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원빈이 고사한 '불가살'의 내리막길
매력 없는 캐릭터+늘어지는 전개
'도깨비' 코드에도 시청률 참패
'불가살' 메인 포스터/ 사진=tvN 제공
'불가살' 메인 포스터/ 사진=tvN 제공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임인년 새해부터 tvN 드라마가 시청률에 힘을 못 쓴 채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방송 전부터 '원빈 출연 불발', '400억 대작', ''도깨비'와 비슷한 설정' 등으로 화제를 모은 '불가살'의 예상치 못한 참패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2월 18일 첫 방송된 '불가살'은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없는 불가살(不可殺)이 된 남자가 600년 동안 환생을 반복하는 한 여자를 쫓는 이야기로,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를 통해 한국형 엑소시즘을 선보인 권소라, 서재원 작가와 '미스터 션샤인', '스위트홈' 등을 공동 연출한 장영우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아저씨' 스틸컷./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아저씨' 스틸컷./사진제공=CJ 엔터테인먼트
특히 '불가살'은 원빈이 출연을 논의하다 최종적으로 고사한 작품으로 알려지며 기대치를 한껏 높였다. '불가살' 제안을 받고 진지하게 내부 논의를 했지만, 영화 '아저씨' 이후 10여 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다는 데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자신 있게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다는 원빈. 그의 말대로 몇 안 되는 출연작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형', '마더', '아저씨' 등은 대부분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이에 끝내 출연은 고사했지만, 원빈이 출연을 논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작품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죽을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가 자신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이와 대치하는 설정이 5년 전 방영된 '도깨비'와 비슷하다는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가 공존했다. 성공하면 '도깨비' 인기를 잇는 작품의 탄생이지만, 실패하면 '도깨비' 아류작으로 남을 테니 말이다.

이에 제작발표회에서 장 감독은 "'도깨비' 설정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를 살려보자는 취지"라며 "'도깨비'가 멜로 위주라면 '불가살'은 가족이라는 관계 변화가 크다"고 말했다. '400억 대작'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몇백억 대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정하고 싶다. 예산이 큰 드라마가 아니라 스태프들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라고 정정했다.
사진=tvN '불가살' 방송 화면.
사진=tvN '불가살' 방송 화면.
이러한 기대 속 '불가살' 첫 회는 새로운 한국형 판타지의 탄생을 알리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고려 말, 불가살의 저주를 받고 태어난 단활(이진욱 분)이 가족 모두를 잃고 영혼을 빼앗긴 채 불가살이 된 과정과 복수와 업보로 묶인 악연이 감각적인 연출로 그려진 것. 이에 시청률도 6.3%를 기록하며 쾌조를 스타트를 알렸다.

그러나 '불가살'은 현대에서 단활의 혼을 갖고 인간이 되어 현대에 환생한 민상운(권나라 분)과 단활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지면서 흥미가 반감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매력 없는 캐릭터들이었다. 불가살의 저주로 가족에게도 버려졌지만, 고려장수 단극(정진영 분)에 양자가 된 후 귀물을 잡는 큰 공을 세운 인물이 되는 탄탄한 과거 스토리에 비해 현대의 단활은 그저 민상운을 찾는 데만 급급하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600년을 기다렸음에도 민상운을 만나서는 그를 죽이지도 못하고 마음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이니 캐릭터의 정체성마저 흔들린다. 민상운 역시 불가살이었을 때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그저 불가살과 귀물들을 피해 도망 다니는 역할만 할 뿐이다. 또 다른 불가살인 옥을태를 연기한 이준은 늘 봐오던 악역 캐릭터 연기를 그대로 답습했다.
사진=tvN '불가살' 스틸컷
사진=tvN '불가살' 스틸컷
'도깨비'와 비슷한 설정이라고 했을 때 기대했던, 로맨스와 판타지의 절묘한 분위기는 '불가살'에서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 남녀 주인공이 악연으로 엮인 사이이니 두 사람의 사이에서 로맨스 기류가 펼쳐지지 못하는 것. 쫓기는 여주와 반복되는 귀물들의 출연은 몰입도를 깨고 지루함을 안겼다.

시청률 역시 내리막길 중이다. 전작 '지리산'이 혹평을 받았음에도 평균 7%대를 유지하던 주말드라마 자리를 '불가살'은 5회 만에 3%대까지 추락시켰다. 이는 지난해 tvN 주말드라마로 방송된 '빈센조', '마인', '갯마을 차차차' 등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힘을 잃고 흔들리는 '불가살'이 내리막을 멈출 수 있을까. 진전없는 전개와 평면적인 캐릭터들의 플레이가 계속된다면 반등 없는 참패의 길로 갈 게 자명하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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