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오은영리포트2'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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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배윤정이 산후우울증으로 인한 남편과의 갈등을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부부의 대화 방식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오은영 리포트2)에서는 배윤정과 11살 연하의 축구선수 출신 서경환이 등장했다.

배윤정, 서경환은 자신들을 '로또 부부'라고 소개하며 "로또가 참 안 맞잖아요"라고 말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배윤정은 산후 우울증을 털어놓으며 "결혼 생활이 재미없고, 죽고 싶었다. 내가 힘들고 필요로 할 때 남편은 없었다"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사진=MBC '오은영리포트2'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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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7개월 된 아들을 둔 배윤정은 이른 새벽부터 육아, 집안일을 시작하며 바쁜 모습을 보였다. 서경환은 육아를 위해 재택근무 근무중이라고. 그러나 배윤정은 "남편이 재택근무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육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자신 역시 하루도 쉰 적이 없다며 일과 육아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배윤정이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 두 사람의 갈등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폭발했다.

배윤정이 재택근무를 하며 통화 중인 남편에게 저녁 식사로 라면을 제안했는데, 업무를 마치고 나온 남편이 통화 중에 저녁 메뉴를 물어보면 어떡하냐고 불만을 표출했기 때문. 결국 배윤정은 "남편이 불편한 존재가 되어 가는 것 같다"라며 눈물 흘렸다. 서경환 역시 배윤정에게 "대화가 잘 안 통한다고 생각해, 대화하면 우울해져"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서경환이 부부싸움을 할 때면 극단적인 말을 많이 한다고.
사진=MBC '오은영리포트2'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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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지켜보던 오은영은 서경환에게 "약간 한국말이 서투신 것 같다"며 "토종 한국분이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서경환은 학창 시절 해외 생활을 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배윤정과 서경환의 대화에서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공감을 못 하거나 생각이 아주 많이 다른 게 아니라 언어적 정의가 다른 것 같아"며 ’적당히‘, ’긴장감‘, ’우울‘ 등의 단어에 배윤정, 서경환이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은영은 서경환이 말했던 '우울해'에 대해 "내 인생이 슬프다는 표현이라기보다 약간 다운됐다는 표현인 것 같다, 상당히 영어식 표현"이라며 본래의 뜻을 풀어서 설명하는 등의 대화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오은영은 산후우울증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산후우울증은 뇌에 변화가 온 거다. 일시적인 감정 반응이 아니라 치료적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에게 기분을 바꿔봐, 정신력으로 못할 게 없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산후 우울의 3분의 1은 위험도가 높다"라며 "우울의 증상 중 하나가 세상이 천천히 움직인다. 멍하니 있고, 머리도 빨리빨리 안 움직인다. 그러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남편의 육아 무관심이 산후 우울을 악화시킨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남편에게 재택근무를 그만두라며 일과 가족을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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