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 “<워킹 데드>로 아시안 아메리칸을 대표하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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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의 새 시리즈 (FOX채널 매주 토요일 밤 11시 방영 중)에는 한인 배우 스티븐 연이 글렌 역으로 출연한다. 주인공 릭의 친구이자 릭 일행의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글렌은 겁은 많지만 나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알고, 현란한 운전 실력까지 갖춰 시리즈의 귀염둥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동명 원작의 코믹북 작가 로버트 커크맨이 인정할 정도로 만화 속 캐릭터 글렌과 너무도 흡사하다. 하지만 그와 잠시만 대화를 나눠보면, 그가 단순히 캐릭터와 비슷해서 캐스팅된 것이 아니란 것을 금세 알 수 있게 된다. 코미디 극단에서 오랫동안 기본기를 쌓고, 드디어 라는 기회를 맞은 스티븐 연을 가 만났다.

에서 본인이 맡은 글렌이란 캐릭터에 대해 설명한다면.
스티븐 연: 좀비들의 세상으로 바뀐 곳에 혼자 남겨진 청년이다. 삶에 목표나 가족도 없지만, 다른 생존자들과 가까워지면서 점점 변해간다. 청년에서 남자로랄까. 과거에는 자신에 대한 가치를 갖지 못했었지만, 생존자들을 가족처럼 느끼면서 이들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진정한 남자가 되어가는 거다.

원작 만화를 알고 있었나?
스티븐 연: 2005년부터 팬이었다. 그거 아는지 모르겠다. 만화 속의 글렌도 한인이다. (웃음) 만화 팬의 한 명으로서 얘기 하는데, 이번 TV 시리즈는 모든 면에서 원작을 충실하게 따랐다.

“한을 표현해야 하는 연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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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아시안 아메리칸을 대표하게 되어 기쁘다”" /> 얼마 전 로 뉴욕에서 개최된 코믹콘 행사에 참석했는데, 어땠는지?
스티븐 연: 2번째 에피소드에서 글렌이 첫 등장하는데 한 6분가량이 팬들에게 소개됐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원작 팬들이 많은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큰 관심을 받으니 놀랍기도 했다. 또 뉴욕에 있는 사촌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촬영 중에 힘들지는 않았는지?
스티븐 연: 지난 여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촬영을 했는데, 섭씨 37.78도에 습도도 무척 높았다. 그런데 전력 질주를 하거나, 장애물을 뛰어넘는 장면들이 많아서 힘들었다. 어릴 적 교회에서 늘 미식축구와 농구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촬영 첫날 4-5번을 연달아 이런 장면들을 촬영하니 얼굴색 변할 정도로 힘들어서 다들 쉬었다 하자고 하더라. (웃음)

좀비나 세계의 종말이란 소재로 작품을 하다보면 힘든 면도 있을 텐데.
스티븐 연: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기도 했지만, 장면마다 내 자신의 본능을 믿었다. 그리고 특히 한국영화를 무척 좋아하는데, 한국 배우들에게만 볼 수 있는 연기가 있지 않나. 어머니가 자식의 죽음을 슬퍼하며 가슴을 두드리며 우는 것처럼 한을 표현하는, 서양 배우들이 잘 알 수 없는 그런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연기가 이 시리즈에서는 많이 필요했다.

주요 캐릭터들이 소수 생존자로 구성돼 있어서 촬영 중에 많이 가까워졌겠다.
스티븐 연: 배우들이 이 시리즈를 위해 스턴트와 특정 연기를 집중훈련 받아야 했다. 그리고 내가 거의 막내였기 때문에 선배들이 조용히 불러서 많이 가르쳐 주셨다. (웃음) 촬영기간 중 거의 스폰지처럼 모든 것을 보고 들으면서 내 것으로 흡수했다.

시리즈 제작자이자 연출과 각본도 함께 맡은 프랭크 다라본트와 원작자 로버트 커크맨 등은 어땠나?
스티븐 연: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님은 첫 에피소드를 감독해서 직접 작업할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촬영 내내 배우들에게 큰 도움을 주셨다. 로버트 커크맨은 실제로 무척 재미있는 분이다. 세트장에서도 항상 즐거워하셨고, 시리즈에도 크게 만족하는 것 같아 좋았다.

“이번 시리즈로 아시안 아메리칸을 대표하게 되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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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건 칼라마주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뒤늦게 연기를 시작했다던데.
스티븐 연: 조용히 공부 잘하다가 갑자기 연기를 하겠다니 부모님도 놀라셨다. 한국에 계신 삼촌께서는 무슨 생각으로 그러냐고 야단을 치셨지. 그런데 이제 내가 출연하는 시리즈가 한국에서도 방영하지 않나. 삼촌께도 연락했다. (웃음)

보통 연기를 시작한다면 뉴욕이나 LA로 가는데, 본인은 시카고로 향했다. 그리고 저명한 즉흥 코미디 극단 ‘세컨드 시티’ (, 등에도 등용된 코미디 배우들을 다수 배출한 극단)에서 2년간 투어를 했는데.
스티븐 연: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왜 난 성공하지 못할까 질문하기 전에 배우로서의 공부가 우선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2년간 극단 투어를 하면서 스티븐 카렐이나 티나 페이 선배들이 쓴 각본을 연기하고, 우리가 직접 쓰기도 하고, 즉흥 연기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이 경험을 통해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도 생겼고.

인터넷에 (Chopsticks)과 (Sexual Identity: PSAs of the Future (2021)) 등 무척 재미있는 단편이 올라있더라. 특히 후자는 정치적 풍자던데 정치에도 관심이 많은지?
스티븐 연: 을 봐도 정치적 풍자를 한 스케치 코미디가 자주 등장하지 않나. 앞으로 연기를 위해서라도 꼭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코미디 언쟁에서 무기가 될 수 있는 정보들 아닌가. 공익광고의 경우 친구들과 한 10편 정도를 촬영했는데 이중 첫 번째를 올린 것이다. (웃음). 은 친구들과 즉흥적으로 찍은 것인데,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고맙다. 최근에는 조연으로 출연한 독립영화 도 DVD로 출시됐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스티븐 연: 이번 시리즈로 아시안 아메리칸을 대표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열심히 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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