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선한 눈매를 가진 배우. 1999년 조각 미남 배우들 사이에 훈훈한 이미지를 가진 연정훈이 등장했다. 편안하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멋진 선배 모습의 표본이었다. 기존 배우들 사이 색다른 매력을 가진 연정훈은 그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던 연정훈이 어느 순간부터 아이라인을 그리며 날카로운 눈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지난 1일 935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연정훈은 SBS ‘가면’ 종방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연정훈은 그동안의 연기 인생과 날선 연기가 정점을 찍은 ‘가면’의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헤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어요.”
얼마 전 SNS를 시작한 연정훈은 자신의 취미생활 사진뿐만 아니라 촬영장 모습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을 꾀했다. 연정훈은 “처음엔 해외 친구랑 소통하기 위해 SNS를 개설했지만 이젠 팬들과 소통하는 게 더 좋다”라며 “유인영이 먼저 시작하더라, 인영이는 이미 촬영장에서 도둑촬영 전문이다”고 말했다. 연정훈과 유인영의 SNS에서 공개된 촬영현장은 매우 화기애애해 보였다. 특히 대립하는 역할과는 달리 주연배우들은 장난을 치며 유쾌하게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연정훈은 “네 배우들이 한 번 더 작품에서 모였으면 좋겠다”라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격주로 만나서 식사를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눈다. 촬영할 때도 늘 즐거웠다. 주지훈의 끊임없는 수다도 좋은 분위기 형성에 한몫했다”고 주연배우들의 남다른 우애를 과시했다.“수애, 유인영은 독보적인 여배우들”
이날 연정훈은 특히 여배우들의 연기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주연 수애에 대해서는 “독보적인 여배우다. 한국에서 저런 목소리를 가진 여배우는 매우 드물다. 수애가 하는 대사는 항상 상상을 뛰어넘는 연기다. 평소에 알고는 있었지만 같이 연기하면서 호흡을 맞춰가는 게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많이 만났던 상대배우이자 후배 유인영에 대해서는 “제작발표회 때도 말했듯이 악역으로선 독보적인 존재다. 연기를 섬세하고 잘하더라. 특히 이번엔 본인이 다른 면모의 악역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더라. 나도 인영이의 그런 점을 끄집어 내주고 싶었다. 앞으로 발전이 가장 많이 기대되는 후배다”라고 칭찬을 했다.



“군대를 다녀오고 내 연기가 달라졌어요.“
연정훈은 어느 순간부터 부드러운 이미지보다는 뱀파이어, 형사, 악역 등 날카로운 역할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낯설지만 신선한 그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고 이는 드라마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연정훈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군입대 전엔 멜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많이 했다. 군대에서 내가 해온 연기를 곰곰이 되돌아봤다. 참 애송이 같더라. 아직 선배들처럼 아우라가 없구나, 젊은 나이 하나만을 믿고 역할을 해왔던 것 같았다. 후회가 참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벌써 나도 마흔을 앞두고 있다. 예전엔 내 나이 땐 역할이 철없는 삼촌, 아저씨 역할로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선배들이 한류열풍 등, 캐릭터를 다양하게 구축할 수 있는 활동 범위를 넓혀주셨다. 제대 후에 선배들의 노력 덕분에 나는 다양한 역할을 만날 수 있었다. 더 이상 애송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강인하고 남자다운 연기를 했다”라고 말했다.연정훈의 변신이 가장 도드라진 작품은 단연 케이블채널 OCN ‘뱀파이어 검사’였다. 그저 선한 눈매를 가졌던 그가 매혹적인 뱀파이어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불러일으켰다. 결과적으로 ‘뱀파이어 검사’는 두터운 매니아 층을 형성하며 원조 OCN 명품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연정훈은 “지금처럼 케이블드라마가 활성화되기 이전에 ‘뱀파이어 검사’를 도전했다. 들어가기 전까진 고민 많이 했지만 다양한 경험이 나중에 도움이 되리라 믿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면’은 그런 연기적 변신의 정점을 찍는 작품이었다. 다음 작품이 어떤 역할일진 몰라도 그동안의 경험이 배신하지 않을 거란 걸 믿는다”고 말했다.

“나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에요.”
연정훈은 케이블채널 XTM ‘탑기어 코리아’의 시즌 1, 2, 3을 연달아 진행을 맡는 등, 취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연정훈은 레이싱 이외에도 사진, 와인 등 럭셔리한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이에 연정훈은 “아내 한가인의 사진을 찍어 우연히 내보낸 사진이 사진공모전에서 1등을 했다. 당시 무용을 취미로 했던 아내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고 싶었고, 찍은 사진을 스웨덴 사진공모전에 보냈다. 1등을 하더라”라고 깜짝 수상 이력도 공개했다. 이어 “알려진 럭셔리한 취미 물품, 제품들은 다 내 것이 아니다. 협찬을 받는 것”이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연정훈에게 주지훈은 “형은 정말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연정훈의 즐거움 탐닉은 연기적 부분으로도 이어졌다. 즐길 수 있기에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법. 연정훈은 이를 증명하듯이 남다른 연기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연정훈은 “늘 즐겁게 연기했으면 좋겠다. 지금처럼 열정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비중, 역할 상관없이 주어진 모든 것을 잘 해낼 것이다”라고 앞으로 연기 생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935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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