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식상해진 이서진X나영석PD 케미, '뜻밖의 여정' 신선함 떨어뜨려
'뜻밖의 여정' 포스터./사진제공=tvN
'뜻밖의 여정' 포스터./사진제공=tvN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인데,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함이 가득하다. 배우이자 인간 윤여정을 담아냈다는 신선함 한 스푼만 넣었을 뿐, 익숙한 포맷과 관계성 들이 편안함보다는 식상함을 안긴다. 나영석 PD의 '하이브리드 방송'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이도 저도 아닌 산만함으로 다가왔다. 새 예능 '뜻밖의 여정' 이야기다.

지난 8일 처음 방송된 '뜻밖의 여정'은 한국인 최초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받고,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무대를 오른 윤여정의 오스카 여정을 매니저 이서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자 윤여정과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시리즈 등을 함께한 나영석 PD의 새로운 프로젝트다.
배우 윤여정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사진제공=OSCAR
배우 윤여정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사진제공=OSCAR
일흔이 넘은 나이에 영화 '미나리'를 통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윤여정. 미국 아카데미를 비롯해 영국 아카데미(BAFTA), 미국 배우 조합상(SAG), 미국 독립영화상 등 전 세계 유력 영화제에서 무려 42관왕을 달성한 그가 미국 LA 할리우드 중심에서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은 새로움을 안기기 충분했다.

특히 윤여정은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가 이민 생활을 하며 두 아들을 낳은바, 그의 미국 인연들 역시 공개되며 그동안 몰랐던 윤여정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더했다.

이는 정확히 들어맞았다. 베일을 벗은 '뜻밖의 여정'에서 윤여정은 특유의 유머러스한 입담과 함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켈리 클락슨 쇼에 출연해서도 긴장하지 않는 여유로움, 반세기 이상을 함께 한 인연들과 그들을 통해 조명된 인간 윤여정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tvN '뜻밖의 여정' 방송 화면.
사진=tvN '뜻밖의 여정' 방송 화면.
그러나 뜻밖의 식상함은 이서진과 나 PD에게서 드러났다. 이서진은 나 PD의 페르소나로 불릴 정도로 각별한 사이. '1박 2일' 미대형을 시작으로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윤식당', '윤스테이' 시리즈와 '이서진의 뉴욕뉴욕' 등 같이하지 않은 프로그램을 찾는 게 힘들 정도다. 특히 깐족거리는 나 PD와 까칠하고 투덜거리는 이서진의 '톰과 제리' 케미가 예능적인 웃음 코드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반복되는 이들의 관계성은 '뜻밖의 여정'에서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여기에 두 사람이 맛집과 LA를 탐방하는 프로그램 속 작은 코너인 '이서진의 LALA(라라) 랜드'는 '이서진의 뉴욕뉴욕' 시즌2를 보는 듯했다.

이는 프로그램이 어는 곳 하나에 집중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진정성을 담아내고자 했던 윤여정의 모습은 축소됐고, 매니저로서의 이서진은 겉돌았다.
사진=tvN '뜻밖의 여정' 방송 화면.
사진=tvN '뜻밖의 여정' 방송 화면.
특히 나 PD는 그간 예능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얼굴을 많이 비췄지만, '신서유기', '출장 십오야' 등 게임 예능서 개입이 많았을 뿐, 리얼리티 예능에서는 최소한의 출연만 해왔다. 그러나 '뜻밖의 여정'에서는 나 PD가 하나의 출연진 역할을 하는 상황. 윤여정의 일상만 담기엔 부족한 예능적 재미를 위한 것이었겠지만, 이는 나 PD의 욕심이 됐다. 이들의 오래된 세월에서 나오는 웃음 코드는 분명하나, 이것이 프로그램 방향성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LA의 풍경과 할리우드에서 멋지게 일하는 선생님의 모습에 늘 탈주를 꿈꾸는 매니저 이서진의 모습은 덤이라고 설명했던 나 PD. 그러나 윤여정의 '뜻밖의 모습'을 찾고자 했던 나 PD는 이서진의 '뜻밖이지 않은 모습'만을 보여주며 뜻밖의 식상함을 안겼다. 늘 뻔한 예능인보다 신선한 얼굴을 찾으려는 나 PD이기에 안전함만 가져간 '뜻밖의 여정'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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