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앤피오엔터테인먼트, JTBC스튜디오)
‘기상청 사람들’만의 특별한 날씨 부제가 시청자들의 몰입도와 재미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기상청을 소재로 다룬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의 흥행 조짐이 심상치 않다. JTBC 역대 첫방 시청률 톱10에 이름을 올리더니 방송 4회만에 시청률 전국 7.8%, 수도권 9%를 기록했고, 분당 최고 10.2%까지 치솟으며 거침없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닐슨코리아제공, 유료가구 기준) 여기에 날씨를 우리네의 인생사와 엮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11일 제작발표회에서 “매회 기상용어가 부제가 되고 그와 관련된 인생의 상황이 버무려진다”는 차영훈 감독의 귀띔대로 ‘기상청 사람들’에는 매회 날씨와 관련된 부제가 존재한다. 시그널, 체감온도, 환절기, 가시거리와 같은 날씨 용어들은 인물들의 상황과 적절하게 맞물린다. 익숙했던 직장 로맨스도 ‘기상청 사람들’에서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기상 예보에 있어 ‘시그널’은 중요하다. 단 1%의 확률로도 바뀔 수 있는 것이 바로 날씨이기 때문. 기상청 개국 이래 최연소 과장 자리를 꿰차며 실력을 입증한 총괄2팀 진하경(박민영)도 그 시그널을 놓치지 않으려 분투했다. 그러나 정작 10년간 사내 연애를 해온 한기준(윤박)이 보내오는 바람 시그널은 읽지 못했다. 때로는 소리로, 때로는 색깔과 진동으로 이 세상에 안전한 것은 없다고 보내오는 신호를 그냥 지나친 하경은 그렇게 다른 여자와 동침하고 있는 기준과 맞닥트리며 강렬한 1회의 포문을 열었다.

인생 시그널을 놓친 하경은 그야말로 침수되기 직전이었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언제나 얄궂기만 하지 않았다. 정반대의 기질을 가진 탓에 첫 만남부터 부딪히며 강렬하게 얽힐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내온 회사 후배 이시우(송강)와 한 침대에서 눈을 뜨게 됐기 때문. 이는 바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체감온도’에 비유됐다. 서로가 바람의 피해자란 사실을 알게 된 그날 밤, 상극에 있던 두 사람의 체감온도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내연애는 다시 하지 않는다던 하경과 한번 잤다고 사귀자고 하지 않는다는 시우는 그 후로 ‘환절기’에 들어섰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전, 이리저리 널뛰는 마음을 춥지도 덥지도 않은 애매한 시기에 비유한 것. 하경은 계속 선을 그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고 싶지 않은 시우는 적정한 선을 유지하며 틈틈이 어필했다. 하지만 환절기가 지나면 또 다른 계절의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과장님 나 좋아해요? 그럼 사귈래요”라는 시우의 직구는 이 애매한 관계의 종료를 암시했다.

그렇게 하경과 시우는 비밀 연애를 시작했는데, 여기엔 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가려지고, 좁혀지고, 왜곡되는 ‘가시거리’ 같은 반전이 있었다. 제3자가 보기엔 두 사람은 하극상 후배를 누르려는 상급자의 관계처럼 보였다. 그런데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걷히니 그 안에서 몰래 러브 시그널을 주고 받는 두 사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났다. 시청자의 눈마저 속인 안개 같은 전개 속에 숨겨진 비밀이 드러난 순간, 짜릿함은 배가 됐다.

이처럼 날씨와 인물의 상황을 찰떡같이 연결 지으며 보는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는 ‘기상청 사람들’ 5회의 부제는 ‘국지성 호우’라는 제작진의 귀띔이 이어졌다. ‘비’하면 연상되는 이미지에, 이제 막 아슬아슬 짜릿짜릿해진 하경과 시우 앞에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이들이 펼쳐지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기상청 사람들’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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