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계 '중국 리스크' 확산
'조선구마사' 관련주 시총 700억 이상 하락
차이나머니 투입된 작품들 눈총…몸 사리는 방송사들
'조선구마사' 포스터 / 사진 = SBS 제공
'조선구마사' 포스터 / 사진 = SBS 제공
역사 왜곡 논란으로 4일 만에 폐지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사태가 확산되면서 관련 종목의 시가총액이 700억 원 이상 날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YG엔터테인먼트와 SBS의 시가총액에 대해 지난 26일 기준, 1조 2297억 원으로 집계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조선구마사'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의 모기업이다.

'조선구마사'가 첫 방송된 지난 22일 종가는 1조 3014억 원이었다. 방송사 측이 폐지를 공고한 뒤 시가총액은 716억 원 증발했다.

이 기간 YG엔터테인먼트는 5.63%, 자회사인 YG PLUS도 2.64% 하락했고, SBS는 5.24% 줄었다.

'조선구마사'는 1회 방영 이후 역사 왜곡이라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SBS는 방영권료 대부분을 선지급했고, 촬영 또한 80% 이상 마친 상태였다. 이 가운데 폐지를 결정하면서 제작비 320억 원 가량은 허공에 날린 꼴이 됐다.

특히 SBS의 경우 남은 14회분을 방영하지 못할 경우 손실은 최대 7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구마사' 광고주 및 제작지원사 20여 곳이 빠른 손절을 했다. 주연으로 출연한 장동윤, 감우성, 박성훈, 김동준 등도 사과문을 올리며 왜곡된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반성했다.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철인왕후'에 이어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도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며 뒤늦게 사과했다.

역사 왜곡 콘텐츠를 '처단'하겠다는 움직임은 이제 시작이다. 오는 6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설강화'도 민주화운동 역사 폄하, 간첩·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찬양 등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조선구마사' 사태의 중심에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블랙핑크 지수가 주연을 맡아 팬들조차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또 '설강화' 제작사인 JTBC 스튜디오는 중국 텐센트에서 1000억 원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이 되기 전부터 네티즌들은 '설강화' 보이콧을 예고했고, 반중 여론이 불거지면서 한 가구회사는 협찬을 취소했다. '설강화'의 경우 역사 왜곡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여론은 이 작품에 초미의 관심사를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JTBC의 새 드라마 한석규, 정유미가 출연하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중국 소설 '추리의 왕' 시리즈 중 하나인 '동트기 힘든 긴 밤'을 각색한 작품이라 눈총을 받는 상황이다.

중국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tvN 새 드라마 '잠중록', 중국 대표 OTT서비스인 아이치이가 제작에 참여한 tvN '간 떨어지는 동거'도 논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간접광고(PPL)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 등 중국의 입김이 닿은 모든 작품에는 시청자들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이같은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부터 광고주들까지 부담이 커졌다. 이름이 거론된 것 만으로도 배우가 광고한 제품의 불매 움직임이 일며, 기업의 경우 '역사왜곡 광고를 지원한다며 '매국노'라는 비난과 함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방송가에서는 사극 콘텐츠를 안 할 수 없기 때문에 철저한 고증이 답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자문위원단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예랑 기자 nor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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