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정경호·유연석, '슬의생' 이후 차기작서 호평
정경호, 유연석./사진=텐아시아DB
정경호, 유연석./사진=텐아시아DB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tvN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시즌3 제작은 무산됐지만, 안방극장서 '99즈'들의 활약은 여전했다. 유연석과 정경호는 그간 보여왔던 이미지에서 색다른 변주를 택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율제 병원 의사 가운을 벗고 다채로운 매력을 뿜어내면서 작품의 인기 또한 심상치 않다.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각각 정경호, 유연석이 '슬의생' 시즌2 이후 첫 드라마 복귀작이다. 유연석의 경우 넷플릭스 '수리남' 등으로 먼저 시청자들을 만났지만, 안방극장을 통해 선보이는 건 '사랑의 이해'가 처음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 사진 = tvN 제공
'슬기로운 의사생활' 포스터 / 사진 = tvN 제공
앞서 정경호와 유연석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슬의생' 시리즈에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다. 정경호는 까칠한 듯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다정한 흉부외과 부교수 김준완 역을, 모두에게 다정한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 역을 맡아 로맨스부터 웃음, 감동까지 선사했다.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모두 잡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만큼 리스크 역시 존재했다. 인기에 힘입어 조연배우들도 주연급으로 성장함에 따라 모든 배우를 데리고 시즌3를 만들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제작 기간이 미뤄지면서 배우들의 스케줄을 언제까지고 묶어둘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신원호 PD는 시즌2 종영 당시 "시즌3를 3년에 걸쳐 할 계획이었는데 다음 시즌은 일단 묶어놓지 않고, 혹시 돌아오게 되면 그때 보자고 했다"며 제작이 불투명한 상태임을 알렸다. 그러나 당초 시즌3까지 계획했던 작품인 만큼 '슬의생'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팬들은 많다.
'일타스캔들' 스틸컷./사진제공=tvN
'일타스캔들' 스틸컷./사진제공=tvN
'슬의생' 시즌3 제작이 무산되면서 주연 배우들 역시 차기작들을 결정했다. 정경호는 영화 '압꾸정'과 '사랑의 이해'를, 유연석은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과 '수리남', '사랑의 이해'다.

무엇보다 정경호는 '일타 스캔들'을 통해 정경호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얻고 있는 상황. '일타 강사' 최치열로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여심을 제대로 훔쳤다. 최치열의 매력은 전형적인 츤데레 캐릭터지만, 어딘가 보호해주고 싶은 병약미가 있다는 점.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출신인 남행선(전도연 분)에게 속절없이 들어 올려지고, 종이 인형처럼 끌려다니지만,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한없이 따스하고 정직한 어른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10살 연상인 전도연과의 로맨스 호흡도 상상 이상. '1조원의 남자'로 불리지만, 그 안은 상처로 가득한 남자와 조카를 딸로 키우며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하고 억척스럽게 살았지만, 누구보다 밝고 에너지 가득한 여자의 로맨스는 서로 갑과 을을 엎치락뒤치락하는 티키타카가 웃음을 제대로 저격한다.
'사랑의 이해' 스틸컷./사진제공=SLL
'사랑의 이해' 스틸컷./사진제공=SLL
유연석은 '사랑의 이해'를 통해 그간의 로맨스물과는 다른, 사랑 앞에서 흔들리고 위태로운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유연석이 연기하는 하상수는 유연석이 연기한 그 어떤 캐릭터보다 현실적인 인물이다. 사랑 앞에 속절없이 흔들리지만 현실 앞에 망설이고, 잊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려도 보지만 결국 제자리인 인물. 유연석은 이러한 인물의 감정을 말이 아닌 눈빛과 표정으로 오롯이 담아내며 일명 '고구마' 캐릭터의 설득력을 부여했다.

또 망설임 끝에 깊어진 마음을 터트린 후에는 한없이 위태로운 인물의 감정을 촘촘하게 쌓아 올려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열연에 '사랑의 이해'는 OTT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 상황. 지난 1월 28일에는 '더 글로리', '일타 스캔들'을 제치고 국내 넷플릭스 TV부문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슬의생' 시즌3 제작은 무기한 연기됐지만, '99즈'들의 활약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계속될 예정. '99즈' 5인방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인생 캐릭터들을 그려나가는 이들의 행보에 기대가 더욱 크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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