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5주년 앞둔 빅뱅, 복귀는 언제?

2016년 정규 3집 'MADE' 이후 두문불출
그룹 빅뱅./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매주 금요일 먼지 쌓인 외장하드에서 과거 인터뷰를 샅샅이 텁니다. 지금 당신이 입덕한 그 가수, 그 아이돌과의 옛 대화를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한 달쯤 뒤면 그룹 빅뱅의 데뷔 15주년이다. 2006년 8월 19일 데뷔한 빅뱅은 K팝 역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빅뱅은 국내 가요계 평정은 물론이고, 세계 무대에서도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K팝의 개척자'로 평가된다.

빅뱅은 '독보적'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았던 유일무이한 그룹이었다.

그러나 빅뱅의 시계는 5년 전에 머물러 아직까지 멈춰있다. 빅뱅은 2016년 12월 13일, 정규 3집 'MADE'를 발표했다. 2015년 5월부터 매달 발매한 4장의 싱글을 집대성한 이 앨범은 빅뱅의 가장 최근 앨범이다.

'MADE' 이후 우리는 빅뱅의 음악을 만나지 못했다. 탑, 지드래곤에 이어 태양, 대성까지 네 멤버는 2019년 11월을 기점으로 모두 전역해 사회로 복귀한 상태다. 벌써 2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는 동안 빅뱅은 좀처럼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3월 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과 재계약 소식을 전하며 "빅뱅은 2020년 새로운 컴백을 위한 음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귀 첫 신호탄으로 미국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를 예고했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창궐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빅뱅의 컴백마저 흐지부지 무산된 모양새다. 지드래곤의 경우 지난해 11월 "현재 곡 작업 중"이라며 솔로 컴백을 시사했다. 그러나 벌써 8개월이 흐른 지금도 이렇다 할 진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감감무소식이다. 'YG는 진짜 나와야 나온다'는 YG 팬들 사이의 우스갯소리가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인 것. VIP(빅뱅 팬덤)는 지난 15년의 세월 동안 YG의 주먹구구식 운영에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해탈한 건지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그룹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오는 8월 19일 빅뱅 데뷔 15주년을 한 달 앞두고, 빅뱅의 현재를 궁금해하는 팬과 대중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그래서 2016년 12월 13일 진행된 'MADE' 발매 인터뷰를 다시 들춰봤다. 이 인터뷰는 완전체 빅뱅의 마지막 인터뷰였다.

빅뱅은 이 인터뷰에서 8년 만에 발매한 정규 3집 'MADE'와 데뷔 10주년을 함께 돌아봤다. 당시 지드래곤은 정규 앨범이 8년 만에 나온 것에 대해 "해도 너무했단 생각이 들긴 했다"고 말하며 멋쩍게 머리를 만졌던 기억이다. 팀 내 프로듀서인 지드래곤은 늦어진 앨범 발매가 못내 미안한 눈치였지만 '완벽하지 않으면 내지 않는다'는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하하, 그래도 그사이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고, 각자 솔로 앨범을 냈어요. 빅뱅으로서도 싱글이든 EP든 계속해서 작업을 진행해 왔잖아요. 또, 활동이나 투어를 쉰 적도 없고요. 정규 3집이 지금 나온 건 운명 같기도 해요. 사실, 제가 느끼기엔 마음에 들 때까지 작업을 연장하다 보니 지금 내게 된 거 같아요. 앨범이 나오는 건 운명 같은 건가 봐요."

데뷔 10주년을 갓 지난 빅뱅은 팀의 원동력으로 '사랑', '열정', '멋'을 꼽았다. 태양은 "서로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한다"고 했고, 탑은 "우리 빅뱅 멤버들은 음악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일에 대한 모든 퀄리티에 '열정'이 넘친다"며 웃었다.

'멋'을 강조했던 지드래곤은 "'멋'있지 않다면, 만약 어디선가 '쟤네 좀 이상한 거 같은데' 하는 말이 들린다면 그 순간 (빅뱅은) 안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멋없으면 끝이죠"라고 말하며 웃는 지드래곤의 입꼬리에는 어쩐지 꼬장꼬장한 고집이 느껴졌다.

"이런 말이 좀 웃길 수도 있는데, 아직까진 (빅뱅이)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멋 없는 빅뱅은 있을 수 없죠. 할 거면 끝까지 멋있어야죠. 멋이 없어진다면 그만두고 싶어요."
그룹 빅뱅 /사진=SNS
그룹 빅뱅 /사진=SNS
이 말 때문인 걸까. 5년 동안 도통 움직이지 않는 빅뱅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준비하고 있는 새 음악이 완벽하지 않은 탓인지, 더 이상 대중 앞에서 멋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어쩌면 빅뱅은 과거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영광의 순간 속에 살기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에 기대겠단 마음일지도.

공백기 사이 불거진 팀 내 구설수와 악재들에 대한 부담일지도 모르겠다. 멤버 승리의 '버닝썬 사건'과 탈퇴 등을 비롯한 여러 사건-사고들은 과거 빅뱅의 영광과 명성을 크게 가리고 있는 상태. 이 간극을 넘어 다시 예전 빅뱅의 위엄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매불망 빅뱅을 기다리는 VIP의 순정은 여전하다. 많은 팬은 빅뱅의 무대를 보며 응원봉을 흔들고, 노래하며 춤췄던 그 시절이 그립다. 지드래곤이 말한 그 '운명 같은 날'이 적어도 한 번쯤은 더 와주기를 팬들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또한, 다소 아름답지 못했던 빅뱅의 마지막 기억을 찬란한 마침표로 명예회복하고 싶은 바람도 포착된다.

이러한 국내외 VIP의 오랜 기다림과 희망을 모르지 않을 빅뱅이다. 15주년을 앞둔 빅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바라건대, 빅뱅 역시 팬들의 추억 속에 박제된 한물간 아이돌이 아니라 여전히 생동하고 꿈꾸며 나아가는 미래를 그리고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디 늦지 않은 시일에 새 음악과 무대로 돌아와 5년 전 멈춰버린 시계를 다시 째깍째깍 돌리길 기대한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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