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직장 상사와 여자비서, 안면인식장애. 이젠 식상한 소재다. SBS 새 월화드라마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이 식상한 소재를 또 다시 들고 나왔다. 김영광은 안면인식장애를 얻게 된 후 진기주만 알아보게 됐다. 안면인식장애라는 식상한 소재를 어떻게 다르게 풀어가며 로맨스를 보여줄지 궁금증을 모았다. 직장 상사와 계약직 비서라는 김영광-진기주의 관계를 통해 고달픈 ‘을’의 모습이 공감을 자아냈다.

지난 6일 ‘초면에 사랑합니다’가 처음 방송됐다. 도민익(김영광 분)은 T&T모바일 오너의 아들로 미디어1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능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그는 사람을 한 번 보면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고 마음까지 읽어내는 독심술사라는 의미에서 ‘독본’이라고 불렸다. 도민익은 비서를 딱 1년 동안만 채용했다.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는 그의 비서 정갈희(진기주 분)는 도민익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T&T모바일의 신사업 발표가 있던 날, 행사 시작 직전 영상 배경과 도민익의 의상 색이 겹쳐 영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정갈희는 가까스로 다른 옷을 구해왔고, 도민익은 무사히 발표를 시작했다. 무대 아래 있던 정갈희에게 도민익의 친구이자 미디어2본부장 기대주(구자성 분)가 인사하며 다가섰다. 기대주는 “민익이 외투를 안 입고 다닌다. 정 비서도 외투를 꼬박꼬박 입기엔 그렇고, 안 입기엔 추워서 외출복이면서 실내복인 빨간 가디건만 입고 다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기대주는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참고 숙이고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보상 받는 건 아니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행사가 끝난 후 도민익은 기대주를 만나 USB 하나를 건넸다. 얘기하던 도중 도민익은 회사 건물 아래에서 빨간 가디건을 입고 지나가는 정갈희를 발견했다. 기대주가 “정규직으로 채용해라”고 하자 도민익은 “나를 제일 잘 알던 비서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지 않냐”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정규직 전환 방법을 찾기 위해 인사팀에 간 정갈희는 도민익의 첫 번째 비서가 3년간 일했단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자신의 정규직 전환 관련 서류가 도민익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정갈희는 도민익이 들고 있는 서류가 자신의 정규직 채용서류인 줄 알고 “주말에 회사에 나와도 좋다”고 했지만 그 서류는 체육대회 개최 안내문이었다.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정갈희가 체육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오해한 도민익은 정갈희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 전 그를 위해 체육대회에 나갔다. 도민익과 정갈희는 체육대회에서 ‘상사와의 어부바’ 게임에 나가 1등을 했다. 게임이 끝난 후 도민익은 “계약할 땐 최고의 연봉을 주고 끝낼 땐 최고의 선물을 준다, 그게 내 방식이다. 수고했다”고 말했다. 정갈희는 “남들이 따까리라고 무시할 때도 본부장님을 챙겼다”며 울먹였다.

다음날 정갈희는 자신의 물건을 챙기기 위해 도민익이 퇴근했을 시간에 사무실에 갔다. 그리고 다른 비서들과 송별회를 하며 술을 마셨다. 정갈희는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쓴 종이가 붙은 벽을 보며 신세를 한탄했다. 정갈희 집의 가훈이기도 했다. 그 때 ‘면’ 자가 적힌 종이가 떨어져 ‘참을 인 자 셋이면 살인도 한다’는 문장이 됐다. 정갈희는 고등학생 때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끝까지 말하지 못했던 유언을 떠올렸다. 엄마가 하려던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됐다.

정갈희는 분해서 도민익을 혼쭐내주겠다고 결심하고 다른 비서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다른 비서들은 춥다며 먼저 돌아갔다. 주변을 맴돌고 있던 정갈희에게 “정 비서, 살려줘”라는 도민익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민익이 괴한에게 칼로 위협을 당하고 있었던 것. 달려간 정갈희는 들고 있던 족발 뼈로 괴한의 머리를 내리쳤다. 괴한은 잠시 기절했지만 금세 깨어나 도민익을 난간 아래로 밀쳤다. 도민익은 다행히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지만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됐다. 도민익이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은 빨간 가디건을 입은 정갈희, 딱 한 사람이었다. 도민익은 정갈희를 끌어안으며 “나 좀 살려달라”고 말했다.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사진=SBS ‘초면에 사랑합니다’ 방송 캡처

‘초면에 사랑합니다’는 안면인식장애, 상사-부하직원의 로맨스라는 설정으로 인해 뻔한 이야기라는 우려를 받았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계약직으로 ‘을’이 당하는 설움을 정갈희를 통해 드러내며 현실감을 높였다. 극 중 다른 비서들과 정갈희가 마땅한 휴게실도 없이 ‘기사대기실’에서 송별회를 하는 장면은 씁쓸함을 자아냈다. 정갈희의 빨간 가디건은 그의 애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도구였다.

도민익과 정갈희의 로맨스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주가 가진 비밀을 무엇일지 호기심도 불러일으켰다. 김영광은 외모에 능력까지 우월한 도민익 캐릭터로 설렘을 자아냈다. 진기주는 당차고 사랑스러운 정갈희로 통통 튀는 매력을 자랑했다. 구자성은 다정함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기대주의 의미심장한 대사와 표정, 행보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도민익에게 어떤 위기로 작용될지 궁금증을 높였다.

이날 1-2회 방송은 시청률 3.2-3.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를 기록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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