 없다. 대중의 취향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다수의 의견이 채택될 뿐 정답은 없다. 그래서 경계해야 할 것이 색안경을 낀 의견들.'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은 대중문화에도 적용이 된다. 선입견이 박힌 의견이지만 답으로 생각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편집본이 전부로 여기고 판단하는 근시안적 행동은 주의해야 한다.
일단 비난하고 보는 건 아이돌 출신 연기자다. 배우로 데뷔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스운 장면 하나로 과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최근 발연기 지적받은 에이핑크 출신 손나은도 이런 경우다.
그는 JTBC 드라마 '대행사'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특정 장면에서 연기가 어색하다는 이유로 발연기 논란에 휘말렸다. 등장부터 최근 회차인 10회까지 보면 손나은의 발음이나 발성이 튀거나 못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보영과 함께 연기할 땐 잘한다. 노련한 이보영의 리드 덕을 보긴 했지만, 에너지를 주고받을 줄 안다는 건 손나은의 역량이 그만큼 올라왔다는 것. 잘난 척을 하거나 면박을 주거나 사랑에 빠진 순간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다.손나은은 '발연기돌'하면 떠오르는 인물 중 하나였다. 에이핑크를 탈퇴하고 배우로 전향하며 분명 성장한 모습이 있지만, 과거 '발연기돌'이었다는 색안경은 존재했다. 물론 얼굴 근육을 쓰는 건 여전히 부족하지만, 전처럼 발연기 지적을 들을 수준은 아니다.
가수와 배우의 경계선이 허물어졌지만, 아이돌 출신에겐 늘 우려의 시선이 따라붙는다. 작품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나올 때마다 연기를 걱정한다.
과거엔 아이돌을 캐스팅하는 건 도박과 같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누가 신인 배우인지 가수인지 모를 정도로 실력은 평준화가 됐다. 노래와 춤만 시키지 않고 일찍부터 연기도 가르치는 소속사의 지원과 아이돌 멤버들의 노력과 욕심이 빛을 봤다.
'아이돌=발연기'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호흡부터 발성, 표정, 발음 고된 트레이닝에 임한다. 촬영장에서 선배 배우에게 연기와 에너지를 주고받는 법을 배우며 조금씩 발전하기도 했다.
물론 연기도 못 하고 노력도 하지 않은 '발연기돌'도 있다. 아이돌이라면 덮어놓고 발연기라 비난하는 건 편견이다. 특정 장면만 놓고 비난하는 건 조롱이고. 감독이 봤을 때 괜찮았으니 '오케이' 사인이 나왔을 거고 시청자를 만날 수 있을 터다. 심사는 일단 전부 지켜보고 해도 늦지 않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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