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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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김재경의 2014년은 다이내믹하다. 올해 초 레인보우의 유닛 그룹 레인보우블랙으로 활동했고, 2월에는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겟잇뷰티’의 새 MC로 발탁됐다. 이어 KBS2 ‘감격시대’, OCN ‘신의퀴즈 시즌4(이하 신의 퀴즈)’, MBC 2014 드라마 페스티벌 단막극 ‘터닝포인트’까지 연달아 세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 필모그래피도 쌓고 있다. 한 마디로 가수, MC 그리고 연기자까지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는 것. 미래에는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론칭까지 계획하고 있을 정도로 김재경은 바람직한 욕심과 이를 받쳐주는 출중한 재능도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자만에 차있지도 않았다. 데뷔 6년차 레인보우의 약점 또한 확실히 알고 있었고, 연기자로서 자신이 쌓아야할 역량의 필요성까지 느끼고 있었다. 김재경은 단숨에 떠오르는 스타가 아닌 차근차근 저변을 넓히는 진정한 멀티플레이어의 길을 걷고 있다.

Q. ‘감격시대’, ‘신의 퀴즈’, ‘터닝포인트’까지 연이어 세 작품에 출연했다. 성장이 느껴지나?
김재경 : 배움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짧은 시간 안에 시대물, 단막극, 장르물까지 다양하게 경험하니까 매일 배우는 일이 즐겁다. 또 신기한 것이 ‘감격시대’에서는 상하이 톱스타, ‘신의 퀴즈’에서는 아이돌 출신 법의관, ‘터닝포인트’에서는 한물간 톱스타를 맡았다. 모두 다른 드라마인데 공통분모가 있어서 내가 그런 이미지가 있다고 느끼기도 했다.

Q. 보통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에 대해서는 연기력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데 김재경은 자연스런 모습이었다. 연기 수업을 따로 받았나?
김개졍 : 정말 옛날에 발성 연습을 했던 것 외에는 따로 받은 적은 없다. 혼자 연습을 계속 했다.

Q. 다양한 장르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우도 만났다. 같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 동해, 또래 연기자지만 연기파로 입지를 굳힌 류덕환, 또 이종혁까지. 각각 다른 배움을 얻었을 것 같다.
김재경 : 맞다. 류덕환 오빠는 정말 놀랐던 것이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저래서 저런 자연스런 느낌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가볍고 유쾌할 줄 알았는데 굉장히 진지해서 놀랐다. 캐릭터를 분석하는 게 체계적이고 친밀했고, 본인의 것을 잘 소화한다. 윤주희 언니는 언니의 바스트 클로즈업 씬을 바라보고 있으면 시선처리나 카메라를 대하는 애티튜드 같은 것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된다. 동해 오빠도 생각보다 작품을 많이 해서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잘한다. 열정 터지는 모습! 이종혁 아저씨는 이종혁이란 사람 안에 다양한 매력이 있다. 극중에 잘 녹여내는 것 같다. 그게 정말 많이 부러웠다.

Q. 또 어떤 배우에게 연기 가르침을 받고 싶나?
김재경 : 정말 이종혁 아저씨한테 꾸준히 배우고 싶다. 종혁 아저씨는 정말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직관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가르쳐준다. 다양한 해석을 직접 예시로 보여주신다. 어떤 선생님은 돌려서 스스로 찾게 만드는 분들이 있는데 종혁 아저씨는 다양한 예시를 주시면서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줘 또 다른 나를 만들 수 있다.

Q. 단기간에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하고 싶은 배역도 생겼을 것 같다.
김재경 : 사극의 공주? 하하. 특별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드라마는 다시 보기로라도 여러 번 보는데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드라마 ‘황진이’에서 황진이. 또 아예 재미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일본 드라마에는 유쾌한 캐릭터가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 특이한 캐릭터들도 탐난다.

Q. ‘신의 퀴즈’에서 법의관 역할을 했을 때는 대사에 전문 용어가 많아 힘들기도 했을 텐데.
김재경 : 대본을 받으면 먼저 용어나 병명들을 검색해서 어떤 병이고 어떤 약품인지 조사를 한다. 이해를 해야 더 전달력이 좋게 때문이다. 그 이후 계속 연습을 하고 갔다.

Q. ‘신의 퀴즈’ 촬영할 때는 시신을 다루는 직업이라 강한 비위가 필요했을 것 같다.
김재경 : 난 비위가 강한 편이라 괜찮은 편이었다. 힘든 점은 세트가 바깥보다 더워서 내장 부패 속도가 너무 심해 숨 참고 큐 들어가는 것을 반복했던 것이다. 또 생각보다 장기들이 잘 썰리지가 않는다. 하하하. 하나 딱 꺼내면 우르르 딸려 나와서 놀란 적이 있다. 하하.

