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2015년은 그야말로 셰프들의 시대다.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란 말이 등장할 정도로 여러 셰프들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고, 시청자들은 이들의 활약에 반기고 있다. 그 결과 다양한 채널에서 쿡방을 선보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쿡방 열풍의 선두에 있는 프로그램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게스트들의 냉장고 속 재료를 가지고 15분 동안 요리 대결을 통해 최현석, 샘킴 등 이미 이름을 많이 알렸던 셰프들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정창욱, 미카엘, 이연복, 이원일 셰프들까지 전 국민이 아는 셰프로 만들었다. 또한, 김풍, 홍석천, 박준우과 같은 비전문 셰프들도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로 바꿔놓았다.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9명의 셰프들이 있어도 ‘냉장고를 부탁해’는 셰프들의 꾸준히 쿡방만의 재미를 전하는데 집중한다. 지난 13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 이문세 편은 그들이 전하려는 ‘쿡방의 참맛’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회차였다.
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를 이용해 15분 안에 요리를 완성한다는 규칙이 존재한다. 그러나 살펴보면 셰프들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규칙은 ‘15분’ 밖에 없다. ‘유니 셰프’에게 약간의 도움을 청해도, 다른 게스트의 냉장고에서 재료를 빌려 와도 눈감아 준다. 지난 방송에서도 샘킴이 이문세 냉장고에 파르메산 치즈가 없었다고 하자 박정현과 최현석 셰프가 박정현의 냉장고에서 파르메산 치즈를 가져다줬다. 샘킴의 상대였던 이연복 셰프는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샘킴의 ‘샐러드 올리오’가 완성되는 것을 도왔다.

이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경쟁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게스트에게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은 셰프들의 진심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비록 자신의 요리가 선택받지 못해 별을 받지 못한다하더라도 말이다.

홍석천이 흘렸던 눈물 또한 셰프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홍석천은 ‘내 체질에 딱 맞는 요리’라는 주제로 정창욱 셰프와 대결을 펼쳤는데 그가 채소를 사용해 면을 만든 ‘채면차림’이 정창욱 셰프의 차가운 샤부샤부 ‘소고기 냉부’를 꺾고 이문세의 선택을 받았다. 이문세는 “완벽하게 갖춘 자의 도도함보다는 도전하려고 하는 홍석천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며 홍석천을 택한 이유를 밝혔는데 별안간 그의 평가를 들은 홍석천은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를 부탁해
홍석천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문세 선배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봤다. 정말 힘들고 외로웠을 때 라디오 들으면서 위로받았다.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이 저희와 함께 있어 눈물이 났다”고 눈물을 보인 이유를 전했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전하는 쿡방의 참맛은 먹는 사람을 위해 최고의 요리를 만들겠다는 셰프들의 열정과 진심이다. 박정현이 3년 동안 묵혀뒀던 빈티지 샴페인을 주저함 없이 따를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러한 셰프들의 열정과 진심이 현장을 축제로 만들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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