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아이돌 총집합한 예고, 춤 특기생 입학
소녀주의보 춤꾼→톡톡 튀는 연기자로

'통통한 연애' 시리즈 이어 '빽투팔' 주인공까지
소녀주의보 구슬/사진=서예진 기자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눈코입, 귀엽게 생긴 신인 배우인 줄 알았더니 팀에서 무려 '메인 댄서'를 담당하던 아이돌이었다. 무대 위를 사로잡았던 에너지는 일상에서도 '뿜뿜' 쏟아져 나왔다. 4살 때부터 춤을 추며 공연 무대에 올랐고, 아이돌 멤버들이 많이 다닌다는 예고도 댄스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춤 밖에 몰랐던 소녀가 최근 춤 만큼이나 빠진 게 '연기'였다.

걸그룹 소녀주의보 구슬은 웹드라마 '빽투팔'(Back To The 2008) 오디션에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이유진 역으로 발탁됐다.

'빽투팔'은 2008년을 배경으로 하는 10부작 시리즈물로 인터넷 소설을 쓰고, 싸이월드 50문답을 하며 짝사랑하던 시절의 풋풋한 감성을 담은 작품으로 비밀을 간직한 주인공들의 갈등과 로맨스를 통해 열여덟 주인공들의 '나 때는 그랬던' 시절의 이야기를 그린다.앞서 웹드라마 '통통한 연애' 시리즈에서 톡톡 튀는 매력으로 주목받았던 구슬은 이번엔 섬세하고 수줍음 많은 여고생 이유진으로 분해 극을 이끌 예정이다.

본격적인 촬영에 앞서 긴 머리를 싹둑 자른 구슬을 만났다. 인터뷰 장소에도 대본집을 들고 나타난 구슬은 "모르는 것들을 메모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계속 보고 있다"면서 벌써 이유진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전자사전이 뭔 지 몰랐어요"
소녀주의보 구슬/사진=서예진 기자


구슬은 2001년생. 올해 스무살이다. 극의 배경이 되는 2008년, 구슬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 정도면 전혀 기억이 안 날 시기 아니냐"는 우려에 구슬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싸이월드를 한 기억이 있다"며 "잘 모르는 건 주변에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미소를 보였다. "'멍미'라는 단어를 처음 봤어요. '이게 뭐냐'라는 뜻이라는 걸 직관적으로는 알 수 있었지만 '이런 말을 실제로 썼다고?' 싶더라고요. 다들 많이 썼다고 해서 놀랐죠. 전자사전도 저는 아예 보지 못했거든요. 그런 기기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구슬은 '빽투팔' 이유진에 대해 "수줍음도 많고, 저와 정 반대의 성격"이라고 소개했다. 친구도 많고, 학교에서도 '인싸'였던 구슬이 보기에 해야 할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이유진이 "답답할 때도 있었다"고.

하지만 제작진과 상의를 하면서 구슬만의 색을 입혀 입체적인 이유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말투나 이런 것도 제 맞춤형이 돼 편해졌다"면서 "기대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춤 밖에 몰랐던 어린 시절
소녀주의보 구슬/사진=서예진 기자

구슬은 소녀주의보의 막내지만 팀 안무를 직접 짤 만큼 독보적인 실력을 갖췄다. 데뷔 쇼케이스에서도 단독 퍼포먼스 무대를 선보였을 정도. 구슬은 어린이 댄스팀에서 4살때부터 활동했다. 친언니도 구슬과 함께 춤을 췄고, 지금도 대학에서 실용댄스를 전공하고 있다고.

"언니와 연년생인데, 같은 유치원을 다녔어요. 당시 원장님 아들이 어린이 댄스단을 기획하셨는데, 엄마가 저희 자매를 엄청 화려하게 꾸며서 유치원에 보내곤 하셨거든요. 그래서 원장님이 엄마에게 '애들, 댄스팀 시켜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대요. 그때부터 춤을 췄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작은 체구지만 무대 위에서 구슬은 걸스힙합과 팝핀을 자유자재로 소화할 정도로 파워풀한 댄스를 자랑한다. JTBC '믹스나인'에서도 댄스 실력으로 먼저 주목받았다. "제가 몸집이 작아서 그런지 힘이 넘치고 카리스마 있는 안무가 좋더라고요. 지금도 스케줄을 마치면 안무 연습실에 가서 춤을 추다가 가요. 스피커랑 휴대전화랑 연결하는 연결단자도 그래서 꼭 갖고 다녀요. 휴대전화로 그냥 크게 켜는 거랑 스피커로 빵빵하게 켜고 춤을 추는 거랑 느낌이 다르거든요.(웃음)"
우연히 시작한 연기, 이제는 제대로
소녀주의보 구슬/사진=서예진 기자


춤 밖에 모르던 구슬이 연기를 접한 건 우연히 보게 된 오디션 덕분이었다. '통통한 연애' 당시 같은 팀으로 활동했던 멤버가 오디션을 봤고, 그 자리에 연령대가 맞았던 구슬도 함께 나가게 된 것.

이후 구슬을 눈 여겨 봤던 제작진이 이름 그대로 새 캐릭터까지 만들어 출연시켜 줬다. 극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꿈인 뷰티 유튜버로 활약했던 구슬은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인물로 사는게 너무 재밌다"며 연기의 매력을 말했다. "처음엔 팀을 알리고, 저희 존재를 알리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연기하는게 어떤 것인지, 몰입하는 재미를 느끼게 된 거 같아요. '잘 어울린다', '자연스럽다'고 칭찬해주시면 너무 감사하고 기분도 좋고요."

올해 스무살, '빽투팔'에서도 교복을 입고 등장하지만, "앞으로도 학원물에 많이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연기를 배우면서 '10대를 역할을 정말 자연스럽게 한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아직 10대를 벗어난 지 얼마 안됐고, 정말 실감나게 연기할 자신도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학원물에서 활약하고 싶어요. 그 후에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가는 거죠.(웃음)"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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