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방송 화면
/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방송 화면
방송인 전현무가 27년 전 은사님을 만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 역사 배움 열정을 뿜어냈다.

15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이하 선녀들)'에서는 역사 컬렉터와 함께하는 컬렉터의 보물 상자 특집으로 꾸며졌다. 교과서 속 문장보다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료들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이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전현무는 역사 컬렉터로 출연한 박건호와 남다른 인연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건호가 전현무의 명덕외고 재학 시절 국사 선생님이었던 것. 전현무는 27년 만에 재회한 은사님과 뜨거운 포옹을 하면서 "어떻게 진행해. 나 뒤에 거 다 까먹었어"라면서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박건호는 고등학생 전현무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도 큰 인물이 될 거라 생각했다. 예능감이 폭발했으니까"라면서 "뉴스 보도할 때 보고 웃음이 났다. 현무가 저런 애가 아닌데…예능 쪽으로 가는 걸 보고 제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건호가 직접 찍은 전현무의 유난히 활발했던 명덕외고 반장 시절 사진이 공개됐다. 고등학교 때 이미 완성형 외모를 가진 전현무의 얼굴과 인싸 재질이 웃음을 자아냈다. 전현무는 "박미경 '이브의 경고'로 춤춘 기억이 난다. 끝나고 학생주임 선생님께 불려 갔다"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역사 컬렉터 박건호가 약 30년간 수집한 보물 상자를 오픈하며,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역사 여행이 시작됐다. 일제강점기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 크리스마스 씰'에 얽힌 이야기가 감동을 안겼다. 조선 여성들을 진심으로 돌봤던 푸른 눈의 여의사 로제타 홀과 조선의 보건을 위해 힘쓴 그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아들 셔우드 홀은 결핵 치료 자금을 모으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했는데, 일제강점기에 거북선 도안을 시도해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조선에서 강제 추방을 당할 때 태극기를 들고 만세 퍼포먼스를 벌인 셔우드 홀의 이야기도 소개됐다. 대를 이어 조선을 위해 희생한 그들의 이야기에, 전현무는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다. 이런 가족을 왜 안 배운 거야? 선생님도 안 가르쳐주셨잖아요"라고 말하며, 역사 보충 수업을 듣듯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역사 컬렉션과 함께 들으니 역사 이야기도 더 깊이 있게 와닿았다. 기미독립선언서를 입수하게 된 엘버트 테일러의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멤버들의 관심을 모았다. 3.1운동과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린 푸른 눈의 통신원 엘버트 테일러의 노력이 감동을 자아냈다. 경술국치 당시 순종의 칙유 문서를 살피며, 그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전현무는 "이걸 본 백성들은 굉장히 허탈했을 것 같다"라면서 안타까워했다. 1945년 광복을 맞고 조선에서 휘날렸던 태극기 실물도 영접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태극기를 소장할 수 없어, 일장기를 재활용한 태극기가 광복 직후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광복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에, 전현무는 "광복이 됐는데 좋은지도 모른다는 게 더 슬픈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히든 컬렉션은 김구의 친필 붓글씨였다. 밀정이 쏜 총에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긴 김구가 떨리는 손으로 진심을 눌러 담아 쓴 시위인술이라는 글씨였다. 죽어가는 생명을 측은하게 여겨 어떻게든 살리려는 마음씨라는 의미로, 김구의 진심이 전해져 진한 울림을 남겼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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