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이승윤X정홍일X이무진 기자 간담회
이승윤 "악플 찾아다니면서 본다"
정홍일 "이야기를 담은 록 음악 하고파"
이무진 "쟁여뒀던 노래, 발표 예정"
'싱어게인'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사진제공=JTBC
'싱어게인'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사진제공=JTBC
JTBC 예능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 TOP3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이 '유명가수전'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

16일 오전 '싱어게인' TOP3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 됐다. 행사에는 우승자 이승윤을 비롯해 정홍일, 이무진이 참석했다.

지난 8일 종영된 '싱어게인'은 방송 최초로 모든 참가자를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부르는 번호제를 도입한 오디션 프로그램. 과도한 경쟁 구도와 자극적인 편집에서 벗어나 감동과 힐링을 선사하며 일명 '순한 맛 오디션'으로 호평 받았다.

매회 자체 시청률을 갱신한 '싱어게인'은 매주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으며 참가자들의 무대 영상은 조회수 1700만 뷰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최고 시청률은 11.8%까지 치솟았다.

71팀 중 최종 우승자는 이승윤. 그는 TOP6 결승 무대에서 이적의 '물'을 선곡해 열창했고, 심사위원단 점수, 사전 온라인 투표 점수, 생방송 문자 투표를 합산해 총 2886.79점을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정홍일은 마그마의 '해야'로 2위, 이무진은 신촌블루스의 '골목길'로 3위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싱어게인' 이승윤./사진제공=JTBC
'싱어게인' 이승윤./사진제공=JTBC
이승윤은 "끝난 지 얼마 안됐고, 끝나자마자 해야 할 것들이 있어서 아직은 적응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홍일은 "많은 사랑을 받다보니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기쁨과 걱정이 함께 들더라"고 했다. 이무진은 "피곤함을 안고 달라진 생활과 함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어게인'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묻자 이승윤은 "나는 원래 무명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나 이름이 있는데 빛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름이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라며 "스스로 내 이름을 되 내이며 살아야지 했는데, '싱어게인'은 대놓고 무명가수전이라 좋았던 것 같다. 둘러 둘러서 무명이라 하는 게 아니라 대놓고 무명가수라 해서 마음 편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정홍일은 "대중음악에 도전하기 위해 참여했다. 이제는 무명에서 유명으로 이름을 밝히고 음악 활동을 해야 하기에 기분이 조금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무진은 "참가 자격이 앨범을 낸 무명가수이다 보니 무명이기 전에 '내가 가수인가?' 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르더라. 난 가수라기 보단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데뷔한 사람도 아닌데 참가할 수 있다 해서 오디션 삼아 나가자는 생각에 편하게 임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승윤은 1라운드부터 시작해 TOP3까지 올라간 소감에 대해 "라운드마다 어떤 무대를 할까,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메시지를 담을까에 급급하다보니 얼떨떨하게 TOP3가 됐다"고 밝혔다. 정홍일도 "정말 정신이 없었다"고 공감했다.
'싱어게인' 이무진./사진제공=JTBC
'싱어게인' 이무진./사진제공=JTBC
미처 전하지 못한 우승 소감이 있을까. 이승윤은 "저희의 이름을 걸고 나왔지만, 수많은 기성 선배님들의 노래를 빌려와서 무대를 꾸민 거다. 원곡 가수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영광이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무진은 "사실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임팩트 있는 무대들이 관심을 많이 받기 마련인데, 나는 기억에 남을 정도의 무대를 한 적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이어 이무진은 "정홍일, 이승윤 형의 무대를 현장에서 바라봤을 때 나에게 없는 게 있다. 내 무대는 편하다는 느낌은 있어도 기억에 남는 게 없는데 두 분은 무대 장악력이 엄청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장르적으로 아직 하고 싶은 음악의 길은 정해두지 못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실험해보고 있다. 앞으로 보여줄 음악은 무궁무진하다"고 자신했다.
'싱어게인' 이승윤./사진제공=JTBC
'싱어게인' 이승윤./사진제공=JTBC
이승윤은 이무진의 음악을 '휘파람', 정홍일의 음악은 '마그마'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무진은 바람소리인데 알맹이가 있는 목소리다. 듣고 있으면 유니크하면서 듣기 좋다. 정홍일 형은 마그마인데 막상 대면 뜨겁지 않은 스윗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를 실감 하냐고 묻자 이승윤은 "내가 그렇게 인맥이 넓은 줄 몰랐다. 잠깐 스쳤던 모든 분들에게 연락이 와서 이정도면 출마해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다만 과거 제 흑역사 영상들은 안 올려주셨으면 한다"고 웃으며 부탁했다. 이무진은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 메뉴 퀄리티가 높아지고, 잔소리가 적어졌다는 점에서 인기를 실감한다"며 "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정말 많이 받았다. 내 팬카페에 가입했는데, 거기에 나를 향한 편지들이 너무 많더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억에 남는 댓글은 무엇일까. 이승윤은 "나는 악플을 찾아다니면서 본다. 무시해야 할지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확인해야할지 분간을 못해서"라며 "악플은 아니지만 '너의 팬이지만, 너의 이마까지 사랑할 수 없겠다'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 내 음악적 역량은 이마를 덮는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 오늘도 대중성을 가미해 반만 까고 왔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싱어게인' 정홍일./사진제공=JTBC
'싱어게인' 정홍일./사진제공=JTBC
정홍일은 "'싱어게인'을 통해 대중음악 속 록 장르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다. 앞으로의 음악은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록음악이나 대중음악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앞서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은 본인을 '나는 배아픈 가수다', '나는 대중음악이 가능한 정통 헤비메탈 가수다',' 나는 노란 신호등 같은 가수다"로 소개한 바 있다. '싱어게인'이 끝난 후 자신을 어떤 가수라 이름 지었을까. 정홍일은 '나는 대중적은 록 가수'로, 이승윤은 '나는 정통 댄스가수'로, 이무진은 '나는 이무진이다'라고 정의했다.

향후 활동 계획을 묻자 정홍일은 "'싱어게인' 전국 콘서트에 집중하고 있다. 경연 때 보여드리지 못한 멋진 모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무진은 "아직 내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발표한 적이 없어서 쟁여뒀던 몇 친구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려고 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TOP3는 '싱어게인' 스핀오프로 프로그램으로 방송될 '유명가수전'을 언급해 또 다른 역대급 무대를 향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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