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화면 캡처
SBS 장수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이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29일 종영했다. ‘백년손님’은 커플 중심의 예능에서 벗어나 사위와 장인, 장모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가족 예능으로 거듭났다. 정감 넘치는 가족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여러 연령층에서 고르게 인기를 얻었다.

이날 방송된 ‘백년손님’에서는 사위 권해성, 하일, 박형일과 이들의 장인·장모 이야기가 펼쳐졌다. 권해성은 장인을 위해 아내 윤지민에게 안마를 배워왔다. 하지만 안마를 하려던 때 하필 아시안게임 한국-베트남 축구경기가 중계됐다. 장인은 집중해서 축구를 보고 싶었지만 사위의 성의를 생각해 안마를 받겠다고 했다. 권해성은 안마를 곧잘 하더니 이내 너무 긴장한 듯 심하게 다리를 떨었다. 다음날은 비가 왔다. 농사를 하는 장인, 장모는 야외 농장 일 대신 사과 박스를 조립했고 권해성도 거들었다. 권해성은 장인에게 사과 박스를 잘 접는다고 칭찬을 받았고 장모가 튼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추기도 했다.

하일은 장모의 제안으로 새벽 운동을 나가게 됐다. 투덜대면서도 운동을 끝까지 마치고 장모가 싸온 아침 도시락도 맛봤다. 집에 돌아와 쉬던 하일은 이불에서 냄새가 난다며 장모에게 이불 빨래를 제안했다. 장모는 아끼는 이불이라 세탁기에 돌릴 수 없다고 했고 결국 하일과 장인이 직접 밟아서 빨래를 해야 했다. 빨래가 끝난 후 장모는 하일에게 아귀찜 요리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하일은 싫어하는 음식이라며 투덜댔지만 장모의 아귀찜 비법을 열심히 배웠다. 알고 보니 아귀찜은 하일의 아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장모는 자신이 요리를 해 줄 수 없을 때 하일이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화면 캡처
박형일 장모는 처진 눈꺼풀 때문에 쌍꺼풀 수술을 받기 위해 마라도에서 상경했다. 수술 6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금식을 해야 하는데 박형일과 장모는 늦잠을 잤고 겨우 3분을 남겨두고 급하게 아침을 먹었다. 이후 두 사람은 병원이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로 향했다. 가로수길을 구경하던 두 사람은 만화방에 들렀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박형일은 만화방에서 장모 몰래 라면을 먹었지만 장모는 자신을 생각하는 사위가 기특해 모르는 체 했다.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하던 장모는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사위는 그런 장모를 옆에서 응원했고 수술 후에는 장모를 위해 선글라스도 선물했다.

‘백년손님’은 2009년 6월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지 9년여 만에 44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당시 ‘스타 부부쇼 자기야’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2013년에는 ‘자기야 백년손님’, 지난 1월부터는 ‘백년손님’으로 프로그램명을 변경했다. 기존 부부 중심 토크쇼였던 포맷은 사위와 장인·장모의 이야기로 바뀌었다. 이에 청년층에서 중장년층까지 여러 세대가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예능 됐다. 커플이나 부부 위주였던 예능들 속에서 가족으로 대상을 확장했고, 그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출연진 가운데 이만기와 남재현은 장기 고정출연해 장모와 ‘티격태격 케미’로 프로그램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남재현의 장모는 ‘후포리 이춘자 여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다른 연예인들이 후포리를 방문해 농촌 일과를 체험하는 에피소드도 그려졌는데, 사위와 장모의 이야기에서 살짝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만기는 투덜대면서도 ‘중흥리 제리장모’가 시키는 일을 다 하는 등 애틋한 마음을 보여줬다. 다른 사위들도 처음에는 장인·장모와 어색해하며 안절부절했지만 점차 가까워지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백년손님’ 방송 화면 캡처
출연진이 바뀌고 김용만, 김성주, 최양락 등 남자 MC들이 바뀌고, 또 목요일에서 토요일로 방송 시간도 바뀌는 가운데서도 김원희는 MC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줬다. 김원희는 첫 회부터 9년 동안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으며 2014년 여름부터는 단독 MC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백년손님’이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건 MC 김원희의 공도 크다. 이날 방송에서 김원희는 “사위들의 강제 처가살이가 5년이 넘었다”며 “지금까지 백년손님이 부침 없이 오랜 시간 큰 사랑 받았던 건 시청자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년손님’ 장인·장모·사위·아내에게도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린다”며 울컥했다.

‘백년손님’ 제작진은 ‘완전한 종영’이 아니라 ‘시즌 종영’이라고 했다. 끝이라는 말 대신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오겠다며 프로그램 부활의 가능성도 열어 놨다. ‘백년손님’ 후속으로는 오는 10월 6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5분 ‘빅픽처 패밀리’가 방송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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