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철인왕후', 지난 14일 종영
설인아, 후궁 조화진 役
흑화하는 캐릭터 탁월하게 소화
"오랜만에 한 사극, 떨렸지만 즐거운 시간"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에서 후궁 조화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설인아.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에서 후궁 조화진 역으로 열연한 배우 설인아.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배우 설인아의 열연이 빛을 발했다.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에서다. 극 중 후궁 조화진 역을 맡은 그는 절정에 치달을수록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는 캐릭터의 면모를 탁월하게 소화하며 호평을 끌어냈다.

'철인왕후'는 불의의 사고로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 영혼이 깃들어 '저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신혜선 분)과 두 얼굴의 임금 철종(김정현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설인아가 연기한 조화진은 철종이 강화도로 유배 가기 전 운명처럼 마주친 첫사랑으로 후궁에 책봉된 인물이다. 설인아는 다채로운 캐릭터 변화를 통해 연기력 입증은 물론,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2015년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로 데뷔한 설인아는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학교 2017',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내일도 맑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청춘기록' 등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설인아는 '철인왕후'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위해 영평군(유민규 분)한테 국궁장에서 '그 시체는 꼭 오월(김주영 분)이어야만 한다'고 했던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설인아는 '철인왕후'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위해 영평군(유민규 분)한테 국궁장에서 '그 시체는 꼭 오월(김주영 분)이어야만 한다'고 했던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2016년 방영된 MBC 드라마 '옥중화' 이후 5년 만에 사극에 출연한 설인아. 그는 "오랜만에 한 사극이어서 부담이 많이 되고 떨렸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면서 "배우들과 스태프, 감독님과 호흡이 좋아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철인왕후'를 찍으면서 옛날 생각이 떠올랐다. 당시에는 좋은 역할을 맡아 행복하기도 했지만, 많이 혼나기도 했어서 톤과 관련해 부담이 됐다. 그래서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그만큼 여유가 더 생긴 것 같다. 현대극과 사극은 대본부터 조금 다른데, 현대극은 몸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면 사극은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 장르"라면서 "톤을 다운시켜 말하기도 하고, 책을 느리게 읽으며 호흡을 길게 하는 것도 연습했다. 뭐든 잘하는 조화진을 연기하기 위해 서예부터 승마, 국궁까지 열심히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설인아가 생각하는 조화진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조금 딱하고 사랑에 솔직해서 상황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캐릭터"라고 말했다.

또한 "상대에 따라 감정 표현하는 것이 극과 극이었는데, 상대 캐릭터에 따라 감정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나로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나는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는데, 보이기에 악역이었던 조화진이 나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라고 설명했다.

"영상 클립들이 올라올 때 저도 모니터링을 하면서 댓글들을 봤어요. 그때는 조화진에 대한 댓글들에 상처받기도 했었죠. 그럴 때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매니저님이 저를 많이 챙겨주고 멘탈을 잡아줬어요.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누구보다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셨죠."
설인아는 향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액션을 골랐다.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설인아는 향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로 액션을 골랐다. /사진제공=위엔터테인먼트
극 중 조화진은 질투심에 눈이 멀어 극단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아 보는 이들을 분노케 했다. 흑화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설인아는 "흑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내가 더욱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어우러지는 것이었다. 여배우 중에 나만 정극이다 보니 코미디적인 요소가 없어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면서 "혼자 너무 정극으로 가면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튈 수 있어 이를 녹여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을 통해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새롭게 배웠다는 설인아. 그는 "신혜선과 할 때는 리허설부터 촬영 슛까지 다양하고 생생한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 촬영하는 배우 중 제일 많은 스케줄이 있는데도 항상 웃음과 배려가 넘치는 모습에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현과는 두 번째 만남이다. 그래서 그런지 현장에서 괜한 든든함과 친근함이 느껴졌다. 그만큼 잘 챙겨주고 집중하는 모습에 함께 더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며 "유민규는 보기와는 다르게 개구쟁이에 수다쟁이다. 그 매력에 빠져 나도 스스럼없이 얘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연희와는 둘이 (배역의 악행이) 어디까지 갈지, 더불어 '두 캐릭터 모두 욕을 많이 먹어서 우리 오래 살 거 같다'며 장난스레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가도 슛이 들어갈 때는 진지한 모습을 잃지 않는 모습에 반했다. 배종옥은 연기할 때의 카리스마와 달리 젤리를 사랑하는 모습이 많이 귀여웠다"고 밝혔다.

"좋은 모습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거예요. 좋은 기회로 함께하게 되는 작품 하나하나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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