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까까오톡≫
프랜차이즈 논란 터진 뒤
문 닫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골목식당' MC 백종원(왼쪽)과 금새록/ 사진=텐아시아 DB
'골목식당' MC 백종원(왼쪽)과 금새록/ 사진=텐아시아 DB


≪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연돈' 쥐고 떠나는 백종원, 신데렐라 되지 못한 금새록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문을 닫는다. 표면적인 이유는 4년간 반복된 포맷의 한계다. 하지만 앞서 외식사업가 백종원의 프랜차이즈 논란이 터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종영 소식을 알렸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겉으로는 '착한 예능'을 표방해놓고 얻을 것을 전부 얻었으니 떠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골목식당' 측은 지난 25일 텐아시아에 종영 결정 소식을 알리며 "오는 12월 중 종영 예정이다. 마지막 방송일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년간 똑같은 포맷을 지속해오니 한계에 다다랐다"며 "제작진이 재정비하는 대로 '공익 예능' 계보를 이을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월 첫 방송된 '골목식당'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각 식당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다. '백종원의 3대 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이은 SBS의 세 번째 백종원 시리즈 예능으로 출발해 지난 4년 간 38개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서며 '공익 예능'을 자처했다.

한때 '골목식당'을 통해 알려진 음식점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기획 의도대로 영세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착한' 예능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는 백종원 역시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피해가고 호감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백종원은 과거 '골목식당'에서 이름을 알린 돈가스집 '연돈'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면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사수점을 열고, 백종원과 '연돈' 업주가 함께 개발한 '볼카츠'를 팔았다. 이 메뉴는 돼지고기를 다져서 먹기 좋은 사이즈로 동그랗게 튀겨낸 음식으로, 지난 4월부터 '연돈' 매장에서 신메뉴로 공개해 시장 반응을 살폈다. 이어 '연돈'과 가까운 제주 지역에 '연돈볼카츠' 매장을 열었고, 최근에는 강남에 2호점도 차렸다.

이를 두고 많은 누리꾼은 백종원이 '골목식당'을 개인의 사업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돈'은 '골목식당'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가게로 꼽힌다. 백종원은 '연돈'의 솔루션이 끝난 뒤에도 해당 가게와 점주를 꾸준히 언급했고, 방송이 나간지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이 찾는 식당이 됐다. 그가 공공재인 전파를 통해 특정 식당을 홍보해놓고, 이를 활용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셈이다.

이에 대한 비판이 끊이질 않자 백종원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카츠'와 비슷한 메뉴 레시피를 공개하며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골목식당' 내에서 백종원이 사업가의 역량을 전수한다고 한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그를 방송인으로 여긴다. 특히 '착한' 예능으로 포장한 '골목식당'이 그의 사업을 도운 꼴이 되니 시청자들의 느끼는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골목을 살리는 선한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자부해왔지만 최대 수혜자가 골목 상권의 업주들이 아닌 백종원 아니냐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골목식당'  3MC/ 사진=SBS 제공
'골목식당' 3MC/ 사진=SBS 제공
이 가운데, 종영하는 '골목식당'을 향한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골목식당' 측이 밝힌 대로 4년간 같은 포맷을 반복하면서 한계점이 드러나긴 했지만, 평균 4%대 시청률을 유지하는 등 폐지를 결정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SBS가 종영을 결정한 데는 백종원의 강력한 의지가 깔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골목식당' 자체가 백종원이 가진 사업 역량과 노하우를 총동원하는 포맷이니 만큼 그의 의지는 곧 프로그램의 존폐를 결정할 중요한 열쇠다.

백종원이 '골목식당' 폐업 결정은 시청자들에게도 아쉽지만, 특히 MC 금새록에게 뼈 아프다. 지난 5월 배우 정인선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는 4대 '골목 여신'이 됐다. 앞서 '골목식당'을 거쳐간 여배우들이 모두 스타덤에 오른 만큼 금새록 역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신인 배우 금새록에게 큰 기회. 마이더스의 손 백종원이 사는 튼튼한 집 같은 프로그램에 들어간 신데렐라가 될 것 같았던 동화는 아직 현실이 되진 못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다. 금새록은 앞선 MC들과 달리 후광효과를 보기도 전에 프로그램을 잃었다. '골목식당'의 신데렐라가 돼 연회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마법이 풀린 셈이다.

그가 짧은 기간 내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도 있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예상보다 일찍 프로그램을 떠나보내게 됐다. 튼튼한 집으로 보였던 프로그램은 연돈 논란이라는 층간 소음에 떠내려 가는 모양새다.

아직 '골목식당'에게는 약 두 달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백종원이 프랜차이즈 논란을 털어내고, 금새록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줘야만 한다. 하지만, '골목식당'이라는 화려한 이름값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씁쓸한 이별의 수순을 밟고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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