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새로운 세계관 여는 '이터널스'
클로이 자오 감독 "'어벤져스' 세계관과 고정된 연결성 없어"
"마동석에 먼저 러브콜"
키트 해링턴 " "MCU 히어로 될 가능성? 나도 바라는 일"
영화 '이터널스'의 배우 마동석과 클로이 자오 감독, 배우 키트 해링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의 배우 마동석과 클로이 자오 감독, 배우 키트 해링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이 마동석 표 손바닥 액션을 넣은 건 "그를 위한 헌사"였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는 평범한 인간으로 등장한 데인 휘트먼 역의 키트 해링턴은 향후 캐릭터가 히어로로 발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이터널스'는 수천 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29일 영화 '이터널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과 배우 키트 해링턴이 참석한 화상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키트 해링턴은 이번 영화에서 데인 휘트먼 역으로 출연했다. 데인 휘트먼은 지구에서 박물관 큐레이터로 살아가고 있는 이터널스인 세르시(젬마 찬)와 연인 관계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영화 '노매드랜드'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 제78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영화 '이터널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의 클로이 자오 감독.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클로이 자오 감독은 "가까이 들여다보면 '노매드랜드'와 '이터널스'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 '노매드랜드'는 1명의 여정 담고 있다. 카메라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나 환경을 촬영하는 걸 보면 그녀가 주변의 사람, 환경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여정을 해나가느냐다. '이터널스'는 거대한 우주와 인간에 대한 큰 물음을 담고 있다. 이 모든 것들 크게 간다기보다는 서로 맞지 않는 특이한 가족에게 카메라를 들이댐으로써 묻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전 마블영화와의 차별점에 대해 클로이 자오 감독은 "사실 원작의 작가가 하고자 했던 것을 제가 따라했다. 작가가 '이터널스' 코믹을 선보였을 당시는 주류의 히어로가 있었고 대중적인 히어로의 이미지, 대중적인 내러티브가 존재했다. 하지만 원작 작가는 거기서 완전히 분리시켜 주류와 전혀 연결성이 없는 불멸의 히어로를 새로 탄생시켰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존재론적 물음을 던지는 코믹이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블 스튜디오도 저와 작업을 시작할 때 그런 식의 접근이 좋다고 했다. 이전 세계관의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고정된 연결성이 없고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되고 그러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세계관과는 또 다른 주변부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한 배우 키트 해링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한 배우 키트 해링턴.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키트 해링턴은 "제가 연기한 데인에 대해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데인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3명의 인간 중 1명이다. 인간성을 보여주는 캐릭터가 3명밖에 없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데인은 영화의 시작 지점을 담당하며 영화를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인간들의 삶을 이 캐릭터를 통해서 보여준다"며 "전작에서는 제가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해왔는데 데인이 접하게 되는 정보는 어마어마한데 데인은 성숙하게 대처한다. 데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더 원하는 남성상을 그리고 있다. 데인은 지금까지 내가 알고 지냈던 사랑하는 여자가 수천년 전에 외계에서 지구로 왔고 어마어마한 파워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사실에 쿨하게 대처하고 강인한 여성상에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데인의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키트 해링턴은 "연기자로서 불멸의 존재를 연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멸의 존재가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면 실제 같아 보이지 않는다. 이터널스 캐릭터를 맡은 연기자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이 불멸의 존재를 '연기'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 면모와 관계에 포커스를 두고 그런 면을 끌어내서 연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인은 수천년의 나이를 먹은 사람이 아니라 42살이다. 평범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를 대면하는 장면에서 전 남자친구는 날아다니는 초인적 모습을 보인다. 거기에 주눅 들지 않고 걸어가서 대화한다. 그런 면을 보면 평범하지 않고 뭔가 특별한 면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이터널스'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번 영화에는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으로 출연한다. 마동석은 그간 작품에서 보여준 주먹, 손바닥 액션을 길가메시 액션에도 적용했다. 그는 액션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길가메시 캐릭터에 대해 "길가메시는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인간 역사의 강인한 남자의 오리지널 버전이다. 길가메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강인한 남자의 신화를 탄생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동석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서는 "마동석은 '부산행'을 통해 처음 봤는데 서구에서는 많은 인기를 끌며 사랑 받았다. 마동석의 액션이나 유머, 카리스마를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고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원했던 강인한 남자 캐릭터는 액션뿐만 아니라 다층적으로 보이길 원해서 유머가 중요했는데, 마동석이 딱 그걸 할 수 있다고 했다. 구글링을 해봤더니 마동석이 오하이오에서 복싱을 했다는 영상을 봤다"며 "저희가 먼저 연락을 해서 피칭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듣더니 마지막에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실제 촬영 떄는 "액션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더라. 우리보다 전문가가 아닌가. 시그니처 무비인 손바닥 액션은 일부러 넣었다. 마동석을 위한 헌사처럼 넣었다"고 밝혔다.

키트 해링턴이 연기한 데인은 원작에서는 블랙 나이트라는 히어로가 된다. 이를 두고 키트 해링턴은 데인이 향후 MCU 세계관에 히어로로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 "저도 그러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이 영화에 집중하고 싶고 이 영화에 볼 수 있는 데인에만 집중하고 싶다. 너무 멀리 생각하며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지 않나"고 했다. 이어 "하지만 데인이 끌어낼 게 많은 흥미로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나에게 그런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이터널스' 포스터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클로이 자오 감독은 이번 영화에 담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우선 저는 제 영화에 항상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 관객들에게 제가 드리고자 하는 메시지보다 관객들 자신의 느낌, 울림을 가져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누구나 제게 당신이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사람들이 사랑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에 울림이 있길 원한다. 그런 부분이야 말로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과 키트 해링턴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여러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할 거다. 엄청난 라이드가 기다리고 있다. 즐기길 바란다. 지금까지 MCU에 보내준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에 감사하다. 미래에는 언제나 흥분되고 신나는 것들이 많이 있고 가능성은 언제나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마동석 배우 사랑한다"며 마동석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키트 해링턴은 "한국 관객 여러분, 마블 팬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하다. 가서 즐기길 바란다"며 "저도 MCU의 일원이 되어 흥분감을 감출 수 없다. 이 영화에서 그간 MCU에서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한 인물들의 조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감독님이 유니크하고 스타일리시하다. 그녀의 역량을 충분히 즐길 거라고 본다"고 귀띔했따.

'이터널스'는 오는 11월 3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