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갚은 브레이브걸스
"더 이상 내려갈 곳 없었다"
"현실로 인해 꿈과 멀어졌다"
'업글인간' 브레이브걸스/ 사진=tvN 캡처
'업글인간' 브레이브걸스/ 사진=tvN 캡처


그룹 브레이브걸스가 tvN '업글인간'을 통해 힘들 때 오랜 시간 묵묵히 도움을 준 고마운 사람들을 만났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업글인간'에서는 브레이브걸스 멤버들이 힘들었던 무명시기를 버틸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되어준 사람들을 찾아가 보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브레이브걸스 은지가 보답하고 싶은 사람은 친오빠였다. 은지는 "어디 급할 때 다 데려다 주고, 연습할 때 저녁 늦게까지 기다려준 오빠"라고 설명했다. 직접 만든 도시락을 받은 친오빠는 "은지가 살면서 처음해 준 음식"이라며 "진짜 맛있어 보인다"고 다소 영혼 없는 리액션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은지가 "김밥 맛이 어떠냐"고 묻자 오빠는 "남다르다"는 모호한 평가로 또 다시 웃음을 안겼다.

함께 있던 유정은 "은지와 오빠가 어렸을 때부터 싸운 적이 없다고 들었다"고 했다. 은지는 "일방적으로 오빠를 괴롭혔다. 오빠가 나 때문에 거짓말하거나 감싸준 행동들을 부모님한테 고자질했다. 그래서 오빠는 이유도 없이 혼나고 그랬다"며 "초등학교 4학년 때 보이스피싱을 당했는데 두 살 밖에 차이 안 나는 오빠가 해결해서 돈을 돌려 받아줬다"고 회상했다.

은지 친오빠는 현재 브레이브걸스의 숙소를 구한 부동산 중개인이었다. 그는 "제한된 예산과 상황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점점 숙소가 열악해졌는데 마지막 예산을 듣고 이 집이 끝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여기 밑으로는 없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여기저기 찾았는데 우연치 않게 지금 집을 만났다. 그 집에 들어가서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친오빠는 또 "은지가 브레이브걸스를 접고 사업을 하려고 했다. 사무실을 구해서 인테리어를 하던 도중에 다 망해버렸다. 안하길 잘했다. 브레이브걸스 이렇게 잘되지 않았냐"며 웃었다. 이어 조카 수호를 만난 은지는 행복감을 드러냈다. 그는 오빠를 향해 "앞으로도 많이 보답할게. 이렇게라도 보답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브레이브걸스 유정이 보답하고 싶은 사람은 친언니였다. 유정은 "가장 고마운 사람은 언니다. 3살 차이가 나는데,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맞벌이할 때도 뭔가를 그렇게 만들어서 날 먹였다. 날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는지 간식 하나라도 만들어서 손에 쥐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받기만 했는데 지금은 조카가 생겼다.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언니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려 한다"며 임신한 언니를 위해 유모차 쇼핑에 나섰다.

유정이 관심 갖던 유모차 가격은 210만 원이었다. 할인을 받아도 137만 원 가량의 고가였다. 유정은 "우리 언니 늙으면 태워줘야겠다"며 깜짝 놀랐고, 은지도 "도시락 싸드리자"고 말했다.

유정은 수익이 없던 시절 언니가 도와줬다며 "형부도 내가 안 받겠다고 해도 엄마한테 용돈을 전해줬다. 받은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이어 유정은 큰 마음 먹고 7개월 무이자로 유모차를 결제했다.

민영과 유나는 '롤린' 작곡가 차쿤을 찾았다. 그는 "내 마음 속에 있는 이야기를 친구들한테 이야기해도 공감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빠가 상담을 잘해줬다. 위로와 용기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민영과 유나는 차쿤을 위해 샌드위치를 직접 만들어 전달했다. 차쿤은 "정말 맛있다. 정성이 느껴진다"며 감탄했다. 유나는 "다른 디렉션 봐주는 사람들도 나한텐 선배니까 무서웠다. 그런데 차쿤 오빠는 웃으면서 편하게 대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업글인간' 브레이브걸스/ 사진=tvN 캡처
'업글인간' 브레이브걸스/ 사진=tvN 캡처
이후 민영의 플렉스로 브레이브걸스는 4년 만에 첫 회식을 가졌다. 유나는 "넷이 소고기를 먹은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민영은 "맏언니로서 좋은 걸 해주고 싶었는데 드디어 해줄 수 있어서 좋다. 멤버들 신나하는 모습 보니 좋다"며 "'운전만해' 앨범 준비 직전에 멤버들이 많이 지쳐있던 것 같다. 앨범 발매 얘기했을 때도 너무 좋은데 '우리가 잘 될 수 있을까' 했다.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결과가 또 너무 안 좋았다. 3년 5개월 만에 나왔는데 장마와 태풍이 오니까 음악방송이 갑자기 결방이 됐다. 활동도 제대로 못하고 끝났을 때 현실을 깨닫고 생각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유정은 "무대에 서기 싫었다. 어차피 우리는 안되고 있는데 우리를 비춰주는 불빛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당장 내일 내야할 카드값도 떠오르고 현실과 마주하다 보니 꿈이 멀어졌다"고 고백했다. 유나도 "시간이 지날 수록 너무 하기 싫었다"며 "역주행 2주 전에 도망치듯 짐을 뺐다. 여기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너무 힘들어서 캐리어에 짐을 막 싸서 도망갔다"라고 말했다.

민영은 "말도 안되게 너무 좋은 일이 생겨서 기쁘고 그 당시 멤버들이 버텨주지 않았으면 이런 순간이 오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 더 '업그레이드'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잘해보자"고 다독였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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