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소지섭, 결혼 후 복귀작 '닥터로이어'
지나치게 무게감 치중된 연기
"결혼하고 하락시대" 혹평
'닥터로이어' 소지섭 /사진 제공=MBC
'닥터로이어' 소지섭 /사진 제공=MBC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복귀까지 4년이 걸린 데 비해 성과는 미미하다. 결혼 후 첫 작품 '닥터로이드'로 돌아온 소지섭의 이야기다. '소간지'라고 불릴 만큼 멋진 스타일과 신비로운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몰고다녔던 소지섭이 결혼 이후 돌아온 작품으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소지섭은 지난 3일 첫 방송된 MBC 드라마 '닥터로이어'에서 주연을 맡았다. '닥터로이어'는 조작된 수술로 모든 걸 빼앗기고 변호사가 된 천재 외과의사와 의료 범죄 전담부 검사의 메디컬 서스펜스 법정드라마. 소지섭이 연기한 한이한은 의사 출신의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의사 시절 탁월한 수술 실력으로 '에이스 칼잡이', '유령의사'라고 불렸다. 하지만 조작된 수술로 인해 의료사고를 냈다는 누명을 쓰고 죄수가 된 인물이다.

소지섭이 TV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2018년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로 MBC 연기대상 대상을 받은 이후 4년 만이다. 또한 이번 드라마는 소지섭이 2020년 4월 아나운서 출신 조은정 씨와 결혼 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기도 하다.

소지섭은 드라마 시작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의사와 변호사, 두 전문직을 소화해내야 하는 고충과 노력에 대해 "보는 분들이 어색하지 않게 최대한 많이 연습하고 고민했다. 이걸 계속 반복했다. 독서실에서 공부하듯 대본을 외웠다"고 말했다. 또한 "어릴 때도 독서실에 안 갔었는데 이번에는 독서실에서 공부하면서 열심히 외웠다. 처음엔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고 하니 굉장히 어렵더라"고 털어놓았다.
'결혼 뒤 복귀' 소지섭, 어둡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 앞세워 부활할까[TEN스타필드]
'어려운 조건'으로 인해 지나치게 '공부하듯' 연기를 한 탓일까. 소지섭 특유의 무게감이 과해진 나머지 경직되고 딱딱한 연기가 불편감과 어색함을 안기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소지섭은 결혼하고 하락시대", "결혼하고 나서 신비로움이 사라졌다", "반가운 마음에 본방사수 하는데 좀 연기가 그렇다", "나오는 모든 역할이 다 한 사람 같다. 그래서 이제 식상하고 연기도 못해 보인다" 등 혹평했다.

소지섭의 시청자 동원력도 다소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드라마 시청률은 5.2%로 시작해, 2회에서는 4.2%로 더 떨어졌다. 3회에 다시 6.5%까지 기록했다가 지난 11일 방영된 4회분은 4.9%를 나타냈다. 소지섭이 연기대상을 받은 전작 '내 뒤에 테리우스'는 6.3%로 시작해 최종회 10.5%를 기록했다. 다른 여러 조건을 배제한 채 단순히 시청률만 놓고 비교하는 것이 논리의 비약이라고 할 수 있으나, '내 뒤에 테리우스' 당시에는 진중함과 코믹함의 균형을 잘 맞춘 연기로 호평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2018년 시청률 10%를 넘은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는 '내 뒤에 테리우스'뿐이기도 했다. 그런 드라마를 이끈 것이 소지섭이다.

당초 소지섭의 결혼 후 복귀작은 영화 '자백'이 될 뻔했다. '자백'은 2020년 10월 제작보고회를 통해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극장가를 피해 가기 위해 돌연 제작발표회를 취소한 바 있다.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 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 당시 소지섭이 결혼 이후 처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으나 불발됐다. 영화 일도 쉽게 풀리지 않은 것. 다행히 '자백'은 올해 하반기 개봉이 계획된 상태다.

어둡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다가 2013년 드라마 '주군의 태양'을 통해 까칠한 재벌남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해 새 돌파구를 찾았던 소지섭. 결혼 이후 다시 어둡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돌아갔지만 예전만 한 화제성을 끌어내기엔 역부족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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