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 MBC 수 밤 11시 5분 지금까지 '라디오 스타'(이하 '라스')의 러닝타임은 짧으면 5분, 길어도 기껏해야 20분 정도였다. 때문에 종종 시청자들로부터 너무 짧다는 원성을 듣기도 했지만, 200회가 넘도록 이 같은 분량을 변함없이 유지함으로써 감질나게 짧은 방영 시간은 어느덧 '라스'만의 색깔로 자리 잡았다. 즉, 네 명의 MC들이 “더부살이 코너”라 자조하며 코너 자체에 마이너한 느낌을 입히고 캐릭터를 부여한 것이다. 또...
3회 KBS2 밤 9시 55분 “운명은 피할 수 있어도 인연은 피할 수 없다. 악연이든, 필연이든.” 3회에는 유독 '인연'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재인의 아버지(안내상)가 죽은 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던 등장인물들이 다시 실타래처럼 얽히기 시작했고, 의미심장하게도 그들이 모인 장소는 어른들이 벌인 음모의 가장 큰 피해자인 재인(박민영)이 일하는 병원이었다. 돈과 권력 때문에 친구의 죽음을 묵인했던 서재명(손창민...
내 이름은 진정선. 1995년 8월 15일에 성남에서 태어났다. 아빠, 엄마, 그리고 네 살 위인 큰언니, 두 살 위인 작은 언니와 경기도 광주에서 살고 있다. 딸이 많은 집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거의 옷 때문이다. 언니가 내 옷을 입고 갔거나 내가 언니 옷을 입고 나가면 그 날은 뒤집히는 거다. 하하. 큰 언니는 여성스럽고 샤방샤방한 스타일, 둘째 언니는 스키니 진에 티만 걸쳐도 멋있는 스타일이다. 오늘 입고 온 핑크색 원피스는 에...
긴 다리의 소녀는 휴대폰으로 웹툰을 보는 데 열중해 있었다. 티셔츠에 교복 스커트 차림, 줄무늬 양말과 낡은 스니커즈를 신은 소녀는 촬영을 앞두고 새파란 백팩에서 의상과 구두를 주섬주섬 꺼냈다. 메이크업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복숭아빛 뺨을 한 채 마지막으로 틴트를 찾아 살짝 바르며 소녀는 히힛 웃었다. “이쁘게 나오고 싶어서요” 올해 나이 열일곱, 고등학교 1학년, 그리고 온스타일 (이하 우승자 진정선이다. 유난히 키가 컸던 소녀의 꿈 초...
KBS2 화 밤 11시 5분 예능으로서 토크쇼의 가장 큰 미덕은 재미다. 물론 이 재미에는 단순한 웃음만이 아니라 이야기가 줄 수 있는 감동 역시 포함된다. 여기에 단독 게스트의 정통 토크쇼라면, 그 게스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재발견을 이끌어내는 심층적 토크가 미덕으로 더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신해철 편은 그러한 미덕들을 고루 잘 보여준 방송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게스트 신해철에 대한 기대는 특유의 독설과 거침없는 토크일 것...
화 XTM 오후 11시 와 닮은꼴 프로그램을 찾자면 KBS의 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팀별로 나누어서 하는 미션 수행이나, 그 미션이 체력을 시험하는 미션과 협동심과 창의성 중심의 미션으로 나뉘어있는 점이 특히 그렇다. 배경이 하와이에서 제주도로 바뀐 것만 같다. 특별히 개인의 역량이나 인성을 측량할 만큼 창의적이고 확실한 기준을 가진 미션이 아님에도, 마치 대단한 평가라도 되는 듯이 준엄한 평가를 내리는 심사위원들의 모습도 흡사하다. 하지만...
월-목 EBS 오후 9시 50분 장터에서 한 소리꾼이 “장화홍련전 중 사또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대목”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된 EBS 의 이번 주제는 조선 시대의 법의학 서적인 '무원록'이다. 없을 무(無)에 원망할 원(怨)을 써서 '원망할 일이 없게 하라'는 의미를 담은 이 검시 지침서를 근거로 한 암행어사가 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은 다큐멘터리 속의 드라마로 전개된다. 이를테면 재연극인 셈인데 이 극의 완성도나 다루는 사건의 극적인 내용은...
