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숨 막히는 전개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마치 탁구공을 주고받듯 주인공들의 호흡이 잘 맞았고, 방송 내내 긴장감을 유지했다. 지난 23일 베일을 벗은 JTBC 새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의 이야기다.

‘SKY 캐슬’은 한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자식은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욕망을 다룬다. 허영과 야망에 가득 찬 이들의 민낯을 생생하게 드러내며, 재미와 풍자까지 더할 예정이다.

시작 전부터 ‘상위 0.1%가 모여사는 곳’이라는 설정과 드라마 ‘골든 크로스’ ‘각시탈’ ‘신의 저울’ 등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작품을 집필한 유현미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주목받았다. 염정아·정준호·김정난·이태란·최원영·윤세아·김병철·오나라·김서형·정애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첫 회부터 베테랑 연기자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이미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등장인물 소개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예고로 꾸려지는 첫 회의 특성상 자칫 몰아치는 전개가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모든 연기자들이 과하지 않게 제 몫을 다해 극은 흔들림 없이 나아갔다.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으로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도 한껏 끌어올렸다.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 화려하고 치열하다

상류사회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SKY 캐슬’은 주인공들이 사는 곳부터 성(城)으로 꾸며 시선을 모았다. 성 안에 모여사는 각계 부유층들의 삶을 조금씩 보여주며 이들의 바람과 고민도 공개했다.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고 싶어 하는 부모의 처절함이 중심이었다.

특히 한서진(염정아)은 아들을 낳지 못해 구박받은 설움을 딸의 의대 합격으로 만회하려고 했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오직 아이의 의대 합격을 위해 열정을 쏟는 엄마였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남편 강준상(정준호)은 그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해 언성을 높이지만, 서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아들을 의대에 합격시킨 이명주(김정난)에게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성대한 파티를 여는 등 애를 썼다.

마침내 비법을 전수 받은 서진은 이른바 ‘입시 코디네이터’인 김주영(김서형)을 만났다. 극소수 상류층만 아는 인물로, “입학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는 소개가 붙었다. 서진은 딸을 주영에게 맡기면서 모든 걸 이뤄낸 듯 기뻐했다.

노승혜(윤세아) 역시 로스쿨 교수인 남편 차민혁(김병철)의 등쌀에 못이겨 명주를 찾아가 “아들의 의대 합격 비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 역시 주영을 만났으나, 주영에게 거부당하면서 극은 흥미를 더했다. 주영의 손을 잡은 서진과 그렇지 못한 승혜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도 주목할 점이다.

첫 회가 끝날 무렵, 이수임(이태란)이 등장했다. 동화작가인 수임은 소탈한 차림으로 시장에서 장을 봤다. 사실 그의 아들 황우주(찬희)는 서진의 딸 강예서(김혜윤)와 고등학교 공동 수석입학자로 이름을 올렸다. 주영이 서진에게 우주의 존재를 알렸고, 수임의 연락처도 넘기면서 알아두라고 했다.

이후 크루즈 여행에서 예정보다 일찍 돌아온 명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듯한 장면으로 한 회가 마무리됐다. 예고를 통해서는 명주의 집으로 이사 온 수임의 모습이 흘렀다.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
◆ 생생하고 실감난다

‘SKY 캐슬’이 출발부터 강한 흡입력을 보인 건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 ‘진짜 저런 일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살아 숨쉬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로 인해 ‘있을 법한 이야기’가 됐다. 극의 개연성을 높이는데 큰 몫을 했다.

염정아와 김정난, 윤세아를 비롯해 김병철, 정준호, 김서형 등은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며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아슬아슬한 관계까지 세심하게 표현했다.

특히 자신의 욕심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 서진 역의 염정아는 어색한 기운은 조금도 없이 첫 회부터 잘 녹아들었다. 까칠하고 제멋대로인 준상 역의 정준호도 지금까지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염정아와 매끄럽게 호흡을 맞췄다.

김병철은 이기적인 민혁이라는 인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아내를 윽박지르며 야망을 드러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앞으로 보여줄 활약도 기대하게 했다. 묘한 분위기의 승혜를 표현한 윤세아도 흥미를 더했다. 첫 회 말미에 모습을 드러낸 김서형은 건조하고 싸늘한 얼굴과 목소리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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