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죠: “무언가를 지켜나가려는 마음가짐을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 싫어요. 제 자신으로서도,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꿈을 갖고 어떻게 해나가고 싶다는 신념, 혹은 자신만의 진리라든지. 이런 것들이 없다면 살아가는 의미가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 오다기리 죠, 한 인터뷰에서
오다기리 죠
오다기리 죠
코모토 준이치: 일본 개그듀오 지초카초의 멤버. Mnet 일본예선에 참가한다고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오다기리 죠는 코모토 준이치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고, 두 사람은 지금도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다기리 죠는 스스로 “부끄럼쟁이”라고 말할 만큼 내성적인 성격으로, 유치원에서 했던 연극에 주인공이 아니었으면서도 무대 인사를 하는 동안 “너무 긴장해서 금방이라도 실신할 듯한 표정”을 지을 정도로 사람 앞에 서는 걸 싫어했다고. 하지만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 어머니가 외출할 때마다 그는 극장에서 영화를 봤고, 스스로 “영화관은 탁아소” 같았다고 할 만큼 영화에 빠진다. 결국 이 내성적인 소년은 “뭐가 되더라도 영화에 관계된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고다이 유스케: 오다기리 죠를 세상에 알린 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 제목처럼 가면을 쓴 슈퍼히어로가 활약하는 작품이다.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자퇴, 미국에서 영화를 배울 만큼 영화에 대해 진지했던 오다기리 죠는 소속사에서 밀어붙인 이 작품의 오디션에 불만을 가졌다. 이 때문에 오디션에서 일부러 대본을 무뚝뚝하게 읽었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작품의 프로듀서는 오다기리 죠를 열심히 설득해 참여시켰고, 그도 진지하게 임했다. 이후 에 대해 “관둘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다음 역할을 연기해도 그 전의 캐릭터를 지울 수 없다면 배우라는 직업을 관두고 싶다”라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실제로 오다기리 죠는 의 각본 일부에도 참여하기도 했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 ‘Theater’라는 단어를 보고 영화 관련학과로 오해, 연극과에 지원해 연기를 배웠다. 진지한데 은근히 허술하고, 비주류 같지만 대중적인 작품에도 어울린다. 아무튼, 시작부터 특이했던 남자.

아사노 타다노부: 오다기리 죠가 배우 수업을 받을 당시 “이런 배우 같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배우. 영화 에 함께 출연했다. 영화 속에서 아사노 타다노부는 오다기리 죠에게 인생의 방향을 가르쳐 주는 사람과도 같았는데, 실제로도 오다기리 죠는 “가 제 2의 데뷔작”이라고 할 만큼 그와의 연기를 통해 “연기하지 않으면서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이전까지 오다기리 죠는 연기에 지나치게 몰입,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연기”를 했지만 에서는 “넌 거기 그냥 서 있기만 하면 돼”라는 연출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말에 부담을 버리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그에 대해 “내가 구상했던 역과 오다기리 죠가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바사키 코우: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의 첫 시퀀스에서 오다기리 죠의 얼굴은 비 오는 날 차창의 유리로 가려지거나 뒷모습만 나오며 드러나지 않는다. 그 이후 밝은 볕이 드는 게이들의 요양원 메종 드 히미코에서야 드러나는 오다기리 죠의 얼굴은 시바사키 코우가 연기한 여성 캐릭터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오다기리 죠는 당시 “게이라고 느끼게 표현하지 않고, 평범한 청년을 연기하자”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런 평범한 듯한 모습이 그의 얼굴, 세상 모든 것과 조금은 거리를 둔 듯한 나른한 목소리, 그리고 게이 캐릭터란 정체성과 겹쳐 수많은 여성들이 만화로 읽던 캐릭터를 현실로 끄집어낸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영화 를 함께 작업한 최양일 감독이 “이 세상에 아닌 곳에 있는 듯한 표정”이라고 말한 그 매력이 극대화 된 것. 는 비대중적인 요소들이 다분한 작품이었지만 오다기리 죠는 그 안에서 자신의 매력을 부각시키며 오히려 자신이 얼마나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남자인지 드러낼 수 있었다. 꽃미남, 게이, 비주류 일본 영화 등 어떤 취향들이 한국의 여성들에게 자리 잡기 시작할 때 오다기리 죠가 다가왔다.

키리야마 슈이치로: 오다기리 죠가 “TV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바보스럽고 시시한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찍은 에서 연기한 캐릭터. 파마를 하고 뿔테 안경을 쓴 엉뚱한 경찰인 이 캐릭터는 를 찍을 당시만 해도 “진지한 드라마”만 좋아하던 그가 “리얼리티를 유지하면서 의외의 순간을 잡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코미디가 가장 어려운 연기”라고 생각한 뒤 찍은 코미디다. 오다기리 죠는 , , 등 쉴 새 없이 일하며 계속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기로 유명한데, “메소드 연기를 기본”으로 하되 “역할이 아무리 상반 되도 다 오다기리”라는 말처럼, 전혀 다른 캐릭터를 “그 역할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되도록 노력한다. 그의 작품들 속에서 스스로 “소심한 연기”라고 말하는 무심한 듯, 모호한 감정표현은 오다기리 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됐다. 내성적인 성격에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완벽하게 사회에서 고립된다는 무서움”이 있는 그는 연기 역시 세상에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연기에 대해 “결국 그 사람(배역)의 인생과 존재감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자신의 말처럼, 그는 대중들도 자신의 연기를 그렇게 받아들이길 바라지 않을까.