첫 회 SBS 월-화 밤 9시 55분 “가진 건 자존심밖에 없”는 여자 서연(수애)과 가진 게 너무 많아 비겁할 수밖에 없는 남자 지형(김래원)은 남자가 결혼할 때까지 기한이 정해진 “도둑질” 같은 사랑을 한다. 부모 없이 고모에게 신세지며 자란 서연은 처음부터 불운했다. 그리고 잦은 두통과 건망증으로 예견되며 곧 닥쳐 올 불운한 미래까지, 서연의 짧고 기구한 삶을 지탱하는 사랑이 의 이야기다. 이 똑똑하고 당차지만 사랑 앞에서는 가슴을 쥐어...
1회 MBC 토 밤 12시 20분 의 인물들은 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이다. 허준(윤태영)은 아내를 죽였다는 세간의 의혹 때문에, 홍나경(류현경)은 약물사고의 전적 때문에 재능이 있어도 의사로 살 수 없다. 구동만(최정우)은 조직의 보스라서, 양창수(강하늘)는 한낱 칼받이에 지나지 않아 아파도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세상에 당당할 수 없는 이들이, 모두 잠든 밤에 문을 여는 심야병원에서야 비로소 의사가 누릴 보람이나 환자가 받아야 할 진료를 쟁취...
'1박 2일' 일 KBS2 저녁 6시 15분 백 번째 여행. 상징적인 숫자와 함께 시작한 '1박 2일'의 경주 여행은 호들갑스러운 오프닝이나 자축의 영상과 자막 없이 시작됐다. 국민의 사랑에 대해 열변을 토할 강호동의 부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승기가 감사 인사를 했지만 멤버들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도미노처럼 큰절을 했고, 지난번부터 진행 욕심을 내던 엄태웅은 조급하게 질문하다가 초반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백 번째란 결국 이름일 뿐이다....
마지막회 KBS2 밤 10시 10분 최종 우승자 발표를 앞두고, 톡식의 김슬옹은 “지금까지의 경험이 1억 원 이상의 가치”라고 소감을 밝혔다. 뮤지션의 인지도에 가격을 매길 수 있다면 그의 말은 에 출연한 수많은 밴드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젊은 밴드들은 자신도 알지 못했던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받았으며, 이미 앨범을 발표했던 밴드들은 마케팅의 열악함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결승까지 진출한 밴드는 더 많이 방송에 노출될 수 있는...
첫방송 목 Mnet 밤 11시 UV가 이현도와 함께 부른 Mnet 의 주제가는 “전설의 춤꾼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가사로 시작한다. 1990년대의 댄스 음악은 기획사가 아닌 춤꾼들과 DJ가 모이는 나이트클럽에 있었다. 그래서 바로 그 전설의 나이트클럽 '이태원 문나이트'의 존재를 알린 뒤, 그 곳에 “터를 잡은” 춤꾼 현진영의 이야기를 1회로 삼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삽입된 자료화면에서 알 수 있듯이 현진영은 90년대 댄스 음악 전성기...
16회 월-금 MBC 저녁 7시 45분 모든 드라마가 시청자에게 심정적 안락함을 조성해 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일 방송되는 시트콤이 언제나 목에 걸린 가시처럼 불편하다는 것은 분명 고민할 필요가 있는 문제다. 그동안 (이하 )이 재미의 정도를 떠나서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 데에는 이러한 문제가 전제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다만 이 드라마가 대부분의 인물들을 자꾸만 궁지로 몰아넣고, 심지어 노골적으로 사회의 부당한 문제들을...
3회 SBS 밤 9시 55분 쏟아지는 화살의 비 사이를 가르고 나간 이도(송중기)는 아비 태종(백윤식)에게 충성과 복종을 맹세한다. 태종이 보낸 빈 찬합이 자결을 권하는 것인지, 혹은 이도의 해석대로 그가 없는 미래를 준비하라는 의미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둘은 아직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대신 “오직 문(文)으로 치세를 하려는” 이도는 무(武)로써 조선을 세웠던 태종과 대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듯 5백년 간 ...
1회 KBS 밤 9시 55분 이정섭 감독과 강은경 작가의 전작인 KBS 가 그랬던 것처럼, 또한 인물들의 운명을 얄궂게 꼬아 놓는다. 김영광(천정명)은 “이 다음에 (내가) 홈런왕이 되면 나한테 시집 올래?”는 어릴 적의 약속으로 윤재인(박민영)과 연결돼 있지만, 영광의 아버지인 김인배(이기영)에게는 재인네 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고 거대상사의 회장이 된 서재명(손창민)의 비밀을 묵인하고 공조했다는 죄가 있다. 물론 거대상사의 원래 회장, 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