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디,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위해 1억 원 기부
오왼 "동생들이나 도와라…아무도 래퍼라 보지 않아"
'마약 구설' 오왼…자아성찰 필요한 시기
쌈디 / 사진=텐아시아DB
쌈디 / 사진=텐아시아DB
래퍼 쌈디가 후배 래퍼 오왼에게 저격을 당했다. 최근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1억을 기부한 쌈디. 오왼의 비판은 시기와 질투를 참지 못해 터져나온 비아냥에 불과했다.

오왼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수해 이웃만 돕지 말고 힙합 신에 있는 동생들이나 도우라"며 "세금 덜 내려고 겸사겸사 기부하는 거면서 왜 연예인 이미지만 가져가는 것이냐"라고 글을 적었다.

또한 "지금의 본인을 만들어준 둥지와 새싹들에 어쩜 이리 관심이 없느냐"며 "당신들은 어떻게 된 게 딱 보이는 이미지만 챙기냐"고 밝혔다. 이어 "동생들이 치고 올라올 것이 무서운 것이냐"며 "연예인 이미지를 굳히고 있는 댁들은 아무도 래퍼로 보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저격 대상의 정체는 자연스럽게 쌈디로 향했다. 쌈디가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해 1억 원을 기부했기 때문이다. 세금을 덜어내기 위함이라는 명분. 글을 쓴 심정은 이해되나,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왼의 저격이 기부라는 의미를 퇴색시켰다. 타인을 위해 1억 원을 내놓는 이들은 극히 소수일 것. 남을 돕고자 했던 순수한 마음이 뜻하지 않게 더럽혀졌다. 이후 다른 래퍼들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고 마지막에는 쌈디를 아무도 래퍼로 보지 않는다는 비아냥.
오왼 / 사진=매켓레인
오왼 / 사진=매켓레인
쌈디는 명실상부 국내 대표 랩스타다. 10여 년간 이어졌던 그의 연예 활동. 랩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물론, 그의 앨범들 역시 국내 힙합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래퍼 문화를 대중적으로 바꾼 요소 가운데 쌈디의 스타성도 빼놓을 수 없다.

오왼의 시기는 동경에서 나왔을 것. 업계 내 쌈디만큼 이름을 알린 래퍼는 극소수다. 단순 래퍼가 아닌 스타에게 느꼈을 좁힐 수 없는 거리감. 스스로를 향한 자괴감이 질투 어린 목소리로 터져나왔다.

빛을 보지 못한 이들은 빛나는 이들을 비난한다. 이유는 있겠지만, 명분은 떨어진다. 결국 1등의 자리에 올라가지 못한 사람들의 '샘'일 뿐. 특히, 기부를 이유로 든 비판은 더욱 그렇다.

사람에게는 지나온 서사가 중요하다. 그 사람의 생각과 신념, 가치관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정보이기 때문. 오왼은 마약으로 구설에 올랐던 인물. 2020년 대마초 흡연 혐의가 적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당시 오왼은 힙합 경연 프로그램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9'에 출연 중이었다. 그의 마약 혐의 가 드러나자 본 공연에 오르지도 못하고 중도하차 했다.

오왼이 뿌려놓은 짐은 함께 팀을 꾸렸던 동료들이 짊어야 했다. 오왼의 범죄로 국내 힙합씬은 부정적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 마약 범죄로 더러워진 국내 래퍼 문화계. 쌈디를 지적하기전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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