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빚쟁이 콘셉트, 이번엔 샘해밍턴?…재산 자랑+빚 걱정 '현실과 작위 사이'[TEN이슈]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으리으리한 집에 살면서 재정 상태를 걱정하는 모습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부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윤택'하게 살면서도 방송에서는 '어렵다'고 투덜대는 연예인의 모습에는 진정성이 반감된다.

최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썸'에는 'EP.25 부부의 위험한 취중 토크 #대실하샘'이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샘 해밍턴, 정유미 부부는 아이들을 재우고 막걸리를 마시며 질의응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현재 해밍턴가의 재정 상태.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정유미는 "안 괜찮다"고 답했다. 샘 해밍턴은 "나한테 압박 안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정유미는 "무슨 압박? 웃기네. 내가 언제? 돈 압박을 준다고?"라며 "내가 재정 관리를 하니까 돈이 모자랄 때는 아껴써야 된다고 하고 있을 땐 아무 말도 안 한다. 일일이 적어서 눈앞에 보여줘야 하냐"라고 투덜댔다. 샘 해밍턴은 "이대로 괜찮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넓은 집에서 살다가 좁은 집으로 가기엔 현실적으로 마음이 불편하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부부는 '더 벌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샘해밍턴 가족은 최근 연희동 주택으로 이사했다. 20년 만에 '내 집 마련'을 했다는 샘해밍턴. 해당 주택은 3층짜리로, 방만 6개에 마당도 딸려있다. 집 발코니에서는 연희동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샘해밍턴은 "앞에 사장님이 얘기하더라. 연희동이 당시 강남이나 다른 동네보다 훨씬 가격이 낮고 지하철도 들어온다고 얘기했다. 그 사이에 평당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 부부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랜선 집들이'를 하며 집을 자랑하기도 했다.

어렵게 '내 집 마련'을 한 부부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기뻐했다. 드넓은 저택 자랑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아 '돈 걱정'을 하는 모습은 현실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사진=MBC 방송 캡처
사진=MBC 방송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개그우먼 정주리는 다자녀 청약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1살 연하의 비연예인과 2015년 결혼한 정주리는 네 아들을 낳았다. 그는 다자녀 청약 담청으로 한강뷰 43평 아파트로 이사해 화제를 모았다. 정주리는 매거진을 통해 자신의 집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델하우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깔끔한 분위기에 화사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정주리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은행 대출 이자금을 걱정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정주리는 "빚 진짜 많다"며 "은행 대출을 받았는데 이자가 그렇게 나오나.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안 빠지니까, 보증금을 못 내니까 다 대출을 받았는데 이자가"라고 하소연했다.
방송인  이상민./사진=텐아시아DB
방송인 이상민./사진=텐아시아DB
'빚쟁이 콘셉트'의 원조격은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과거 사업 실패로 69억 원의 부채를 떠안게 됐고, 방송에서 처음에는 성실하게 빚을 갚아가는 일상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었다. 그러던 중 남은 빚이 9억에서 16억으로 늘었다고 하면서도, 200만 원이 넘는 월세집에 살고 수백 켤레의 명품 신발을 소장했다. 이상민이 '빚쟁이 콘셉트'라는 비판을 받게 된 이유다.

방송의 리얼리티와 재미를 위해 특정 대화와 상황을 부각할 순 있다. 내 집 마련, 빚 걱정 모두 현실적인 주제라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쉽다. 하지만 방송 욕심을 부리다 보면 재력 자랑과 빚쟁이 콘셉트를 모두 가져가게 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지겨운 빚쟁이 콘셉트는 이상민으로 충분하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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