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고백부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고백부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줄곧 ‘캔디형 캐릭터’를 도맡았던 장나라다. 특유의 통통 튀는 이미지와 동안 미모를 살린 연기로 사랑받았다. 그가 변신을 시도했다. 존재감은 막강했다.

장나라는 지난 13일 처음 방송된 KBS2 새 예능드라마 ‘고백부부’에서 육아에 찌든 38세 주부 마진주에 몰입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극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 38세 동갑내기 앙숙 부부가 20세로 돌아가 겪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날 마진주는 결혼기념일도 잊은 남편 최반도(손호준)에게 실망했다. 일이 바쁜 남편이 출근한 뒤엔 독박 육아가 기다렸다. 밥을 먹을 시간도 없어 물을 말아 먹는 게 당연해졌다. 오해가 있었지만, 최반도가 낯선 여자와 있는 모습을 보곤 설움이 폭발했다. 결국 이혼하자고 내뱉었다.

이혼 후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졌던 반지도 빼버렸다. 의문의 지진을 느꼈고, 눈을 떴을 땐 2017년이 아닌 1999년이었다. 당황하기도 잠시.죽었던 엄마가 살아있는 것을 보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마진주 역의 장나라는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38세 주부의 모습으로 시작해 캠퍼스 여신인 20세로 돌아가는 과정을 이질감 없이 표현하며 첫 방송을 단연 하드캐리했다.

독박육아로 지쳐가면서도 아이 때문에 웃고 우는 엄마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남편과의 소통 부재로 힘들어하다 결국 오열하는 모습은 몰입을 높이며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20세로 돌아간 모습으론 폭소를 유발했다. 신체는 젊어졌지만 온 몸에 남아있는 ‘아줌마스러움’이 장나라의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오버처럼 보일 수 있는 행동마저 제 옷인 양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또래 여대생들을 보며 “하이고~ 너무 예쁘다”라며 감탄하거나 과거 자신이 차버렸던 선배를 보며 “쟤를 만났어야 한다”고 혀를 찼다. 과거로 돌아간 상황에 행복해하는 것이 화면 밖으로 느껴질 만큼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모습이었다.

극의 연출을 맡은 하병훈 PD는 첫 방송 전에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장나라에 대해 “20세와 38세의 간극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장나라가 아닌 마진주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소화한다”고 말했다. 장나라는 눈빛부터 손짓까지 모든 것을 마진주 화(化)했다. 하 PD의 칭찬이 신뢰를 얻었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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