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 /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 /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 코리아
40대 중반의 나이에도 우아한 미모는 여전했다. 다만 시청자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로 1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배우 이영애의 이야기다.

‘시청률 보증수표’ ‘원조 한류여왕’으로 불리던 이영애가 돌아왔다. 지난 1월 26일 첫 방송된 ‘사임당’은 총 30회 중 20회를 지나며 종반부로 넘어가고 있다. 2003년 방송된 MBC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류 열풍을 이끌었던 이영애가 13년만의 컴백작 ‘사임당’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일까.

◆여전한 미모와 광고 경쟁력, 해외 영향력
이영애는 ‘사임당’에서 조선 시대 신사임당과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을 맡아 조선 시대와 현세 시대를 오가며 1인 2역 연기를 펼치고 있다. 조선 시대 천재 여류화가 신사임당의 삶과 사랑이 주요 소재가 되는 만큼, 드라마는 사임당의 그림들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수려한 영상미를 완성했다. 이런 영상미를 완성하는 데는 이영애만의 우아한 자태와 분위기 또한 한몫했다. 세월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이영애의 아름다움은 실제 다섯 살 연하인 배우 송승헌과의 멜로도 자연스럽다.

이같은 우아한 미모를 바탕으로 1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그가 광고계에서 가진 입지는 여전히 굳건하다. 이영애는 지난 1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모델로 발탁된 데 이어 지난달 27일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생활가전 브랜드 ‘교원 웰스’의 광고 계약을 추가로 연장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그를 12년째 기용하고 있으며, 코리아테크가 유통하는 미용 기기 ‘리파캐럿’은 3년 째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지는 이영애의 변함없는 아름다움과 럭셔리한 이미지가 이영애를 꾸준히 모델로 기용하는 이유다”라며 “이영애와 광고를 진행한 후 브랜드 선호도와 매출이 증가하는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이영애가 가진 해외에서의 영향력은 아직도 건재했다. 제작사 그룹에이트에 따르면 ‘사임당’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방송되는 ‘Oh!K’ 채널과 Pay-TV, 대만 GTV-D, 홍콩 TVB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룹에이트 관계자는 “현지 팬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이영애의 고전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현대의 모습 등 새로운 매력에 빠져있다”며 “‘제2의 대장금’ 열풍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이영애가 여성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 /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 /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초라한 국내 시청률과 아쉬운 연기력
이영애가 출연했던 ‘대장금’은 5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한국방송사상 역대 시청률 10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그에 비해 현재 ‘사임당’의 시청률은 초라하다. 1, 2회 연속 방송된 ‘사임당, 빛의 일기’ 첫 방송의 전국 기준 시청률은 각각 15.6%와 16.3%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사임당’ 천하는 오래가지 못했다. 3회(13%), 4회(12.3%)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결국 신선함으로 무장한 KBS2 수목드라마 ‘김과장’에 1위 자리를 내어줬다. 그리고 지난 3월 29일 방송된 19회는 9%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제 이영애에게 ‘시청률 보증 수표’는 옛말이 됐다.

연기력도 아쉽다는 평가다. 극중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는 1인 2역을 맡은 이영애는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사극 부분에서는 신사임당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13년 전 ‘대장금’과 비교해 눈에 띄게 새로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 그간 봐왔던 사극 연기가 반복되는 느낌을 줬다. 또 현대극에서는 억센 캐릭터를 표현해야 했는데 가느다란 목소리 톤이 지닌 단점을 극복하지 못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3년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영애가 외모적인 부분이나 해외 경쟁력은 충분히 입증했다”며 “다만 연기적인 부분은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지만 대중들의 기대치가 컸기에 아쉬움이 도드라져 보인다”고 전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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