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나르샤46회
육룡이나르샤46회
SBS ‘육룡이 나르샤’ 46회 2016년 3월 8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조영규(민성욱)의 죽음으로 세자와 정도전(김명민)을 죽일 결심을 한 이방원(유아인)은 영규의 장례식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자신의 계획을 밝힌다. 이성계(천호진)는 주원장이 죽었다는 소식에 대군들과 함께 요동으로 출병하겠다고 선언한다. 방원은 무휼(윤균상)을 시켜 반촌에 있는 무기들을 몰래 빼내는 등 준비를 시작하고, 요동 출병 전날 이숙번(차용학)이 군사와 함께 도성으로 들어오는 차례가 되고 방원 무리는 무장하고 정도전에게로 향한다.

리뷰
금방이라도 정도전을 치러갈 것만 같았던 예고편은 큰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그 장면이 이번 회의 마지막 장면이 될 것이라는 불안한 예측 또한 함께 있었다. 우려는 현실로. 왕자의 난이라는 중대 사건을 쉽게 보여줄 ‘육룡이 나르샤’가 아니었다. 왕자의 난을 준비하는 과정, 요동 출병 날짜 변경으로 가능하게 된 계획, 그 과정에서의 책략과 심리로 한 회를 채웠고 예상대로 본격적인 왕자의 난은 한 주를 기다려야 볼 수 있게 된 것.

기대했던 왕자의 난이 전개되지 않았기에 방원의 결심에서부터 계획, 실행까지의 과정은 흥미가 덜했을지도 모른다. 자칫 지루하게 느꼈을지도. 하지만 태풍의 눈 속이 더 잠잠하다고 했던가. 거사를 앞둔 이번 회는 곧 닥칠 소용돌이를 코앞에 둔 듯 조마조마했고, 본격적인 준비의 중심에 있었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감을 조성했다. 역사를 통해 또 이전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보았다면 대략 예측할 수 있는 결말, 그 알고 있는 결말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긴장되는 것인지를 ‘육룡이 나르샤’는 여실히 보여준다. 오히려 장면 하나하나를 더 주목하게 하고, 가끔은 더 애처롭게 등장인물들을 바라보게끔 했다. 게다가 정도전, 정도광, 정기준으로 이어지는 밀본 본원을 한데 모은 장면은 ‘뿌리 깊은 나무’를 본 시청자라면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

물론 무휼이 반촌에서 무기를 빼내는 과정에서 할머니의 등장, 무휼의 설득, 밖에서 반촌 사람들을 마주치고 의심을 받아 발각될 뻔했던 장면에선 답답함을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그 과정에 집중, 긴장하고 있다는 것의 반증은 아닐까. 그 또한 중요한 전개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역사를 알고 있는데도 보는 내내 계획이 틀어질까 초조하게 하고, 과정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이 드라마의 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고단하구나, 방원아” 한 마디만으로 상황, 감정 모두 표현한 예고편은 또 어떠한가. 마주선 두 사람, 정도전의 표정과 짧은 이 한 마디는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수다포인트
-폼에 죽고 폼에 사는 모피 애호가 방간(강신효) 형님
-이방지(변요한)와 연희(정유미), 방원과 민다경(공승연). 같은 포옹 다른 느낌
-방지 이렇게 오랜만에 웃었는데! 짠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방지 오라비
-척사광(한예리)은 아직 안 죽었겠지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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