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없는 언니들' 인기몰이
시청자들 과식좌에서 '소식좌'로 관심 이동

자극적인 식습관에 의존한 예능 콘셉트
균형 필요하단 목소리도
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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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 먹방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이 '소식좌'들에게 주목하고 있다. 방송인 박소현과 가수 산다라박이 출연하는 웹 예능 '밥맛 없는 언니들이' 대표적. 소식하는 두 연예인의 일상을 그린 이 프로그램은 매회 100만 회 조회수를 돌파하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한 때 '먹방'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필수 콘셉트로 인식된다. 한눈에 보기에도 많은 양의 음식을 한입에 넣거나 빨리 먹는 등의 자극적인 식습관이 눈길을 끌기 때문.

대식좌 먹방은 '저게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 만큼 폭식 위주의 식습관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하지만, 소식좌 먹방은 다르다. 식사량에 대한 편견을 깬다. 박소현은 우유가 들어간 아이스 바닐라 라테 한 잔으로 하루를 거뜬히 지낼 수 있다고 한다. 산다라박은 김밥 4줄이 아닌 4알이 폭식 수준이라고.
사진=tvN '줄 서는 식당' 방송 화면
사진=tvN '줄 서는 식당' 방송 화면
지난 3일 방송된 tvN 예능 '줄 서는 식당'에서는 연예계 대표 소식좌로 박소현이 출연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박소현은 삼겹살 반 인분인 60g만 먹는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맛있는 거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양을 많이 못 먹는 거다. 하나에 꽂히면 6년 내내 그것만 먹는다. 쌀밥은 당이 떨어지거나 힘들 때 보양식 개념으로 먹는다"고 전해 소식좌임을 다시 한번 인증했다.

이어 박나래는 "박소현이 생각하는 더한 소식좌 연예인이 있느냐"고 물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소현은 "많이 있다. 소녀시대 태연도 많이 못 먹고, 인피니트 성종, (여자)아이들 소연, 던도 그렇다. 던은 내가 이길 수 있다. 그분은 식탐이 없는 분이고 나는 식탐이 많아서 결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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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라박도 소식좌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달 14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평소 어느 정도 먹냐는 MC 질문에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안 먹는다. 바나나 하나로 나눠서 먹기도 한다"고 답변했다.

산다라박은 인생 최대의 폭식이 뭐였냐고 묻자 "독립하고 기분이 너무 좋아 라면 한 그릇을 다 먹었다. 하나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는 라면 한 봉지를 일주일 동안 조금씩 잘라서 끓여먹었다. 초등학생 때"라고 덧붙여 소식좌 외길 인생을 보여줬다.

박소현과 산다라박은 각자 예능에서 이미 소식하기로 유명했다. 소식좌가 주목받게 된 신호탄이 된 것은 개그우먼 김숙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들의 '먹방'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0월 종영된 MBC 에브리원 예능 '비디오스타' 에 출연한 세 사람은 상반된 식습관으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숙이 공개한 영상은 '비디오스타' 종영 기념으로 동료들의 대기실 영상을 붙인 콘텐츠였다. '최강 소식좌 박소현 & 산다라박과 함께한 비디오스타 먹방 모음(4년 치) 대공개'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영상은 현재 4일 기준으로 415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들의 영상은 다소 '어이없는' 웃음이 인기 포인트다. 김숙이 박소현과 산다라박에게 "다 먹었어?"라고 물은 후 두 사람 앞에 남은 음식을 보여주는 장면이 반복된다. 배부르다고 손사래 치는 이들 앞에 남은 것은 딱 한두 입 베어 문 음식. 가운데 있는 잼 부분까지 가지도 못한 채 모서리 부분만 살짝 베어 먹은 과자나 이제 막 포장을 뜯은 듯한 떡볶이를 보면 '이게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생각했던 1인분의 양, 한 끼 식사 적정량 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한다. 그러나 소식좌의 먹방은 식습관이 일정하지 않고 너무 한쪽으로 쏠려있는 것이 문제다. 연예인처럼 마른 몸을 유지하려면 아주 적은 양을 먹어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몇 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걸그룹 식단이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소식좌의 식사처럼 한눈에 봐도 아주 적은 양의 음식이 한 그릇에 담겼다. 이를 접한 한 걸그룹 멤버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컴백이나 무대 일정이 있는 며칠 전에만 잠깐 하는 것이라며 매일 이렇게 먹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이들의 식단을 따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입이 벌어질 만큼 대식가 면모를 뽐내다가 개미보다도 적게 먹을 것같은 소식가 면모가 주목을 받는 상황. 양극단으로만 뛰노는 예능 콘셉트에 균형이 대두되는 이유다. 사회 이슈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 콘셉트의 경우 좀 더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다.

권성미 텐아시아 기자 smkw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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