짐 자무쉬: 오다기리 죠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 유학시절 그의 영화를 처음 접한 후 “짐 자무쉬와 존 카사베츠의 영화를 알고 나서 할리우드가 싫어졌다”고 말했다. “주류의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 주류가 되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영화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기자들만 바글거리는 비즈니스 행사”라 칸 영화제를 싫어하고, “대중적인 걸 표현하지 못한다”는 고민을 한다. 자신과 대중성 사이의 고민은 연기가 곧 자기표현인 오다기리 죠의 강한 자아와 관계가 있다. “세계에서 제일 첫 번째 팬은 자기 자신”이라고 말하는 그는 내면의 표현에 집중한다. 그가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 연출, 음악, 그림 등 끊임없이 자신을 표현하는데 매달리는 이유. 그래서 음악은 대중적인 요소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만들고, 볶음밥을 요리 할 때는 중화요리 냄비와 칼까지 갖춘다. 긍정적인 의미의 에고이스트이자 무엇이든 제대로 하려는 완벽주의자. 동시에 대중적인 일들에 대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그 사이의 밸런스는 항상 생각”한다는 현실주의자.

카시이 유우: 오다기리 죠와 생일이 같은 11살 연하의 아내. 오다기리 죠는 결혼 기자회견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사람은 (북한의) 김정일 밖에 없는 줄 알았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늘 청년 같고, “연애는 좋아하지만 사랑은 모르는 타입”이라거나 “내 일은 바쁘고 모든 혼을 넣어 열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어서 연애와 일 중 선택하라면 일”이라던 그의 결혼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오다기리 죠는 결혼을 “인생의 표현방식”이라 말했고, 결혼을 통해 “가능한 좋은 남편과 좋은 아버지”로 자신의 인생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또한 그는 결혼식 당시에도 매우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나타나 역시 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히칸 머리를 하고, 칸 영화제에서 턱시도를 팔에 두르는 등 그의 독특한 패션은 유명하다. 하지만 그에게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고, 평소에는 누가 알아보는 것이 싫어 평범한 옷을 입는다. 오다기리 죠의 패션은 수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냈지만, 정작 오다기리 죠 자신에게 중요한 건 패셔니스타라는 주변이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대한 표현이다. 그리고, 그는 “배우의 사생활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다”면서 배우의 신비감을 유지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말 배우.

키키 키린: 에서 그의 어머니로 출연하는 배우. 오다기리 죠는 원작 소설 첫 페이지를 읽은 직후 작품 속 모자 관계가 실제 자신의 이야기와 너무 겹쳐 사생활을 내보이는 것 같아 출연을 거절했었다. 하지만 오다기리 죠는 이 작품을 “어떤 종류의 효도”라 생각하고 출연을 결정했고, 이 영화는 그의 가장 개인적인 작품이자 출연작 중 일본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이 됐다. 자신의 이야기로 보여준 표현이 대중에게도 받아들여진 셈. 또한 오다기리 죠는 “내가 바로, 여기 있다는 존재감을 표출”하고 싶었고, “그래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호불호가 굉장히 강해” 트러블을 일으키곤 했던 20대를 지나 30대에는 “그렇게 강했던 자의식이나 고집들이 약해지는 것 같다”면서 세상에 보다 유연하게 섞이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 혼자 영화를 보고, 영화밖에 할 게 없을 것 같던 소년이 영화를 통해 세상과 대화하는 법을 익힌 셈. 그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청년의 모습을 가지고, 동시에 곧 개봉할 영화 같은 블록버스터의 무게감을 지탱할 수도 있는 건 지금의 절충이 고집스러운 자기표현의 과정에서 얻은 것이기 때문은 아닐까.

강제규: 의 감독. 의 연출자. 오다기리 죠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에 출연했지만 그가 한국 감독의 영화, 그것도 제작비 280억의 블록버스터에 참여한 것은 의외의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장동건처럼 명확하게 똑 떨어지는 미남이자 톱스타 옆에서 대등한 존재감을 보여주려면 오다기리 죠처럼 자신만의 독특한 존재감을 가져야할지도 모른다. 영화 의 강제규와 장동건이 다시 만난 가 정석적인 블록버스터를 연상시킨다면, 오다기리 죠는 여기에 보다 모호하고 복잡한 분위기를 얹어 놓는다. 물론 그는 한국에서 자신의 이름 대신 코다 쿠미의 이름으로 사인을 하는 해프닝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호불호를 떠나 이런 장난이나 그가 입은 독특한 패션은 모두 우리가 알고 있는 오다기리 죠가 그 순간의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모든 시선에도 불구하고 오직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만을 표현하는데 전력을 다한 이 에고이스트이자 워커홀릭이며 완벽주의자는 어느새 일본부터 한국까지, 인디영화에서 블록버스터까지 자연스럽게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오다기리 죠는 세계로 걸어나간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Who is next
오다기리 죠와 영화 에 출연한 이나영과 함께 영화 의 주연을 맡은 강동원의 영화 < M >의 OST에 참여한 보아.

글. 강명석 기자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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