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 KBS2 저녁 6시 30분
천하무적 야구단이 겪고 있는 딜레마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탁월한 신체조건 외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마르코는 의 성장 서서에 큰 부분을 책임졌지만, 지금은 그가 없다. 이하늘이나 김준처럼 슬럼프를 겪고 있던 선수들마저도 실력이 향상되자 성장 서사의 매력도 휘발되어 버렸다. 내리 질 때는 지는 대로 경기를 챙겨 볼 의욕이 떨어지더니, 7할 승률을 올리며 어느 팀이든 너무 쉽게 이겨 버리니 그건 그것대로 경기에 긴장감이 떨어진다. 제작진은 떨어지는 시청률을 잡아 본다며 무인도 지옥훈련이나 동심 사로잡기 프로젝트 등을 진행했지만, 자연스럽게 쇼에 녹아나지 않는 예능 요소의 첨가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하기만 하다. 결국 지금의 에 중요한 것은 다양한 요소를 야구라는 테두리 안에 충분히 융화시키는 것이지만, 야구가 아닌 예능을 부각시킨다고 될 일은 아니다. 야구에 전념하되 단순한 승패가 아니라 ‘누구’와 붙어서 ‘어떻게’ 경기를 펼치는가를 충실히 다뤄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작년 3부 리그 최강팀 완주 맥파이스와 가진 번외 경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볼넷과 패스트볼, 수비 실책이 난무한 경기였지만, 적어도 긴장감을 잃고 나른할 지경이 된 철도대장정 경기와는 달리 선수들의 승부욕으로 가득한 경기였고 쇼 전체의 리듬도 덩달아 활기를 띄었다. 승리의 쾌감이 아닌 승부의 쾌감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제작진이 눈치 챘기를 바란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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