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케이블 드라마 강세는 지속될까?’

몇년 전까지만 해도 ‘틈새시장’ 정도로 여겨졌던 케이블 드라마는 최근에는 지상파 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나 탄탄한 스토리와 참신한 기획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면서 트렌디한 감성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2013년 상반기 눈에 띄게 두드러졌던 케이블 드라마의 강세를 등에 업고 하반기에도 다양한 장르와 이색 소재를 내건 케이블발 작품이 출격한다. 9~10월께 첫방송하는 tvN의 ‘응답하라 1994′ ‘빠스켓 볼’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별2013QR3′ 등이다.

tvN ‘응답하라1994′ 대본리딩 현장
tvN ‘응답하라1994′ 대본리딩 현장
tvN ‘응답하라1994′ 대본리딩 현장

‘응답하라 1994′, 세밀하게 들여다 본 1990년대 대중문화와 다시 한번 접속?

작년 여름 1990년대 대중문화에 대한 신드롬을 일으킨 ‘응답하라 1997′에 이은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는 1탄보다 좀더 세밀하게 1994년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10월 방송 예정이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이들이 모인 하숙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방 출신들의 눈물겨운 상경기가 극의 뼈대다.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한 하숙생들의 서울에 대한 환상과 소소한 에피소드가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이들이 홀로 타지에서 살면서 겪는 외로움과 하숙생 친구들과의 우정 등이 극의 주된 줄거리다.

특히 94학번 새내기들의 캠퍼스 생활을 그리면서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 1994년의 사회문화적 이슈를 다루며 당시 추억을 소환할 예정이다. 일명 ‘X세대’로 불리며 한국대중문화사에 개인주의적 감성을 전면적으로 등장시켰던 당시 대학생들의 모습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동일과 이일화는 지난 작품에 이어 하숙집을 운영하는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하숙집 딸 나정 역의 고아라는 농구선수 이상민의 열혈 팬으로 등장해 당시 유행했던 단발 머리와 멜빵 바지 등을 선보이며 1994년도 스타일을 재현한다.

김병욱 감독
김병욱 감독
김병욱 감독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별 2013QR3′, 가족 시트콤의 새로운 계보 기대감

‘시트콤의 대가’ 김병욱 감독의 새 작품인 일일시트콤 ‘고구마처럼 생긴 감자별 2013QR3′(가제, 9월 23일 첫방송)는 총 120부작으로 기획됐다. 우주에서 비정상적인 천체 운행이 일어났다는 설정 하에 ‘노씨집안’을 중심으로 한 좌충우돌 가족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김병욱 감독을 중심으로 ‘하이킥’ 시리즈의 작가, 스태프들이 포진해 구성된 작품이다.

독특한 제목에 대해 김병욱 감독은 “’2013QR3’란 천문학계에서 새롭게 발견된 행성에 일련번호를 붙이는 방식을 빗댄 표현”이라며 “실제 작품에서도 천문 현상에 대한 흥미로운 설정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순재, 노주현, 금보라, 여진구, 하연수, 고경표, 서예지가 캐스팅이 확정됐으며 이순재가 극의 중심을 이루는 노씨 집안의 최연장자 노송 역으로 등장한다. 이어 노송의 아들인 노수동 역의 노주현, 노수동의 아내 왕유정 역의 금보라가 부부로 등장해 그간 김병욱표 시트콤에서 보여졌던 새로운 역학 관계의 부부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얼굴도 속속 눈에 띈다. ‘SNL 코리아’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고경표는 노수동의 장남으로, tvN 드라마 ‘몬스타’의 여주인공으로 주목받은 하연수는 가난한 집안의 소녀 가장 나진아 역을 맡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등장하는 홍혜성(여진구)와 함께 노씨 집안과 얽히고 설키는 인연을 만들어간다.

tvN ‘빠스껫볼’
tvN ‘빠스껫볼’
tvN ‘빠스껫볼’

‘빠스켓 볼’, 역사·스포츠 드라마의 결합

‘추노’ ‘도망자 Plan.B’ ‘한성별곡-정(正)’ 등을 연출한 곽정환 감독의 신작 ‘빠스켓 볼’(극본 김과장 연출 곽정환, 9월 방송예정)은 일제강점기로부터 광복 이후 분단에 이르는 격동의 시기에 농구를 등불 삼아 살아가는 청년들의 사랑과 갈등, 화합과 승리를 담은 드라마다.

이 작품은 1948년 남북 분단 이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코리아’(Korea)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8강을 달성한 농구 대표팀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1930년대 말 경성 움막촌 출신의 강산(도지한)과 일제 강점기 최고의 농구스타 민치호(정동현)가 라이벌로 코트에서 맞붙게 되는 과정과 두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최신영(이엘리야)이 만들어가는 로맨스가 빠르고 역동적인 화면 구성과 함께 펼쳐진다.

원더걸스 멤버 박예은이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하녀 봉순 역을 맡았으며 아역 출신 정인선이 거지소녀 벼리 역을 맡는 등 신인 연기자들의 과감한 발탁이 눈에 띈다. 여기에 ‘추노’에서 활약한 공형진 김응수 안석환 이한위 조희봉 등은 선굵은 캐릭터를 맡아 스토리를 엮어갈 예정이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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