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송재림, 김소은 / 사진=SBS ‘우리 갑순이’ 캡처
배우 송재림, 김소은 / 사진=SBS ‘우리 갑순이’ 캡처
송재림과 김소은은 10년차 커플의 현실 그대로였다. 언제나처럼 힘껏 사랑하다가도 조금만 틀어지면 폭발하는 감정과 함께 쉽게 이별을 언급했다. 서로의 무능함을 탓하며 상처 주다가도 어느새 풀어져 애틋함을 드러내며 짠내나는 로맨스를 이어갔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SBS ‘우리 갑순이'(극본 문영남, 연출 부성철)에서는 고시 준비를 접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갑돌(송재림)과 평범한 가정의 막내딸이자 갑돌을 물심양면으로 내조하는 갑순(김소은)의 모습이 그려졌다.

갑돌은 시험 준비를 이유로 갑순에게 경제적으로 완전히 의지하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만 없이 갑돌을 챙기는 갑순과 달리 갑돌은 투정도 많았다. 부잣집 딸이면서 예쁘기까지 한 동창생의 결혼 소식에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은근히 갑순의 부족함을 지적했고 아르바이트 중 다쳤다며 해고 소식을 알린 갑순 앞에서 생활비 걱정을 먼저 해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 갑순은 참다 못해 이별을 통보했다. 그동안 담아둔 분노와 함께 갑돌의 무능함을 언급했다. 갑돌은 느낀 게 많은 듯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고,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다시 재결합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갑돌의 철없는 행동은 계속됐다. 반찬을 챙겨주러 갑돌의 집을 찾아간 갑순에게 다른 여자와 있는 모습을 들켜버린 것.

배우 송재림, 김소은 / 사진=SBS ‘우리 갑순이’ 캡처
배우 송재림, 김소은 / 사진=SBS ‘우리 갑순이’ 캡처
두 사람은 10년차 커플답게 일말의 배려도 없이 서로에게 독설했다. 특히 갑돌은 그동안 가족처럼 가까워져 너무 편해져버린 갑순의 행동을 지적하며 “여자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고, 갑순은 “나도 꾸밀 줄 아는데, 립스틱 하나 사려고 해도 네 먹일 생각에 못 산다”며 서럽게 소리쳤다.

결국 갑돌과 갑순은 각각 공무원 시험과 교사 시험에 붙기 전까지 연락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채 헤어진 두 사람이 심기일전해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안겼다.

앞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달달한 모습만을 보여준 송재림과 김소은이었기에 갑돌·갑순으로 변신한 두 사람의 모습은 파격적이었다. 두 사람은 애틋하지만, 오랜 기간 쌓인 불만으로 인해 언제 이별해도 이상하지 않은 10년차 커플의 분위기를 완벽한 호흡으로 소화해냈다.

소소한 이유로 시작된 두 사람의 갈등은 억지스러움 없이 전개됐고, 충분히 주변에 있을 법한 연인 관계가 그려져 시청자들의 격한 공감을 자아냈다. 갑돌과 갑순은 아름답거나 드라마틱한 설정 없이 조금은 답답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응원하게 만들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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