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유청희 기자]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어디에나 도와주는 사람들은 있죠.”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에서 근로감독관 역을 맡은 김동욱의 말이다. 그동안 다양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힘썼던 조진갑(김동욱 분). 지난 28일 방송된 ‘조장풍’ 마지막 회에서는 조진갑이 이제껏 자신이 도와줬던 이들의 도움을 받아 비리 업체 실소유주인 정치인 양인태(전국환 분)를 잡아 넣는 데 성공했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IT 업체에서 죽을 힘을 다해 살아남은 사회 초년생, 얼마 안되는 알바비를 사장에게 뜯긴 배달 노동자, 3100원을 채워넣지 못했다는 이유로 버스 회사에서 해고된 노동자 등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이날 방송된 ‘조장풍’ 31, 32회(마지막 회)에서는 온갖 비리로 점철된 양인태가 결국 도지사에 당선됐다. 하지만 이는 누명을 쓴 공장 노동자 아버지의 진실을 알고난 뒤 조진갑의 편으로 돌아선 변호사 우도하(류덕환 분)의 계획 가운데 하나였다. 우도하는 조진갑과 천덕구(김경남 분)의 갑을 패밀리 앞에서 양인태를 당선되게 놔둘 것이라고 했다. 각종 의혹에도 높은 지지율을 받던 양인태를 현실적으로 막아설 방법이 없었던 것. 다만 그는 전략적으로 선거 무효 소송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이후 양인태가 도지사에 당선됐지만 우도하는 그에게 선거 무효 소장을 내밀었다. 우도하는 “나하고 법으로 싸우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하게 보여드리겠다”고 선포했다. 법정에서 재회한 양인태와 우도하. 우도하는 직원들을 사지에 내몰았던 선강의 실소유주가 양인태인 것을 밝힐 핵심 증인을 요청했다. 양인태의 아내이자 전 명성 회장 최서라(송옥숙 분)와 그의 아들 양태수(이상이 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양인태를 선강 실소유주로 지목하면서도 분노조절이 되지 않아 법정에서 퇴장당했다.

이때 주미란(박세영 분)이 양인태가 벽돌을 던져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상황이 담긴 CCTV 자료를 들고 나와 결정적으로 활약했다. 양인태의 밑에서 온갖 더러운 일을 하다 아들이 공장에서 사망할 뻔한 사고를 겪고 각성한 구대길(오대환 분), 보복이 두려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은 척했던 이동영(강서준 분) 또한 용기를 냈다. 이들은 증인으로 나와 힘을 보탰다. 조진갑은 양인태에게 “2주 뒤 선고 날 보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후 우도하는 조진갑에게 “왜 이렇게 가망 없는 날 믿어줬냐”고 물었고, 조진갑은 “네가 좋았나보다. 나보고 세상을 바꾸라고 하는 네가”라고 말해줬다. 우도하는 “양인태는 불출석 전략으로 나올 것”이라며 “꼭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오 대리(김시은 분)는 양인태가 잠잠하자 그의 돈줄을 추적했다. 그의 별장, 토지 등이 급매로 처분되고 있었다. 위치 추적은 차단된 상태였다. 천덕구가 “도주 각”이라고 설명하자 조진갑과 주미란은 검사 김지란(차정원 분)을 통해 출국 금지를 요청했다. 김 검사도 동의했다.

한편 양인태는 출국 금지가 될 것은 예상했다며, 여유롭게 강변에서 개인 헬기를 기다렸다. 자신의 비서에게 “외국에서 자리를 잡아 놓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인태의 눈 앞에 등장한 것은 조진갑이었다. 양인태 위치 추적 경로가 차단되자 조진갑은 그동안 그가 도와줬던 사람들로 이뤄진 단톡방을 통해 알음알음 제보를 받으면서 그의 행적을 쫓았던 것. IT업체 디자이너, 배달 노동자, 버스 운전기사와 공장에서 벽돌에 맞아 사망한 이창규의 아내, 양인태의 바지 사장 등 다양한 사람들이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왔다. 양인태는 구속됐다.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시간이 흐른 뒤, 조진갑은 또 다시 근로감독관의 무료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체불임금과 퇴직금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한국노총에 소개해주면서 분투했다. 우도하는 죄를 뉘우치기 위해 수감돼 구대길과 함께 감옥생활을 했다. 우도하가 모범수로 권력을 잡고 있는 방에 양인태와 양태수가 들어오게 됐다.

한편 천덕구와 고말숙은 결혼을 하게 됐고, 이들의 결혼식에 간 조진갑과 주미란은 자신들의 결혼식을 떠올렸다. 대화를 하던 중 주미란이 조진갑에게 먼저 다가가 입맞춤을 하고, 이 모습을 딸이 바라보면서 극이 마무리됐다.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방송 화면.
지난 4월 8일부터 방송된 ‘조장풍’은 전직 유도 선수이자 체육교사였던 조진갑이 한 사건을 겪고 학교를 나온 뒤 근로감독관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 호평받았다. 타이틀 롤을 맡은 김동욱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함께 매 회 약자들이 승리하는 통쾌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현실에 이런 근로감독관은 없다’면서도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하며 월화극 1위를 이어왔다.

‘조장풍’은 매회 근로감독관 조진갑의 승리로 끝나는 만화같은 ‘사이다 드라마’에 그치진 않았다. 만화같은 승리로 가는 사이 가장 큰 울림을 준 것은 이야기 곳곳에 메워진 현실 노동자들의 사연이었다. 3100원 때문에 잘린 운전기사와, 퇴사한 선배들의 일까지 떠맡아 매일 야근을 하면서도 ‘네가 못해서’라는 이유로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사회 초년생 이야기가 펼쳐졌다.

‘조장풍’은 노동자들의 환경과 그 문제를 조명하면서도 이들을 힘 없고 서러운 존재로만 그리지도 않았다. 조진갑이라는 가상의 인물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서는 이야기를 그려갔다. 김동욱, 박세영, 김경남 등 주연 배우들 뿐만아니라 꼿꼿한 검사 차정원, 한 많은 공장 노동자였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던 류덕환과 버스 운전 기사 김민규 등의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강서준, 안상우, 김홍파, 송옥숙, 전국환 등 다양한 배우들의 연기가 이야기에 풍성하고 명쾌한 힘을 보탰다.

‘조장풍’ 후속으로는 정재영, 정유미, 오만석의 ‘검법남녀2’가 내달 3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유청희 기자 chungvsky@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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