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부일체'./ 사진=SBS 방송화면
'집사부일체'./ 사진=SBS 방송화면
장항준 감독이 아내인 김은희 작가를 '위인'이라고 치켜 세웠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은 인생을 함께하는 부부이자 유쾌한 파트너였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는 지난주에 이어 김은희 작가의 조력자들이 등장했다.

이날 김은희 작가가 '싸인' '시그널' 등을 쓸 때 취재에 도움을 준 서인선 검사가 출연했다. 김은희 작가는 드라마 '싸인'에서 엄지원이 연기한 검사 캐릭터를 위해 서인선 검사를 취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 감사님이 초반에 욕을 너무 많이 먹었다. 극 중 엄지원 씨가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를 저지르고 다닌다. 속물 검사였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양세형은 "부정부패 비리를 다 알려주신거냐"라고 깐족댔다. 서인선 검사는 침착하게 "그렇지 않다. 처음엔 그렇게 설정 됐지만, 나중엔 정의의 길로 간다고 해서 안심하고 자문 해줬다"라고 했다.

이어 서인선 검사는 "'싸인'이 법의학을 주로 다루지만 수사 장면도 많이 나온다. 김은희 작가가 수사 용어와 서류 절차 등을 세세하게 물어봐서 나 역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했다"라며 "특히 엄지원씨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서류도 우리가 쓰는 실제 양식을 쓸 수 있도록 제공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는 "'싸인' 이후에도 법과 관련해 궁금한 게 있을 때 계속 연락을 했다. '시그널' 때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승기는 "작품하실 때만 연락하는 거냐"고 물었고, 김은희 작가와 서인선 검사는 "아니다. 중간에 술도 마셨다"라며 친분을 자랑했다. 양세형은 "술은 빠지지 않는구나"라고 했고, 김은희 작가는 "캐릭터를 알기 위해서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또 서인선 검사는 "'시그널'을 봤는데 저와의 술자리에서 취한 듯 하더니 어느새 캐치를 했다"라며 '시그널' 1회에서 김혜수가 안경에 묻은 DNA를 제시하며 취조하는 장면이 있다. 술자리에서 들은 얘기를 썼더라. 술자리에서 여러 사건을 얘기 하며 안경 코 받침대에 DNA가 왕창 묻어있다고 말했었다"라고 했다. 이에 김은희 작가는 "그러니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겠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서인선 검사는 "김은희 작가가 용어 하나 하나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라며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은희 작가의 세 번째 조력자로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장항준이 등장했다. 김은희 작가는 장항준에 대해 "제 인생의 첫 번째 사수다. 제가 예능국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바로 위 직속 선배였다. 제게 시나리오와 사회를 가르쳐준 분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에 장항준은 "사회 말고도 정치 경제 문화 세계에 대해 말해줬다"라고 농담을 건네 웃음을 유발했다.

장항준 감독은 '김은희를 업어 키웠다'라는 말에 대해 "세계적인 대문호를 업어키운 것은 어불성설이고 어느 정도는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센스있게 말했다. 계속해서 장항준은 "김은희 씨가 '시그널'로 2016년 백상예술대상 극본상을 수상했다. 수상소감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준 장항준 감독에게 감사하다'라고 하며 울었다"라고 우는 시늉을 해보여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됐다.

김은희 작가는 히트작 '킹덤'과 관련해 "극본상 장 감독의 조언이 전혀 없었고 모니터도 안 해줬다"라고 폭로 했다. 이에 장항준 감독은 "남의 대본이 눈에 안 들어온다"라고 했고, 김 작가는 "우린 남이 아니잖나"라고 타박했다.

특히 장항준 감독은 '킹덤'이 좀비물이 된 것과 관련해 "내가 조선시대 흡혈귀 이야기를 했는데 김은희씨가 잔머리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은희 작가는 "난 원래 좀비를 좋아했다"라며 맞섰다. 두 사람의 계속되는 티키타카가 시종 웃음을 안겼다.

장항준 감독은 "저는 (김은희 작가를) 사랑했다"라며 "지금은 그렇게까지 뭐"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적으로 너무 좋은 사람이다. 위인이 된 내 가족이다"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장항준 감독은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 타고난 재능이 있었지만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놀랄정도다. 그 노력 자체가 위인이며, 성공을 못했더라도 존경할만한 노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코를 파 현장을 뒤집어 놨다.

아울러 장항준 감독은 "한국 드라마사에 지금 은퇴를 해도 길이 남을 사람이다. 그런데 가족으로서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잘 하는 사람도 한 번은 안 된다. 어느순간 고갈되서 점점 밀려나거나 한 번은 삐끗할텐데"라며 "나는 실패에 대한 내성이 있다. 크게 잘 된 적이 없어서 조금 안 돼도 잘 할 수 있다. 김은희 작가는 처음 맞는 타격일 것이다. 그게 두렵더라 좌절할까봐"라고 진심을 전했다.

김은희 감독은 '김은희에게 장항준이란'이라고 묻자 "실패하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남편"이라며 "정말 유쾌한 내 파트너다. 인생을 함께 살아서 좋다. 싸우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잘 맞춰가며 온 것 같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그러나 장항준 감독은 "사실 조금 더 좋은 걸 기대했다"고 말했다.

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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