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너가속' 1.0% 최저 시청률 '굴욕'
'어서와' 이후 두 번째 KBS 0%대 드라마 될까
'너가속' 메인 포스터./사진제공=블리츠웨이스튜디오
'너가속' 메인 포스터./사진제공=블리츠웨이스튜디오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KBS가 드라마 '어서와' 이후 두 번째로 시청률 0%대라는 굴욕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가 전국 시청률 1.0%를 기록한 것.

지난 26일 방송된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이하 '너가속')는 12회 만에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1.9%로 시작, 계속된 하락세 끝에 1.0%까지 떨어진 것. 지상파에서는 유일한 수목드라마였음에도 동시간대 방송된 JTBC '그린마더스클럽',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보다도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어서와' 메인 포스터./사진제공=KBS
'어서와' 메인 포스터./사진제공=KBS
KBS는 지상파 최초로 0%대 시청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당시 오후 10시대 미니시리즈가 0%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어서와'(2020)가 처음. 이전의 지상파 드라마 최저 시청률 역시 배우 박시후·송지효 주연의 '러블리 호러블리'가 기록한 1.0%, 김재중·유이 주연의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 기록한 1.4% 등 모두 KBS 드라마였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싱그러운 스물다섯, 운동이 전부인 박태양(박주현 분) 선수와 운동이 직업인 박태준(채종협 분) 선수가 배드민턴 실업팀에서 벌이는 뜨거운 스포츠 로맨스를 담은 작품. '인간수업'을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킨 '괴물 신인' 박주현의 첫 로맨스 작품이자 채종협의 데뷔 3년만 첫 주연작이다.
배우 박주현, 채종협./사진제공=KBS
배우 박주현, 채종협./사진제공=KBS
그러나 '너가속'은 시작부터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그간 '학교 20201',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달리와 감자탕' 등 KBS 표 청춘 로맨스물이 흥행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기에 배드민턴 실업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포츠 로맨스물이 통할지 의문이었기 때문. 박주현, 채종협 등 주연 라인업 역시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시키기엔 다소 약하다는 평이었다.

그리고 이는 적중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KBS 월화드라마 '붉은 단심'은 '사극 치트키'로 로 6%대 시청률을 기록 중인 것. 경쟁작인 SBS '우리는 오늘부터'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너가속'의 부진에 KBS는 힘을 실어주기보단 외면을 택했다. 재방송을 통해 시청자 유입을 해야 함에도 '너가속' 재방 편성은 주로 새벽 시간에 이뤄졌다. 오후 방송대는 일요일이 유일하다.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 이상 드라마를 보기도 힘들다는 뜻이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스틸 / 사진제공=채종협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스틸 / 사진제공=채종협
'너가속'은 방송 초반 제목 오류 논란으로 잡음이 일기도 했다. 과학자들이 SNS를 통해 지적한 건 493km 뒤에 '/h'가 사라졌다는 것. 속도는 'm/s', 'km/h' 등의 단위를 사용하기에 길이를 나타내는 'km'과 같이 붙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제작진은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h'로 했을 경우 구어적으로 '너에게 가는 속도 493킬로미터 매 시'가 되기에 편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매 시'를 생략했다고 설명했다.

제목 논란보다도 화제성이 없는 시청률에 제대로 굴욕을 맛보고 있는 '너가속'. 4회만을 남겨둔 상황 속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이대로 KBS의 두 번째 0%대 드라마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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