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1회 수-목 SBS 밤 9시 55분
“눈물 흘린다고 그게 다 우는 건 줄 알아?” 세 사람의 ‘순도 백퍼센트’ 눈물을 받아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49일>은 사후 스케줄러(정일우), 일명 `저승사자`의 대사를 빌어 강조한다.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지현(남규리)의 눈에 비춰진 장례식장은 눈물바다지만, 고인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은 오직 여동생 한 명 뿐이다.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약혼남 민호(배수빈), 고등학교 동창이자 지현을 짝사랑하는 한강(조현재), 단짝친구 인정(서지혜) 역시 울음을 터뜨리지만 그들의 눈물이 ‘진짜’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지현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 49일 안에 세 사람의 눈물을 받아야하는 미션은 자신이 “가치있는 인간”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듯, <49일>은 지현을 바라보는 민호, 한강, 인정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수시로 클로즈업하고, 사후 스케줄러와 이경(이요원)이 잠시 스쳐지나가는 모습까지 담아내며 곳곳에 복선을 깔아놓았다. 지현이 “나를 사랑해주는 세 사람”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그들의 감정 밑바닥에 깔린 것은 사랑보다 오히려 질투심, 열등감, 야망에 가까워보인다. 그래서 이경의 몸을 빌린 지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순도 백퍼센트’ 눈물이 아니라 불편한 진실인지도 모르겠다. 명확한 힌트 하나 없이 수많은 퍼즐조각들을 무질서하게 펼쳐놓은 듯한 <49일>의 첫 인상은 다소 산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회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한마디에 있다. “우리 동네에서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어. 모든 게 얽혀 있는 거야.”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