Q. ‘신의 퀴즈’는 야외 촬영 없이 세트 촬영만 있었지 않나.
김재경 : 맞다. 항상 그 공간에서 촬영하니까 동선을 활용하는 것조차도 굉장히 편해져서 참 좋았다. ‘터닝포인트’ 때는 처음 접하는 야외 환경이라 색다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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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러고 보니 올해 유닛 활동부터 다양한 경험을 했다.
김재경 : 다양한 도전을 많이 했던 해다. 유닛 활동도 해보고, 정극 도전도 해보고, ‘겟잇뷰티’진행도 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었던 해인 것 같다.

Q. 김재경의 터닝포인트는 온 것 같나?
김재경 : 아직 터닝포인트가 오지 않았다. 대중이 봐도 저 순간이 저 여자의 터닝포인트라고 공감하는 순간이 그 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그 순간을 딱 맞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Q. 데뷔 6년차인데 행복했거나 보람찬 순간을 돌아본다면.
김재경 : 매순간 무대에 있으면 행복하다. 관객들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닿아 행복하다. 또 언제나 집에 가면 멤버들이 있고, 누군가 힘들 때 위로를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다. 내가 정말 인복이 좋다. 소소한 이 순간이 모두 행복하다.

Q. 아쉬운 순간은?
김재경 : 후회되거나 아쉬운 점은 우리가 찍었던 첫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많은 대중이 우리 음악을 사랑하고 즐겨주는 것이 목표인데 아직은 음악으로서도 많은 분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Q. 재경이 느끼는 노래와 연기의 차이점은 뭘까?
김재경 : 노래는 짧은 시간 안에 매력을 강하게 표출해야 한다. 관객과 함께 있기 때문에 내가 무엇을 하면 그것에 대한 리액션이 즉각 온다. 호흡을 고조시키는 매력이 있다. 연기는 굉장히 시간이 흐른 뒤에 대중의 반응을 느낄 수 있다. 무대에서는 반응이 금방 오니까 내가 뭘 잘하는지 알게 되는데 연기는 대중의 반응이 늦게 오니까 당황할 때도 있더라.

Q. 어떤 경우에 당황을 많이 하나?
김재경 : 예를 들면 내가 생각한 캐릭터랑 감독님이 생각한 캐릭터랑 다를 수도 있다. 또 나는 이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하는 당황.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맞춰가야 하는 여지가 있어서 매력적인 부분도 있다.

Q. 그럼 연기자 김재경으로서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은?
김재경 : 현장 분위기는 확실히 해맑게 띄워 놓을 수 있다는 것? 감독님과 스탭들이 지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 하하. 병아리 단계라 강점이라기보다 항상 오디션에서 “뽑아 놓으시면 후회는 안하실 겁니다”라고 어필한다. 아직은 좀 더 내공을 쌓아야 할 것 같다.

Q. 너무 겸손하다. 그렇다면 이 부분만큼은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
김재경 : 디렉션을 주셨을 때 습득 이해하는 속도가 느리지는 않은 것 같다. 항상 감독님께 “난 백지 상태니까 얼마든지 제 위에 그림을 그려주세요”라고 말한다. 감독님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내 상태의 매력 아닐까. 체계적으로 레슨을 받은 게 아니고 여러 선생님과 만나가면서 다양하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그런지 “넌 다른 아이돌보다 정형화되지 않아서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해주시는 분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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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카메라를 바라봐야 하는 습관이 있어서 귀여운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김재경 : ‘터닝포인트’ 촬영할 때 MBC ‘쇼!음악중심’ 무대를 그대로 사용해 촬영한 장면이 있었다. 무대 위라서 그런지 나는 당연히 빨간 불이 들어오면 쳐다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 보라 보며 연기했다. 순간, 드라마니까 아닐 수도 있겠다싶어서 감독님께 물어보니까 “보면 안돼”라고 하셔서 놀라서 고쳤다. 하하.

Q.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김재경 : ‘쇼!음악중심’ 무대에 오랫동안 서면서도 한 번도 하이힐 때문에 구멍이 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터닝포인트’ 촬영 때 힐이 무대 바닥을 뚫은 것이다. 내 마음에도 NG를 내면 안 될 것 같아 한 쪽 발을 까치발로 버티다가 결국 그냥 맨발로 촬영을 이어갔다. 옥에 티 같은데 예고 화면에 그 장면이 사용돼서 놀랐다. 그 장면은 사용되면 안 된다. 왜냐면 내 발이 꽤 꼬질꼬질하기 때문이다… 하하.

