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SBS '모범택시' 출연
무지개 운수 택시기사 김도기 役
때아닌 대역 논란 "몰입도 방해"
액션신, 꼭 필수여야만 할까
배우 이제훈. /사진제공=SBS
배우 이제훈. /사진제공=SBS
≪박창기의 핫키워드≫
한 주간 있었던 방송계 이슈 가운데 '키워드'를 꼽아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의 시선을 더해 분석합니다. 방송의 내용을 넘어 이슈가 터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다루겠습니다.

'대역논란'

주연 배우에게 대역 없는 액션신은 필수인 걸까.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에 출연 중인 배우 이제훈이 대역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모범택시'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제훈은 극 중 무지개 운수 택시기사 김도기 역을 맡았다. 김도기는 특수부대(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장교 출신으로, 다수의 상대와 맞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가진 인물이다. 그만큼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고난도의 액션과 방대한 체력을 요구한다. 이에 이제훈은 위험한 부상을 피하기 위해 대역을 동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역 티 난다고 말 나오는 이제훈 액션 장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는 지난 17일 방영된 '모범택시' 4회차로, 김도기가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부른 옥상에서 조폭들과 싸우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 김도기는 격렬한 싸움을 벌이며 조폭들을 하나둘씩 쓰려 뜨려 나간다. 그러나 문제는 짧은 머리의 김도기가 중간중간 긴 머리를 휘날리며 액션을 소화한다는 것. 통일성이 떨어지는 대역의 등장에 누리꾼들은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제작진의 연출 문제와 함께 주연 배우의 책임을 언급하며 비난을 쏟았다.
/사진=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방송화면
/사진=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방송화면
한편 액션신을 대하는 배우들의 자세는 천차만별이다.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촬영에 지장이 갈 수 있는 액션은 대역으로 대체하는 일이 다반사다.

2012년에는 KBS 2TV 드라마 '각시탈'이 대역 논란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신현준과 대역의 외모가 지나치게 큰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일어 비난을 받았다. 이어 한채아의 액션을 대신한 대역의 얼굴이 노출돼 시청에 불편함을 안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역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일 경우 하차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인 것.

실제로 2011년 배우 김재원은 MBC 드라마 '나도, 꽃' 촬영에 임하던 중 오토바이 사고로 어깨에 상처를 입고 하차했다. 2019년에는 배우 고아라가 SBS 드라마 '해치' 촬영을 하다가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해 중도 하차한 바 있다.

'부상은 곧 하차'라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주연 배우에게 액션신을 강요할 순 없다. 그러나 이제훈이 '모범택시'에서 회당 1억 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더불어 이제훈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앞서 진행된 '모범택시' 제작발표회에서 액션신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기 때문인 것.

당시 이제훈은 '모범택시'의 관전 포인트로 '액션'을 꼽으면서 액션 장면을 위해 무술팀과 따로 연습했다. 내가 맡은 캐릭터가 다수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강인한 피지컬을 갖고 있다"며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됐다. 혹여나 다칠까 봐 걱정이 됐지만, 제작진이 안전하게 장면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줘서 온몸을 불살랐다"고 강조했다.
/사진='모범택시' 현장 스틸컷
/사진='모범택시' 현장 스틸컷
회차를 거듭할수록 드라마의 시청률이 대폭 상승하는 만큼 이러한 논란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19세 관람 불가라는 등급에도 불구하고, 몰입도 높은 이야기와 통쾌한 전개로 첫 방송 시청률 10.7%를 시작으로 단 4회 만에 15.6%까지 달성했다.

이런 가운데, 이제훈은 주연 배우로서 액션신에 대한 무게감을 이겨내고 본인의 역량에 맞춰 결과로 승부를 보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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