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로 도는 '신천지 연예인 리스트'
불교로 알려진 연예인들까지
"너무 어이 없지만…이미지에 타격"
FNC·나무엑터스, 소속사 차원 '강력대응' 예고
소속사들 지라시에 "신천지와 무관…법적 조치"
아이비, 테이, 이동욱, 남규리/사진=텐아시아DB
아이비, 테이, 이동욱, 남규리/사진=텐아시아DB
'신천지 연예인 리스트'에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3일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수십 명의 연예인 이름이 빼곡히 적힌, 일명 '신천지 연예인 리스트'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름이 언급된 연예인들은 "거짓 루머"라고 반박에 나섰고, 소속사들은 "너무 허무맹랑한데, 대응을 안 할 수 없다"면서 당혹감을 드러냈다.

신천지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을 지칭한다. 기독교 계열의 종교단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으로 신천지에 대한 반감이 사회적으로 커져가는 상황에서 거액의 기부에 앞장섰던 연예인들도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어 당사자로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리스트에는 제시카 고메즈 등 외국 연예인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불교신자로 알려진 이들도 속해 있었다.

가장 먼저 발끈한 연예인은 아이비였다. 아이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럴 때일수록 유언비어가 많아져 본질을 흐리는 경우가 많다"며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나온다"면서 신천지 신도 의혹을 일축했다.

가수 테이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금 화 나려 한다"며 "열심히 준비하고 치열하게 달려왔던 테이스티버거 2호점 오픈도 미뤄졌고, 미뤄진 이유도 어떤 종교 모임이 속상하게도 이 근방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미룬 것"이라며 신천지 신도로 언급된 상황에 황당함을 드러냈다.

배우 이동욱, 남규리 측은 소속사를 통해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특정 종교에 대한 허위사실 밀 악성 루머 유포를 확인했다"며 "해당 종교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입장과 함께 최초 유포자 등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

리스트를 통해 소속 연예인 이름이 언급됐던 FNC엔터테인먼트, 나무엑터스 측도 "국가 재난 상황에 준하는 어려운 시기에 특정 종교 단체와 소속 연예인을 연관 짓는 허위사실을 제보받았다"면서 심각한 명예훼손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선처나 합의 없이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연예인과 소속사 측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신천지 신도설을 부인하는 이유는 최근 빠르게 번지는 코로나19 확진의 중심에 신천지가 있기 때문.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 발병이 발생한 후 현재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90%가 대구, 경북 지역에서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신천지가 폐쇄적인 교리로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고, 서울시에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죄로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경찰과 검찰에서도 수사에 착수했고, 신천지 관련시설 모두 폐쇄조치 되는 상황에서 이미지 타격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조처인 것.

한 관계자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빨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우리 소속 연예인의 이름이 포털에서 해당 종교와 연관 검색어로도 같이 오르는게 싫다"면서 "너무 화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kims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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