Q. 진행, 연기, 노래 세 가지 분야 모두 활동 중이다. 가장 재미있는 것은 무엇인가?
김재경 : 진행. ‘겟잇뷰티’는 내가 워낙 좋아하는 분야를 다룬 것이고, MC 역할을 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다.

Q. 이참에 ‘겟잇뷰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팁을 준다면.
김재경 : 화장대를 한번 쭉 보면 내 피부의 안 좋은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 청결치 못한 화장품이라든가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 보통 병이 아닌 포장 박스에 유통기한이 적혀 있기 때문에 따로 병에 써놔야 한다. 화장품 구매할 때도 소량씩 사서 완벽하게 써야 한다. 싸다고 대용량이나 한꺼번에 구입하는 분들이 있는데 유통기한이나 잘못된 관리로 오히려 비경제적이다.

Q. 올해 새로운 변화 중 새로운 가족이 생긴 것도 있다고 들었다. 강아지를 입양했다고.
김재경 : 맞다. 아들이 생겼다. 하하. 초등학교 때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꿈이 수의사였다. 알아보니 정말 의사나 마찬가지인 어려운 직업이어서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강아지 액세사리를 만들어서 동물병원에 납품을 했다. 중학교 때였는데 수익이 짭짤했다. 투자금액은 부모님에게 받고 수익은 내가 다 차지했으니까. 하하. 또 중학교 때 개를 키웠는데 엄마가 할머니 집으로 보냈다. 죄책감이 들어서 그때처럼 실수를 하면 안 될 것 같아 2년 동안 준비를 한 뒤에 지금의 이 아이를 만나게 됐다. 품종은 꼬동 드 툴레아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자연 발생한 종으로 평균 수명도 길다.

Q. 활동을 하게 되면 강아지가 혼자 있지 않나. 어떻게 관리하는 건가.
김재경 : 최근 활동이 모두 드라마 활동이어서 촬영장에 데리고 다닌다. 음악방송을 하게 되면 떨어져 있어야 하니까 음반 계획이 없는 때를 골라 입양했다. 만약 앨범 활동을 하게 되면 멤버들의 모든 강아지를 한 집에 몰아 함께 두기로 했다. 전에 같이 놔뒀는데 강아지들이 주인은 신경도 안 쓰고 정말 잘 놀더라. 하하.

Q. SNS를 통해 멤버들끼리 돌아가며 강아지를 봐주는 모습도 봤다. 팀워크가 정말 돈독한 것 같다.
김재경 : 큰 복이다. 멤버들이 모두 모나지 않아 둥글둥글한 성격이다. 오래된 멤버는 10년이 넘게 지냈으니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외동이 아무도 없어서 누군가 함께 사는 것에 익숙한 친구들이 모였다. 또 다들 힘들게 살아왔다는 공통점도 있어서 교감도 쉬웠다. 앞으로 더 잘 이겨내고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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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재경으로서 이것만 극복하면 더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김재경 : 지금까지 활동을 돌아보면 여유 없이 달렸다. 아등바등 노력하면 매력 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3년 전에 강호동 오빠가 나를 불러놓고 ‘너를 보면 내 옛날이 생각이 나는데 사람이 100을 갖고 있으면 언제나 70을 보여주면 30을 상상하게 만들고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너는 그 100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다. 나는 100을 가지면 150을 보여줘도 모자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야 그 말을 100%로 피부로 이해하게 됐다. 정말 열심히 오디션 본 것은 떨어지고 여유를 가진 오디션이 붙었다. 여유롭고 편하게 활동한다면 매력적인 김재경이 되지 않을까.

Q. 레인보우로서는 무엇을 갖춰야 할까.
김재경 : 레인보우하면 떠오를 만한 음악적 색깔이나 콘셉트가 없다는 게 단점이다. 원했던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큰 숙제다. 그 숙제를 해결하면 더 많은 분들이 레인보우의 성장과정을 보셨을 것이니까 앞으로의 성장과정을 더 응원해주시지 않을까.

Q. 김재경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
김재경 : 즐기는 사람. 그 누군가가 나를 바라봤을 때 함께하는 시간만으로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아갔으면 좋겠다. 좋은 에너지가 흘러나오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Q. 그럼 김재경의 50대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김재경 : 희망사항으로 구성해보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나이가 되어서도 연기공부를 하고 싶다. 음악도 파워풀하고 섹시한 춤을 출 수 없겠지만, 세시봉처럼 만나서 공연을 하고.. 그만큼 그때까지 팬들이 우릴 바라봐주시고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떼게 만드는 가수가 되고 싶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나만의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다. 50세 때 자리를 잡고 ‘김재경이란 행복한 사람이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저 사람은 어떤 삶은 살고 있기에 어떻게 에너지가 좋을까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그 사람이 사용한 물건들까지 관심가게 만드는.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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