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사진=텐아시아DB
강호동./사진=텐아시아DB
오랜 시간 '국민 MC'로 사랑받았던 강호동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유재석과 'MC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던 것도 옛말. tvN '신서유기' 시리즈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도, 화제성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강호동의 현주소다.

강호동은 현재 9년 차 장수 예능 JTBC '아는 형님'을 제외하고 SBS '편먹고 공치리5 승부사들'이 유일한 예능이다. 시즌5에 새롭게 합류한 강호동은 연예계 소문난 골프 고수로, '공치리' 터줏대감 이경규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 5까지 달려온 '공치리'는 화려한 라인업에 베트남으로 스케일을 확장했음에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3회까지 방송됐지만, 시청률은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즌 1, 2에서 최고 시청률 4%대를 찍은 거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다.
사진제공=JTBC
사진제공=JTBC
'아는 형님' 역시 부진의 늪이 길어지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침체기를 자각하고 위기 탈출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포맷을 도입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시청률 반등은 일어나지 않았다. 새 멤버 이진호의 합류 역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가장 최근 방송된 377회는 2.1%로 올해 가장 최저 시청률까지 찍었다.

이에 강호동은 새로운 방식의 예능들에 도전하면서 MC로서의 다양성을 넓히려고 노력했다. '맘마미안'부터 '슈퍼 DAN 피는 못 속여', '국과대표', '딸도둑들', '지혜를 빼앗는 도깨비' 등 요리 프로그램부터 스포츠, 리얼리티, 토크쇼까지 다양한 소재의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10부작 내외로 종영했고, 파일럿 프로그램은 정규로 안착하는데 실패했다.
'지옥법정' /사진제공=SBS
'지옥법정' /사진제공=SBS
4년 만에 SBS에 복귀해 기대를 모은 '이상한 나라의 지옥법정' 역시 마찬가지. 재판 예능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도전장을 내민 강호동은 변호사와 피고, 원고, 판사 역할까지 많은 출연진을 이끌어야 했음에도 특유의 에너지 넘치고 소란스러운 진행으로 새로움을 안기지 못했다.

현재 강호동의 마지막 흥행작은 '신서유기' 시리즈다. 웹예능으로 시작해 시즌8까지 이어온 장수 예능 '신서유기'는 2020년 방송된 시즌8에서 최고 시청률 6.7%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tvN '대탈출' 시리즈 역시 탄탄한 마니아층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신서유기9', '대탈출5'가 언제 나올 수 있을지는 미정. '신서유기'의 나영석 PD는 현재 '지구오락실' 촬영에 전념하고 있고, '대탈출' 정종연 PD는 CJ ENM을 퇴사하고 김태호 PD가 설립한 TEO로 거취를 옮겼기 때문이다.
사진=강호동, 이승기
사진=강호동, 이승기
강호동은 '1박2일' 때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이승기와 오랜만에 뭉치며 새로운 반등을 꾀할 준비를 마쳤다. 이승기와 강호동이 고정으로 예능을 함께하는 건 8년 만. 두 사람은 오는 5월 방송되는 SBS '강심장 리그'(가제)와 TV조선,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예능 '형제라면'을 함께한다. 특히 '강심장 리그'는 10년 만에 돌아오는 '강심장' 시즌2로, 새내기 MC에서 베테랑 MC로 성장한 이승기가 강호동과의 토크쇼에서 어떠한 입담을 뽐낼지가 주목 포인트다. 강호동은 이에 앞서 오는 11일 첫 방송되는 채널A '고기서 만나'로 김호영, 송소희와 함께 고기 먹방을 펼칠 예정이다.

예전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는 '국민 MC'는 아니지만, 방송가에서 강호동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결국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낼지는 강호동에게 달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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