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루이비통·구찌·디올 등, 앰버서더로 10대 K팝스타 발탁
미래 고객 확보 위한 움직임
부모들 "과거 '등골브레이커' 패딩, 오히려 효자효녀템" 하소연
우상·또래 따라하는 10대들, 과도한 소비 우려
장원영(왼쪽), 뉴진스 혜인 / 사진=장원영, 뉴진스 온라인 계정
장원영(왼쪽), 뉴진스 혜인 / 사진=장원영, 뉴진스 온라인 계정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15살인데 루이비통 앰버서더라니…. 좋아하는 아이돌들이 명품 하고 다니면 자기도 얼마나 갖고 싶겠어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최근 이같은 하소연이 터져나온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10대 아이돌들을 '앰버서더'로 내세우면서부터다. '등골브레이커'로 불렸던 수십만원대짜리 패딩은 오히려 '효자효녀템'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명품 제품들이 새로운 등골브레이커가 된 셈이다.

10대 K팝 스타들이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가 된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9살인 아이브 장원영은 미우미우의 글로벌 엠버서더로 파리 패션위크에 참석했고,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의 국내 앰버서더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메종 전시회, 갈라 디너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멤버 모두가 10대인 뉴진스도 각각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를 하고 있다. 하니는 구찌, 다니엘은 버버리, 해린은 디올 주얼리, 패션, 뷰티 부문, 민지는 샤넬 뷰티, 패션, 시계 주얼리 부문, 막내 혜인은 루이비통의 앰버서더다. 6명의 멤버 가운데 4명이 10대인 엔믹스도 로에베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한다.
그룹 엔믹스 / 사진제공=로에베코리아
그룹 엔믹스 / 사진제공=로에베코리아
이처럼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10대 K팝 스타들을 모셔가는 건 이들의 열렬한 지지층인 MZ세대가 향후 명품 시장 매출에 더 높은 기여를 할 것이라 예측되면서다. 이들이 일찍부터 고객 확보에 나선 것.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고급 패션브랜드 시장 성장세는 MZ세대 덕분이며, Z세대의 첫 구매 연령은 15세 정도로 밀레니얼(M)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자)보다 3~5년 빠르다. 또한 2030년까지 MZ세대와 그 이하의 젊은 세대가 전 세계 고급 패션브랜드 매출의 8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제품은 디올, 셀린느, 구찌 등 K팝 스타들이 앰버서더를 맡고 있는 브랜드들의 것.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도 이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 명품지갑은 기본이더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몇십만원짜리 지갑에는 오히려 "몇십만원밖에 안 한다"며 부모에게 사달라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과거에는 '노스페이스' 패딩이 '등골브레이커'였다면, 이제는 그보다 훨씬 비싼 글로벌 명품이 등골브레이커로 나타난 셈이다.

K팝 스타들을 기용해 자신들의 브랜드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접근 허들을 낮추는 명품 브랜드들. 우상인 K팝 스타들, 특히 또래인 10대 스타가 걸친 의상과 액세서리, 가방이라면 10대들은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명품에 관심이 없더라도 주변 친구들이 사는 분위기 속에서는 또래에게 소외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명품을 사게 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를 맡는다는 자체가 스타로서 가치를 드높일 수 있기에 연예인들도 선호한다"면서도 "아직 미성년자인 또래 스타들이 명품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모습은 어린 팬들의 과도한 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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