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주의 유망주 빅스 엔이 아닌 배우 차학연

MBC ‘호텔킹’ 스틸 속 차학연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 5일 첫 전파를 탄 ‘호텔킹’은 7성급 호텔 씨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 아모네(이다해)와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와 대적하게 된 남자 차재완(이동욱)이 호텔리어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SBS ‘마이걸’ 이후 9년 만에 다시 만난 이동욱-이다해와 김혜숙, 왕지혜, 이덕화 등 배우의 캐스팅으로 기획 단계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호텔킹’에는 다수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배우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룹 2AM의 임슬옹, 걸그룹 쥬얼리의 김예원, 빅스의 엔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중 빅스 엔은 본명 ‘차학연’으로 출연해 본격적인 연기자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달 27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텔킹’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차학연은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찾아오게 되어 설레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그동안 보여드렸던 빅스 리더 엔의 모습과는 또 다른 연기자 차학연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MBC ‘호텔킹’ 방송 화면 속 차학연(왼쪽)과 임슬옹

첫 정극 도전인 만큼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 마음이 간다. 단순히 가수로서의 인지도에 기대 드라마 속에서도 아이돌 가수 역으로 등장하거나 카메오 형식으로 작품에 출연하는 게 아니라 ‘호텔킹’에서도 단역에 가까운 벨보이 노아 역을 맡았다는 점. 비중 문제는 둘째로 치더라도 작은 배역부터 하나씩 배워나가겠다는 그의 연기에 대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물론 2회분이 방송된 시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작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극의 초반부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호텔킹’은 초반부는 주연 배우들의 관계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32부작이라는 짧지 않은 분량에서 차학연의 설 영역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또 그가 맡은 노아 역이 ‘천방지축 개구쟁이 캐릭터’라는 점에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 있다. 이제 막 ‘연기자의 길’에 첫발을 내디딘 차학연의 진짜 도전은 지금부터인 셈이다.

# 관전 포인트: 춤과 노래로 다져진 다채로운 끼!

‘쇼! 챔피언’ 컴백 무대에서 ‘저주인형’을 선보이는 엔

흔히 방송 관계자들은 “아이돌이 연기에 도전하는 것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장르가 다르기는 하지만 음악을 매개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가수들은 연기하더라도 그 성장의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빅스 내에서도 노련한 춤 솜씨와 노래에 맞춰 순간순간 달라지는 다양한 표정 연기는 그의 연기에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 미스 포인트: 너무나도 적은 출연 분량

안타깝게도 아직은 ‘호텔킹’에서 배우 차학연의 존재감을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주연 배우를 제외하더라도 임슬옹, 김예원 등 이미지가 겹치는 캐릭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학연은 ‘호텔킹’을 통해 ‘신 스틸러’로 거듭나야 한다. 1초를 등장하더라도 임팩트 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 잠재력 포인트: ‘남친돌’ 입증하는 부드러운 목소리

MBC ‘호텔킹’ 스틸 속 차학연

그가 라디오를 진행할 때도 드러난 부분이지만, 차학연의 목소리는 상당히 달달하다. 배우에게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지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남자 배우들을 보더라도 나이와 외모를 떠나 여심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차학연이 그 부드러운 느낌을 그대로 담아 대사를 할 수 있다면, 또 우연찮은 계기로 노래까지 부를 수 있다면, 여심을 사로잡는 건 한순간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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