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애인있어요
애인있어요
‘애인있어요’가 불륜드라마? 아니, 정통 로맨스 드라마라고 부르자.

주말이 지나면 수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주말드라마 SBS ‘애인있어요’. 지난 8월 시작한 ‘애인있어요’는 초반 아내 도해강(김현주)을 외면한 최진언(지진희)과 강설리(박한별)의 애정전선으로 불륜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이것은 앞으로의 전개를 위한 속임수에 불과했다. 그저 그런 자극적인 불륜드라마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애인있어요’는 회를 거듭할수록 진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근래에 찾아보기 힘든 정통 로맨스에 시청자들의 호평은 끊임없이 쏟아졌다. 불륜드라마라는 편견을 타파한 ‘애인있어요’표 로맨스. 도해강이 기억을 되찾고 로맨스가 새로운 국면을 맞는 이 때, ‘애인있어요’의 핵심적인 로맨스를 되짚어본다.
애인있어요
애인있어요
# 도해강 ♥ 최진언
“사랑은 돌아오는거야!” 해강과 진언의 로맨스를 보고 있자니, 그 옛날 ‘천국의 계단’ (SBS, 2003-2004)에서 권상우의 대사가 떠오른다. 해강과 진언은 그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한 부부였다. 사고로 인해 딸을 잃고 두 사람 사이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해강의 냉정한 면에 지쳐버린 진언은 설리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4년 후 다시 마주보게 됐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해강은 진언과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감정은 남아있었던 것. 진언 역시 다시 해강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갔다.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속설처럼 두 사람은 기억상실, 음모 등의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결국 4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애인있어요' 박한별, 지진희
'애인있어요' 박한별, 지진희
# 강설리 → 최진언
알고 보니 완벽한 외사랑이었다. ‘애인있어요’ 속 가장 안쓰러운 인물을 꼽자면 단연 설리를 거론할 수 있다. 진언이 냉혈한으로 변해버린 해강에게 지쳐갈 때, 설리는 진언의 편안한 휴식처가 돼줬다. 진언에 대한 설리의 사랑은 깊어져갔고 진언 역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는 듯 했다. 하지만 진언의 감정은 오해였다는 것이 지난 28회에서 드러났다. 진언은 설리를 통해 과거 맑고 당차던 해강을 봤고,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전한 자신을 본 것이었다. 진언의 감정이 오해였다는 게 확실해지자 설리는 배신감으로 인해 ‘세상에도 없는’ 악녀로 변신을 시도했다.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설리를 향한 시청자들의 안타까운 마음은 점점 커져갈 뿐이다.
'애인있어요' 김현주, 이규한
'애인있어요' 김현주, 이규한
# 백석(이규한) → 도해강
설리가 사랑에 배신당한 가슴 아픈 악녀라면, 백석은 그야말로 키다리아저씨의 모범이다. 백석은 기억을 잃은 해강을 보살피고 끊임없이 구애했다. 가볍고 장난 같던 백석의 사랑은 생각보다 애절하고 깊었다. 후엔 홀로 참회의 길을 걸으려하는 해강에게 “널 위해서 신념도 버릴 수 있다”며 궂은 일을 자처하기까지 했으니. 이에 해강은 백석을 “내게 선물 같은 4년을 준 사람”이라 말한다. 이처럼 백석은 오롯이 해강만을 위한, 해강에 의한 남자였다. 해강의 마음이 진언에게로 향한 것을 알고도 백석은 끝까지 해강의 뒤를 지켰다. 해강이 기억을 찾고 진언에게 복수를 다짐한 이 때, 백석의 외사랑이 빛을 발하게 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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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SBS ‘애인있어요’ 포스터,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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