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고상한 척하는 영국인들 인정 받아 기뻐" 소감
윤여정 "'고상한 체하는 英'이라 말한 이유는…" [종합]
74세의 한국인 배우 윤여정이 콧대 높은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11일(현지시간)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주최로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개최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화상으로 등장한 윤여정은 영어로 "한국 배우 윤여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자"라고 말하면서 별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윤여정은 "이번 수상은 더욱 특별하다"며 "고상한 척하는(Snobbish) 영국인들이 나를 좋은 배우로 인정(recognize)해줬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게 소감을 밝혀 진행자의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윤여정은 버라이어티를 통해 "나는 영국을 자주 방문했고 10년 전에 케임브리지에서 펠로쉽을 했다. 당시에 그렇게 느껴졌다. 영국은 역사가 길고 그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니 아시아 여성으로서 고상한 체한다고 느낀 것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정 "'고상한 체하는 英'이라 말한 이유는…" [종합]
윤여정은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전형적이지 않은 할머니 연기로 호평받았다.

윤여정은 미국배우조합상(SAG)에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거머쥐며 미국 아카데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AG와 영국 아카데미는 미국 아카데미의 수상작들을 미리 꼽아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상에서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여우·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6개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여우조연상 수상에 그쳤다. 과거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았다.

올해 작품상은 영화 '노매드랜드', 감독상은 이 영화를 연출한 클로이 자오가 수상했다. '더 파더'의 앤서니 홉킨스는 80대의 나이로 20여 년 만에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시간 26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골드더비, 버라이어티 증은 현재 윤여정을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꼽는다.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새로운 기록을 경신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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