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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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도 2배, 논란도 2배. 시즌3로 돌아온 케이블채널 Mnet ‘쇼 미 더 머니3(이하 쇼미더머니3)’에 대한 이야기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래퍼들의 면면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도끼, 더 콰이엇, 스윙스, San E, 타블로, 마스타 우, 양동근 등 실력있는 뮤지션부터 요즘 가장 ‘블링블링’ 하다는 래퍼들이 총출동했다. 시즌1~2를 거치면서 ‘쇼미더머니’ 효과를 체감한 언더래퍼들과 일반인 출연자의 지원이 계속됐고, 이는 곧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헌데 지난 3일 첫 전파를 탄 ‘쇼미더머니3’는 방송 3회 만에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참가자 논란, 악마의 편집 등 이유도 다양했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과 관련한 갖은 이슈들은 연일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열기를 더했다. 아직 갈 길이 먼 ‘쇼미더머니3’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게 됐음은 물론이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쇼미더머니3’를 바라보는 대중의 반응도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이런 래퍼들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또 어디 있느냐”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또 반대급부에서는 “힙합신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그램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쇼미더머니3’, 과연 누구를 위한 오디션인가

음악을, 그것도 음악을 통한 경쟁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항상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수의 기준에 부합하는 상대적인 잣대 외에는 절대적 기준이 없는 게 음악인 터라, 평가하는 사람이나 평가받는 참가자나 양측에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전제 조건은 그 경쟁의 과정을 시청자 대다수가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쇼미더머니3’의 맹점도 여기에 있다. 본래 ‘경쟁’이 아닌 ‘기회의 제공’을 기획취지로 내세운 ‘쇼미더머니3’는 언뜻 보면 모두에게 열린 오디션인 것 같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3회 방송을 통해 선발된 참가자 23명의 면면을 보면 결국 뽑히게 될 사람이 뽑힌 것뿐이다. 일반인 지원자와 언더래퍼가 동일 선상에 올라 평가의 대상이 됐지만, 결과는 평등하지 않았다. 14년 차 래퍼 바스코의 출연이 화제가 된 것도 같은 이유다.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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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이 선발 과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석연찮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힙합을 즐겨듣는 이들이라면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참가자 상당수가 프로듀서들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일례로 기리보이, 씨잼, 바스코는 스윙스가 속한 저스트 뮤직 소속이며, 탈락한 B.I와 합격한 바비는 타블로와 마스타 우가 속한 YG엔터테인먼트 출신이다. 아무리 ‘쇼미더머니3’에 출연 제한이 없다고 해도 공정한 심사가 진행될 수 있는 지에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디스, 욕설, 스웨그, 이게 힙합의 전부인가

힙합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했지만, ‘쇼미더머니3’가 그리는 ‘힙합’은 앞서 ‘슈퍼스타K’을 통해 대명사로 자리 잡은 ‘악마의 편집’의 제물에 지나지 않는다. ‘쇼미더머니3’는 1회부터 참가자의 거친 욕설을 ‘삐’ 소리와 함께 노출하거나 인물 간의 관계를 ‘디스’로 형상화해 전달했다.

3회 방송에서는 이런 자극적인 편집이 극에 달했다. 이날 방송에는 마지막 순서에 등장한 참가자 타래가 김효은과의 1대 1 대결에서 패배한 뒤 심사위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을 박차고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타래는 자신을 붙잡으려 따라 나온 제작진을 밀쳐내며 “잘 먹고 잘사세요”라는 말을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떠 충격을 더했다.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타래는 방송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방송과 상반되는 내용이 담긴 해명 글을 게재했다. 타래는 “중간에 박차고 나올 정도로 예의 없이 살지 않았다. 말씀 듣고 나갔다”며 “감정 추스르는 사람을 작가들이 부추겨 경솔하게 감정을 보인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방송이 악의적으로 자신의 영상을 편집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3회 방송분 관련하여 편집상의 왜곡은 없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제작진도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타래에 이어 스내키 챈과 김성희도 SNS를 통해 ‘악마의 편집’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 논란은 쉬이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음악평론가 강일권 씨는 “디스나 욕설이 힙합의 큰 특성이기는 하다. 하지만 힙합 문화에 대한 배경 설명 없이 방송을 통해 특정 부분이 여과된 정보만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자극적 방송으로 인해 힙합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건 더 큰 문제다. 이 부분에서는 ‘논란’을 ‘화젯거리’로 이용한 ‘쇼미더머니3’의 제작진이나, 거기에 보조를 맞추며 동참한 창작자들도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이 지속될수록 힙합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은 사라져가고 있다.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라는 노골적인 타이틀보다도 불편한 건 ‘경쟁’이라는 말 뒤에 숨은 신파적인 드라마코드와 선정성이다. 득보다 실이 많은 힙합 오디션, 과연 누구를 위한 도전일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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