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에게 '투자' 명목으로 빌린 47억으로 청담동 건물주가 됐다. 하지만 후크는 이승기와 반반 명의로 하지 않았고, 건물에서 나온 수익도 챙겨주지 않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조선일보는 28일 "후크가 이승기에게 '반반 투자'를 해 건물을 샀으나 건물 등기엔 투자자인 이승기의 이름도 없었고, 공동명의를 요구하는 이승기에게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명의 변경을 미뤘다"고 보도했다. 후크는 이승기에게 건물 투자를 제안했다. 건물 취득세와 및 등록세는 후크가 부담하되, 매입가액 및 부동산 수수료 등은 정확하게 반반씩 나누기로 했다. 이승기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 19억을 받았다고.
후크는 94억5000만원짜리 청담동 빌딩을 매입했다. 후크가 이승기에게 준 청담동 건물 관련 약정서엔 '이승기 지분 50%'가 적혀있지만 건물 등기엔 이승기의 이름이 없다. 이승기가 후크에게 준 47억 2500만 원은 후크의 감사보고서에 '단기차입금'으로 처리됐다. 투자가 아니라 단순히 빌렸다는 의미.
후크의 청담동 건물에서 나온 월세 수익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31억. 이승기의 몫은 0원이다. 이승기 측은 "왜 월세 수익을 안 챙겼냐"는 조선닷컴 질문에 "언젠가는 알아서 챙겨주겠거니 했다"고 답했다.
조선일보는 권진영 대표와 이승기가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권진영 대표는 "너에게 건물을 양도하고 정리하려 했던 부분에서 너가 홀로 독립을 원한다고 해서 너에게 양도하는 건 물리적으로 힘들 거 같고. 너가 투자했던 원금에 그동안 받았던 월세를 정산해서 지급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라며 '지급내역서'라고 적힌 파일 하나를 보냈다. 이승기가 아버지에게 전달하겠다고 하자 권진영 대표는 "가족이 개입하여 혹여나 감정이 다치거나 오해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승기는 2021년 5월 후크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설립해 독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다인과의 열애설이 불거졌고 이다인 친부에 대한 논란으로 이미지가 나빠진 그 타이밍에 이승기는 후크로 돌아갔다.
한 달 만에 재결합하게 된 후크와 이승기. 그 과정에서 이승기와 후크는 금전적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해 정산하기로 했다고. 2021년 7월 작성된 합의서에 청담동 건물이 등장하지만, 이승기가 10년 내내 주장해왔던 공유 지분 언급은 없었다. 이승기가 준 돈도 '투자금'이 아니라 '대여금'이 됐다.
이승기는 청담동 건물을 투자라고 생각했지만,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조선일보는 "의서만 보면 이승기는 후크가 건물을 살 수 있게 돈만 빌려준 셈"이라며 원금과 이자에 해당하는 67억 만 후크에게 돌려받았다고 전했다. 후크는 이승기에게 돈을 준 뒤 이 건물을 177억에 팔아 82억의 차익을 거뒀다. 건물을 가지고 있던 내내 받은 월세 수익까지 더하면 100억은 가뿐하게 넘는다.
이승기의 지인은 후크의 가스라이팅에 지쳐 '어쩔수 없이'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주장한다. 소속사와의 갈등과 열애 등으로 인해 지쳤던 이승기가 돈 문제로 싸우고 싶지 않아 포기했다는 것. 후크는 이승기에게 '연예인이 돈을 밝히면 안된다' '서운하다'는 등 이야기를 꾸준히 해왔다고.
이승기의 법률대리인은 조선일보에 "이승기씨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음원료 수익 정산뿐만 아니라 건물 투자금 반환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후크의 부당한 합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후크의 제안 외에는 투자금을 환수 받을 방법이 없던 이승기씨는 별다른 이의도 제기하지 못한 채 서명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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